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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재편 앞둔 롯데 필승조, 무한경쟁 승자는?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허문회 감독 체제로 재편된 롯데 자이언츠, 손댈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롯데'라는 이름만 빼고 다 바꿔야 할 판이다. 무너진 선발 로테이션과 불펜, 바닥을 친 타선까지 스프링캠프 전까지 맞춰야 할 조각은 산재해 있다. 포수 지성준 영입<스포츠조선 11월 21일 단독 보도>에 이어 새 외국인 선수 계약까지 이어지면서 윤곽이 잡혀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불펜, 특히 팀 승리의 발판이 될 필승조 자리에 누가 설 지는 쉽게 가늠하기 어렵다.

올 시즌 롯데는 블론세이브(BS) 부문에서 NC 다이노스, 한화 이글스(이상 17BS)와 함께 공동 1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75경기에 등판한 고효준이 유일한 두 자릿수 홀드(15홀드)를 기록했을 뿐, 세이브 부문에선 손승락(9세이브)이 최다였다. 진명호-박시영-박진형-고효준이 셋업맨 자리를 맡고 전반기엔 구승민, 후반기엔 손승락이 마무리 투수 역할을 했지만, 안정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접전 상황 자체가 살얼음판이었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신청한 고효준, 손승락과의 협상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구단-대리인이 한 차례 접촉했지만, 인사 수준의 만남이었다. '구체적'이라는 표현을 달 만큼의 진전은 없는 상황. 협상이 해를 넘길 것이 유력하다. 적지 않은 두 선수의 나이, 롯데의 불펜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잔류 쪽에 무게가 쏠리지만,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FA 협상의 특성상 돌발 변수도 배제할 수 없다. 롯데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오버페이 불가' 기조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는 점도 고효준, 손승락의 거취에서 물음표를 떼지 못하는 이유다.

고효준, 손승락의 행보가 잔류로 가닥이 잡혀도 불안감은 여전하다. 고효준은 지난해(43경기 32⅓이닝)보다 32경기, 30이닝을 더 던졌다. 앞서 6시즌 연속 40이닝을 돌파했다가 잠시 쉬어간 것처럼 보이지만, 급격히 늘어난 이닝 소화 후유증이 대두되고 있다. 손승락은 주무기인 커터 제구가 흔들렸고, 포크볼, 커브 등을 장착하며 변화를 꾀했으나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들이 남더라도 필승조 역할을 그대로 수행할지는 미지수다.

셋업맨들의 미래도 불투명하다. 진명호는 두 시즌 연속 60경기-60이닝 돌파에 성공했고, 평균자책점(4.38→3.41)도 크게 낮췄다. 그러나 결과에 비해 내용이 불안한 경기가 많았다. 후반기 부상 이탈한 박시영과 구승민은 재활 여부가 새 시즌 운명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부상 복귀 후 선전했으나 후반기가 아쉬웠던 박진형, 지난해 홀드왕(25홀드)에 올랐으나 올 시즌 부상-부진 속에 개점 휴업했던 오현택의 활약 여부 역시 장담하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올 시즌 불펜에서 출발했다가 선발 전환한 서준원을 비롯해 후반기 불펜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던 김원중, 신인 최준용 등의 활약도 현시점에선 '가능성'이라는 전제를 붙여야 한다.

허 감독과 투수 파트를 책임지는 조웅천, 노병오 코치는 지난달 상동구장에서 진행된 마무리훈련을 통해 선수들의 특성을 파악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당장 고쳐야 할 점을 찾기보다, 선수들의 세세한 특성에 맞춰 보완점을 찾고 스프링캠프를 통해 옥석을 가리겠다는 취지였다. 마무리훈련을 마친 뒤 바쁘게 조각을 맞추고 있는 롯데 코치진이 과연 어떤 답을 찾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