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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바이오'를 둔 전남과 대전의 신경전, 그 내막은?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바이오의 최종 행선지는 전남일까, 대전일까.

마무리 단계로 접어든 K리그의 겨울이적시장이 이 선수 때문에 시끌시끌하다. 지난 시즌 전남에서 뛰었던 바이오가 주인공이다. 지난 여름 전남 유니폼을 입었던 바이오는 16경기에서 10골을 넣었다. 1m97-103㎏의 압도적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한 바이오의 공격력은 K리그 관계자들의 눈을 사로 잡았다. 당초 전남 재계약이 유력했던 바이오는 최근 대전 이적으로 방향을 트는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전남과 대전이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과연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일단 전남은 일찌감치 바이오의 재계약을 시도했다. 전남은 바이오 임대 당시 우선 협상권을 계약에 포함시켰다. 이를 바탕으로 협상을 진행했고, 바이오의 원소속팀인 보투포랑겐지 역시 동의했다. 원소속팀은 '40만불에 바이오를 이적시키겠다'는 내용의 레터를 전남에 보냈다. 이 레터가 전남 구단에 도착한 시점이 11월27일이다. 전남이 바이오 영입을 확신했다. 조청명 대표이사가 여러차례 공식석상에서 "바이오 완전이적에 성공했다"고 밝힌 이유기도 하다. 사실 대전 역시 일찌감치 바이오를 영입대상으로 점찍고, 대리인까지 만났지만 이같은 상황을 확인한 후 다른 선수들로 타깃을 바꿨다.

하지만 바이오 계약의 최종 마무리는 계속해서 미뤄졌다. 원 소속구단, 브라질 현지 에이전트, 한국 에이전트 사이의 지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연히 바이오와의 개인 협상도 진행되지 않았다. 확인 결과, 바이오는 전남과 보투포랑겐지 사이의 레터에 이적 동의 사인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사이 바이오가 마음을 바꿨다. 당초 "전남에 돌아오겠다"며 일부 짐까지 두고 간 바이오는 전남행을 거부했다.

코린치안스 소속의 다재다능한 공격수 안드레 루이스를 영입한 대전은 계속해서 그와 짝을 이룰 장신 스트라이커를 물색했다. 브라질 쪽에 계속해서 연락을 취하던 중, 바이오의 현지 에이전트가 대전에 접근했다. 이 에이전트는 "바이오는 전남과 어떤 협상도 하지 않았다. 선수도 전남행을 원치 않는다"고 했다. 이어 "바이오는 안드레 루이스 같은 큰 선수가 갈 정도의 구단이라면 가고 싶다는 의중을 비쳤다"며 대전행을 원한다고 했다. 이후 대전과 바이오 사이의 협상은 급진전 됐다. 이때가 1월 4일 창단식 직후부터 이루어진 일이었다.

일단 바이오는 공식적으로 자신의 SNS를 통해 전남에 가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승격을 위한 핵심 자원으로 여겼던 바이오가 대전으로 이적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전남은 대전 측에 불쾌한 심기를 드러냈다. 우선 협상권까지 갖고 있는 상황에서, 대전이 뛰어들며 판을 흔들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전은 전남과 바이오 원소속구단 간의 우선 협상 당시 한발 물러섰고, 이후 선수 측에서 먼저 대전행을 원한다고 다가온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전 관계자는 "전남과 바이오 사이에 협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뛰어들었다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선수 측에서 '전남에 가지 않는다, 이미 판이 정리됐다'며 접근해 왔고 이후 협상이 시작됐다. 전남의 입장을 감안, 아직 바이오의 원소속팀과 협상 테이블 조차 꾸리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같은 사례는 K리그 역사에 적지 않게 있었다. 지난 2015년 로페즈의 전북행이 대표적이다. 당시 전북은 제주로 임대된 로페즈를 영입했는데, 우선 협상권을 갖고 있던 제주 측에서 반발하며 문제가 됐다. 하지만 전북은 이미 선수간은 물론, 원 소속팀과 협상까지 완료하며, 로페즈의 영입을 완료했다. 우선 협상권은 말그대로 우선적으로 협상을 할 수 있다는 권리이지, 이후 계약까지 가지 못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인'이다.

축구계는 '바이오가 결국 대전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역시 선수의 의중을 중시한다. 하지만 로페즈 건과 달리 이번 바이오 케이스는 전남과 원소속팀 간 합의가 있었다는 점에서 다소 변수가 있다. 바이오가 대전행에 동의를 했더라도, 원소속팀이 대전과 합의를 하지 못할 경우, 최악의 경우 바이오는 어느 팀에서도 뛸 수 없게 된다. 전남 쪽에서는 일단 원소속팀의 최종 입장을 확인한 후 향후 상황을 도모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전 역시 전남 쪽의 입장 정리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