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할머니가 자식에게 받은 용돈과 생활비를 아껴 모은 800만원을 대학에 기부했다.
14일 부경대학교에 따르면 이날 오전 허정순(74) 씨가 대학을 방문해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800만원을 내놨다.
허 씨가 기부한 800만원은 3년 전부터 명절이나 생일 때 1남 2녀 자식들이 주는 용돈과 매달 생활비를 아껴 모은 것이었다.
허 씨는 피 같은 돈을 기부한 이유에 대해 "언젠가 70대 경비원이 월급을 모아 기부했다는 뉴스를 본 뒤 나도 기부를 결심하고 돈을 모았다"고 말했다.
7남매 집안의 맏며느리로 살아온 허 씨는 "환경미화원, 파출부, 건설 현장 노동일까지 안 해본 일이 없다"며 "자식들이 나처럼 힘들게 살면 안 된다고 다짐하며 고생을 견뎠다"고 그간의 삶을 돌아봤다.
허 씨는 힘든 삶 속에서 몸에 밴 절약 습관으로 정말 필요한 것이 아니면 물건을 사지 않으며 돈을 모았다고 말했다.
허 씨는 "모은 돈을 어디에 기부할까 고민하다가 이왕이면 아들이 졸업한 부경대에 기부하기로 마음먹었다"며 "아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도 다니게 해줘 고맙다"고 말했다.
부경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한 허 씨 아들(45)은 현재 전문건설회사에 재직 중이다.
평생 노동일을 하며 자식 뒷바라지를 하다 보니 무릎, 어깨 등 몸이 성한 곳이 없다는 허 씨는 "기부를 하기로 결심한 이후부터 기분이 좋았고 가치 있는 삶을 산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앞으로도 열심히 저축해서 기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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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