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모든 것을 걸었다'…김연경, 마지막 올림픽 앞둔 '캡틴'의 책임감

[인천공항=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도쿄올림픽 진출에 내 모든 것을 걸었다. 생애 마지막 도전을 할 기회가 마련되서 기쁘다. 예감이 좋다. 메달 욕심이 난다."

'캡틴' 김연경(32)의 목소리에는 뭉클한 울림이 가득했다. 한국 여자 배구 에이스로 활약한지 어느덧 15년, 3번째 올림픽에 도전하는 그가 짊어진 묵직한 책임감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김연경은 2005년 프로 데뷔와 동시에 여자 배구 역대 최고의 선수라는 찬사를 받았다. 첫 4시즌 동안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우승 3회, 2년 연속 통합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이후 일본과 터키에서 활약했고, 유럽 챔피언스리그마저 정복했다. '여자 배구의 리오넬 메시'로 불릴 만큼 공수에서 약점이 없는 완전체 선수다. 김연경에게 마지막 소망이 있다면, 지난 1976 몬트리올올림픽 동메달 이후 44년간 맥이 끊겼던 배구계의 올림픽 메달이다.

13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김연경은 "나이가 있으니까, (도쿄올림픽이)적어도 올림픽 무대로는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연경은 이번 올림픽 예선 도중 복근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결승전을 앞두고 김연경의 컨디션은 코칭스태프가 출전을 권하지 못할 정도로 좋지 않았다. 김연경은 "지금도 좋지 않다. 바로 시합을 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한 달 이상 쉬어야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간절했던 도전이었다. 김연경은 "이 경기 하나에 모든 것을 걸겠다고 생각했다. (부상 때문에)팀이 나를 필요로 할 때 보탬이 되지 못해 그간 많이 힘들었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결국 김연경은 진통제 주사를 맞고 결승전에 출전, 22점을 올리며 대표팀을 도쿄올림픽으로 이끌었다. 라바리니 감독은 "김연경은 카리스마와 실력으로 팀을 하나로 똘똘 뭉치게 하는 능력이 있다. 배구 외적으로도 훌륭한 리더"라고 찬사를 보냈다.

김연경은 "이번 대회 MVP를 굳이 꼽자면 이재영이다. 저 대신 들어간 강소휘, 나이가 많은 데도 버텨준 김해란 선수도 고맙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모두가 자신의 자리에서 열심히 해준 결과"라며 모두에게 영광을 돌렸다.

주전 세터 이다영은 태국전 마지막 토스를 김연경에게 올리며 예우를 다했다. 이다영은 이에 대해 "당연히 (김)연경 언니에게 줘야한다고 생각했다"며 미소지었다. 김연경과 더불어 대표팀의 주포로 활약한 이재영은 "(김)연경 언니와 함께 올림픽을 뛰게 돼 기쁘다. 언니한테 더 인정받도록 열심히 하겠다. 언니가 있을 때 올림픽 메달을 따고 싶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김연경은 '도쿄올림픽 후 국가대표 은퇴'에 대해서는 "아직 확답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지만, "올림픽은 마지막이 될 것 같다"며 각오를 새롭게 했다. 올림픽 메달 가능성에 대해서는 "쉽지 않기 때문에 재미있는 도전"이라며 "2020년을 한국 여자배구의 해로 만들자"며 의지를 불태웠다.

여자 배구 대표팀은 김연경이 전성기를 맞이한 2012 런던올림픽 이후 3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