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SC초점] '하자있는 인간들', 연기력에 '하자있는' 안재현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하자있는 인간들'이 끝모를 수렁에 빠지고 있다. 만화를 보는 것 같은 신선한 스토리로 한 차례 주목을 받았고, 사생활로 인해 대중들의 도마에 올랐던 안재현이 주인공을 맡으며 한 번 더 시선을 받았다. 그러나 방송 3주차를 맞이한 '하자있는 인간들'은 시청률이 1.9%(닐슨코리아, 전국기준, 1부)까지 떨어지며 빠져나올 수 없는 늪에 빠져버린 모양새다.

MBC '하자있는 인간들'(안신유 극본, 오진석 연출)은 지난달 27일 첫 방송된 이후 시청률 하락세를 면치 못하며 1.9% 시청률을 기록하게 됐다. 드라마를 지탱하고 있는 기본 스토리는 탄탄하다. 꽃미남 혐오증이 있는 여자와 외모집착증이 있는 남자, 하자가 있는 그들이 편견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담은 코믹 로맨스 드라마다. 다소 만화 같은 설정이 들어가기는 했지만, 밝은 색감과 연출 등으로 인해 비현실적이라는 한계는 어느 정도 극복했다.

시청자들의 평도 나쁘지 않았다. 지난 방송들을 통해 주인공인 이강우(안재현)가 동성애자라고 오해하게 된 그의 첫사랑 주서연(오연서)이 이강우의 고백에 '가짜 연애'를 선택해주는 설정 등도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과하게 쾌활한 주인공 주서연과 그의 친구인 김미경의 호흡도 볼 만 했다. 두 배우의 워맨스도 '하자있는 인간들'을 볼 하나의 이유가 됐다. 여기에 이강우와 주서연의 알 수 없는 로맨스도 웃음을 더하기는 했다. 오해 속에 시작한 관계가 진짜로 변해가는 모습들이 흥미를 끌었다.

여기에 작품의 포스터가 하자가 되기도 했다. 최근 '하자있는 인간들'의 포스터가 두아 리파의 히트곡 '뉴 룰즈' 뮤직비디오 장면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에 대해 '하자있는 인간들' 측은 '역발상 패러디'라며 "드라마 메시지를 잘 살릴 수 있도록 패러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허락받지 않은 패러디와 오마주는 표절이라는 오명을 쓸 수밖에 없는 점. 시청자들의 지적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하자는 이쯤에서 멈추지 않았다. 이미 잊혀져버린 주인공의 사생활을 제외하더라도 지적할 지점이 너무 많았던 것이 이 드라마의 '하자'다. 주인공인 안재현은 드라마 촬영 시기 이혼과 관련한 이슈로 한 차례 화제가 됐던 바 있다. 구혜선과의 사생활 폭로가 이어졌고, 이 과정이 대중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며 피로감을 쌓았다. 그 뒤 안재현은 제작발표회에 당당히 참석했고, 비록 비오듯 땀을 흘리면서도 자신의 의견을 당당히 밝혀 시청자들에게 그간의 의혹을 떨치려 노력했다.;

그러나, 이미 관심도가 떨어진 그의 사생활을 제쳐두고 보더라도 '하자있는 인간들' 속 안재현의 연기는 드라마를 시청하는 시청자들을 괴롭게 만들고 있다. 입꼬리를 살짝 올리는 표정 외에는 새로울 것 없는 연기와, 잘생김을 연기하려 노력하는 그의 로봇 같은 움직임이 어쩔 수 없이 시선을 끌었다. 여기에 답답한 발성도 한몫을 했다. 어색한 표정과 움직임을 보지 않고 소리만 들어도 느껴지는 것이 그의 연기 '하자'였다.

안재현은 과거 구혜선과 함께 출연했던 KBS2 '블러드'에서 갑작스럽게 주인공을 맡으며 조롱거리가 됐던 바 있다. 당시 총을 맞는 장면에서 '털기춤'이라는 신종 수식어까지 탄생시킨 아픔도 있다. 그런 그가 절치부심해 오피스텔까지 따로 빌려 연기연습을 했다고 하여 더 기대가 모아졌지만, 결과는 실망뿐이었다. 시청자들은 그의 연기 '성장사'를 보기 위해 방송을 시청하는 것이 아니니 더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상대의 연기가 모자르니 정상적으로 자신의 기량을 펼치고 있는 다른 배우들의 연기가 부자연스러워 보일 수밖에 없다. 감초연기 분야에서 '잘 한다' 소문이 났던 허정민도, 로코의 여신이라 불리는 오연서도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하자있는 인간들'은 시청자들에게도 '아까운 드라마'로 불리고 있다. 신선한 이야기 덕분에 기대가 쏠렸지만, 시청을 포기하겠다는 이들도 속속 등장하는 중이다. 1.9%, 위기를 맞이한 '하자있는 인간들'이 '하자'를 털어버릴 수 있을까.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