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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포 보강 필요?' 두산, 페르난데스 재계약 늦어지는 이유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재계약 방침을 세웠지만, 예상보다 시간이 걸린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와 두산 베어스는 어떻게 될까.

두산은 페르난데스와 조쉬 린드블럼을 보류 선수 명단에 포함했다. 세스 후랭코프와 가장 먼저 결별이 결정됐고, 린드블럼은 메이저리그 재도전을 이유로 최근 두산이 보류권을 포기하면서 현재 시점에서 재계약이 유력한 선수는 페르난데스 한명 뿐이다.

올해 성적을 놓고 봤을때 재계약을 하지 않을 이유가 딱히 없다. 페르난데스는 두산이 실패를 거듭했던 외국인 타자 계약에 있어 내세울만한 성공 사례다. 특히 지난해 1년 내내 외국인 타자가 사실상 없는 셈이나 마찬가지였던 두산은 올해 페르난데스가 처음 합류했을때까지만 해도 반신반의였다. 하지만 시즌 초반부터 빠르게 리그 적응을 마친 페르난데스는 올해 144경기를 모두 뛰면서 197안타 타율 3할4푼4리로 최다안타 1위 타이틀까지 차지했다. 한국 생활도 잘 적응했고 동료들과도 잘 지냈다.

두산은 페르난데스와의 재계약을 위해 메디컬 테스트를 제안했다. 외국인 선수와 재계약을 할 때도 꼭 메디컬 테스트를 요구한다. 정확한 몸 상태를 파악한 후 대비하기 위해서다. 후랭코프의 경우, 메디컬 테스트를 거부하는 것이 재계약 불발의 가장 큰 이유였다. 페르난데스도 최근 메디컬 테스트를 받았다. 몸 상태에는 이상이 없었다. 지난해 검사에서 조금 안좋았던 부분도 올해는 괜찮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제 사인 시기를 조율해야 하지만, 생각지 못한 변수가 생겼다. 김재환의 메이저리그 도전 선언이다. 김재환이 포스팅을 신청하면서, 두산은 외국인 타자에 대한 새로운 고민을 떠안게 됐다.

바로 거포의 부재다. 현재 두산 타선에서 홈런을 꾸준히 생산할 수 있는 거포형 타자는 김재환과 오재일 정도다. 홈런 타자가 많지 않다. 여기에 페르난데스도 장타가 많은 유형의 타자가 아니다. 김태형 감독은 페르난데스를 2번 혹은 3번으로 주로 기용했다. 테이블세터에 적합한 유형이다. 그런데 만약 김재환까지 떠난다면, 가뜩이나 투수친화형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두산 입장에서는 장타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외국인 거포를 찾아야 하는 이유다.

이런 이유로 페르난데스의 재계약 확정이 미뤄지고 있다. 물론 KBO리그에서의 검증이 끝난 페르난데스는 여전히 계약 1순위 순번이다. 그러나 김재환의 거취가 결정될 때까지 기다린다면 또 어떤 변화가 생길지 모른다. 선명한듯 보였던 외국인 타자 계약이 흐릿해졌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