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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KBO리그가 좁은 이정후, 4년 뒤 초등학교 때부터 꿈꾼 빅리그 도전장

[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키움 히어로즈의 외야수 이정후(21)는 광주 서석초 때 유소년야구국가대표로 미국에서 열린 대회에 참가한 적이 있었다. 당시 어린 이정후가 느낀 감정은 "시설이 너무 좋다"였다. 이 때부터 빅리그 진출을 꿈꿨다.

프로 3년차 이정후가 미국 메이저리그행의 꿈을 이룰 수 있는 시간은 4년이 남았다. 최근 투수 김광현(SK 와이번스)과 타자 김재환(두산 베어스) 등 포스팅(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빅리그에 도전하려는 선수들이 늘어나면서 이정후도 선배들의 길을 걷고 싶어한다. 단, 조건을 걸었다. 지난 9일 2년 연속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이정후는 "형들처럼 나이가 됐을 때, 기량이 됐을때 가고 싶다. 그야말로 꿈이었다. 선배들의 도전도 보고 배우겠다"고 밝혔다.

이어 "류현진 선배님이 미국에 가신 뒤 우리가 메이저리그를 더 수월하게 TV로 시청할 수 있지 않느냐"며 "예전에는 일본도 가보고 싶었지만, 굳이 기회가 왔을 때 결정한다면 미국을 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또 "3000안타는 한국에서 기록해보고 싶다. 단 내가 세운 계획대로 잘 흘러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행을 구단에 허락받은 김하성에 대해선 "하성이 형은 룸메이트다. 하성이 형이 나갈 수 있게 무조건 뒷바라지 잘 해드릴 것"이라며 웃었다.

올 시즌을 돌아본 이정후는 자신에게 후한 점수를 줬다. 90점. 그는 "사실 주위에서 내가 지난해 어깨를 크게 다친 걸 잊고 계시는 듯했다.(웃음) 티를 안냈을 뿐이다. 그래도 코칭스태프와 트레이너 덕분에 잘관리해서 부상을 이겨내고 잘했다는 것에 90점을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나머지 10점은 '아쉬움'이다. 결승전에 오르면 항상 1등만 했던 이정후에겐 생소한 경험이었다. 그는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2등을 해서 너무 아쉽다. 사실 학창시절 4강에서 떨어지면 떨어졌지 결승에 올라가 져본 경험이 없다. 2등은 처음해보니 짜증나더라"며 "한국시리즈 우승이 좀 더 아쉬웠다. 대표팀에선 1차적으로 올림픽 출전권 획득이 목표였고, 내년에 보완해 다시 도전할 기회가 있지만 한국시리즈는 다르지 않나. 흔치 않은 기회였는데 그것을 놓쳐 더 아쉬웠다"고 전했다.

국내 무대가 좁다. 욕심은 끝이 없다. "집에 있는 장식장이 비좁다. 내 트로피도 넣어야 하는데 아직 거실에 있다. 아버지 것과 분리하고 있지만 공간이 넉넉하지 않다. 그래도 아버지가 받으신 것보다 내가 더 많은 트로피를 받고 싶다." 이정후는 아버지를 뛰어넘으려고 한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