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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10㎏ 찐 배영수 코치 '(박)용택이 형, 우승은 양보 못해요'

[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같은 유니폼 다른 기분. 코치가 된 배영수가 첫 인사를 건넸다.

두산 베어스는 15일 잠실구장에서 창단 38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김태형 감독과 코칭스태프, 선수단, 프런트 모두가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3명의 신입(?) 코치가 있었다. 두산으로 복귀한 공필성 코치와 친정팀에 돌아온 김상진 코치 그리고 '새내기 코치' 배영수였다.

두산과 그의 인연은 역사가 길지 않아도 강렬했다. 2019시즌을 앞두고 새 팀을 찾던 배영수에게 두산이 손을 내밀었다. 그는 1년동안 두산에서 뛰면서 베테랑 선수로 의미있는 시즌을 보냈다. 그러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김태형 코치에게 "은퇴하고 코치를 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고, 고민 끝에 수락했다. 이날 창단 기념식이 '코치 배영수'가 첫 선을 보이는 자리였다.

"다른 것은 다르지 않은데 라커룸이 선수때 쓰던 곳과 반대쪽에 있으니 기분이 이상하다"는 배영수 코치는 "쉬는 기간에 체중이 10㎏ 늘어났다. 한번 어디까지 찌나 보나 하고 찌웠더니 이렇게 됐다. 배가 엄청 나왔다"며 배를 문지르며 호탕하게 웃었다.

20년동안 프로야구 선수로 뛰면서 늘 본인에게 가혹할 수밖에 없었다. 체중 조절은 물론이고 매 겨울이면 개인 훈련을 하느라 정신 없었다. 20년만에 처음으로 마음껏 먹고, 운동도 안하고, 가족들과 시간도 보냈다. 배영수 코치는 "항상 살이 찌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고, 몸 관리 하는 스트레스가 심했다. 이제는 그런 스트레스가 없다. 한달 반동안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내가 몰랐던 아이들의 모습도 보고 느낀 점이 많다.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이제 시작. 아직 코치로서 어떤 것을 해야하고, 어떤 것을 마주하게 될지 호기심이 생기는 시기다. 배영수 코치는 올 시즌 2군에서 권명철 퓨처스 투수 총괄을 서브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아직 아무것도 한 게 없어서 어떤 것을 하게 될지 모르겠다"는 그는 "나는 선수들을 '가르친다'는 표현을 좋아하지 않는다. 항상 옆에서 지켜보고, 잘한다고 해주고, 용기를 북돋아주는 역할을 하고싶다. 선수를 믿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올 시즌 후 현역 은퇴를 앞둔 LG 트윈스 박용택은 "배영수가 부럽다"고 말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결정짓는 순간에 마운드 위에 있었던, 누구나 쉽게 할 수 없는 피날레를 배영수가 했기 때문이다. 박용택 이야기를 들은 배영수 코치는 슬쩍 웃으며 "용택이형이 부러워해야 한다"고 농담을 던졌다. 그러면서 "나는 우승복이 참 많았던 사람인데, 용택이형은 우승 기회가 몇번 있었는데도 아직 못한 것 같다. 개인 기록은 최고인 선수인만큼 올 시즌을 잘 마무리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하지만 우승은 우리팀(두산)이 해야한다"이라면서 껄껄 웃었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