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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예능 이미지 부담無'…'아내를 죽였다' 이시언, 10년만에 주연작을 만나기까지(ft.나혼산)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배우 이시언이 데뷔 10년만에 첫 스크린 주연작 개봉을 앞두고 떨리고 설레는 마음을 전했다.

음주로 전날 밤의 기억이 사라진 남자 정호(이시언)가 아내 미영(왕지혜)을 죽인 범인으로 몰리면서 벌어지는 사투를 그린 스릴러 영화 '아내를 죽였다'(김하라 감독, 단테미디어랩 제작). 극중 주인공 정호 역을 맡은 이시언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2010년부터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연재됐던 희나리 작가의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아내를 죽였다'는 현실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일상적인 설정과 반전에 반전을 더하는 전개로 눈길을 끄는 작품. 개봉에 앞서 제32회 도쿄국제영화제 경쟁부문인 '아시안 퓨처'에 초청, 국내 개봉 전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으며 기대감을 더한 바 있다.

무엇보다 '아내를 죽였다'는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를 통해 '대세 배우'로 불리며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이시언이 데뷔 첫 주연을 맡아 관심을 끄는 작품이다. 그동안 tvN '어비스', OCN '플레이어' 등 다양한 작품에서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 그는 이번 작품에서 아내를 죽인 범인으로 몰려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남자 정호를 연기한다. 자기 자신도 믿지 못한 채 희미해진 기억을 따라 진실을 추적해나가는 인물의 복잡한 내면을 탄타한 연기 내공을 통해 보여준다.이날 이시언은 "불안하다. 주연작 개봉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떨린다"며 개봉을 코앞에 둔 떨리는 마음을 전하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이어 처음으로 주연작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를 떠올리며 그는 "나에게 이런 작품이 들어왔다 것에 대해 놀랐다"고 전했다.

"감독님께도 도전이 아닌가. 감독님이 어느 정도 그림을 그리고 캐스팅을 했던 거였던 것 같다. 진짜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감독님은 '나 혼자 산다'를 안보셨다고 하더라. 그래서 예능 이미지를 잘 모르셨던 것 같다. 제가 이런 톤으로 아주 짧게 짧게 단역으로 출연했던 드라마들이 있는데 그런걸 보셨던 것 같다. 감독님이 그런 부분을 보시고 믿는다고 말씀을 해주셨다."

주연작이라는 이유 말고 '아내를 죽였다'를 택한 이유에 대해 묻자 "시나리오를 보고 제가 안 해봤던 연기 톤이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제가 10년 동안 연기하면서 한 번도 안 해봤던 연기톤이었다. 내가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선택했다기 보다 이런 게 있다면 잘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촬영 현장을 떠올린 이시언은 "예산도 부족한 작품이었고 시간도 넉넉지 않은 작품이었다. 그 시간을 어떻게든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장면을 공들여 찍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장면은 첫 장면이다. 왕지혜 씨와 굉장히 친한데 데뷔 10년 만에 베드신 아닌 베드신을 찍게 된 거다. 데뷔 10년만에 가장 진한 스킨십 장면이었다. 그렇게 친한 친구를 뒤에서 끌어안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들더라. 마인드 컨트롤을 오래 했는데도 쉽지 않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데뷔 10년만에 첫 스크린 데뷔작이긴 하지만 사실 이시언은 곽경택 감독이 연출한 MBC 드라마 '친구, 우리들의 전설'(2009)을 통해 주연으로 파격 데뷔했다. 하지만 주연 데뷔 이후 다시 주연을 맡기까지 긴 시간이 걸렸던 것. 이시언은 "어쩔 수 없이었던 것 같다. 요즘은 신선한 얼굴을 굉장히 좋아하지 않나. 내가 신선하지 못해서 그런 거라고 생각한다"고 솔직히 말했다.

"사실 주연으로 데뷔하고 나서도 많은 선배들에게 '이게 끝나고 나면 주연을 못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현장에서 선배들이 '다시 주인공을 못할 수도 있으니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고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래서 다행히 스스로 방어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힘든 시간을 보냈을 때도 스스로 '나 주인공을 데뷔했는데 내가 이런 작품을 해야 돼' 이런 느낌은 없었다. 다만 먹고 살기는 힘들었다. 다들 TV에 나오면 잘사는 줄 아는데. 그게 아니었다."

힘들었을 때 가장 힘이 됐던 사람이나 말이 있냐는 말에 "서인국 씨의 말이 큰 힘이 된 적이 있다"고 입을 열었다. "'응답하라 1997' 할 때 만큼은 tvN이 지금의 tvN은 아니었다. 그 드라마가 잘될줄도 몰랐다. 그때 저와 인국씨가 인국씨네에서 술을 많이 마셨다. 그때 제가 인국 씨 앞에서 술을 먹다가 운 적이 있다. 제가 정말 힘들 때였는데 '이거도 안 되면 이젠 어떻게 살아야 하나' 싶어서 울었다. 그런데 그때 인국이가 강단 있게 '형 이건 무조건 잘 되고, 형도 무조건 잘 될거야'라고 하는데, 그때 마음을 딱 쳤다. 그 동생이 그런 믿음을 주는데 정말 그게 마음에 많이 남는다. 다섯 살이나 많은 형이 눈앞에서 우는데 그렇게 진심으로 말해줬다. 그때 정말 감동이었다. 자존감이 바닥을 쳤을 때 였는데 그 말이 정말 힘이 됐다."MBC 대표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를 통해 대중에게 친숙한 배우로 자리잡은 이시언. 하지만 배우로서 강한 예능 이미지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터. 이에 "예능 이미지를 지우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는 질문에 이시언은 "지우고 싶다기보다는 다만 이 영화를 통해서 이시언에게는 이런 다른 모습도 있다는 것만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다"고 답했다.

"이제 '나 혼자 산다'를 한지는 3년 정도 됐는데 처음에는 방향이 잡히지 않는 상태에서 '나 혼자 산다'가 인기를 얻게 되면서 부담스럽고 걱정되긴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이 전혀 없다. 예능 이미지를 지울 수도 없을 것 같고 지우고 싶다는 생각도 없다."

이어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얻은 것과 잃은 것에 대해 묻자 "잃은 건 체력을 좀 잃은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사실 "얻은 게 훨씬 많다. 같이 나오는 멤버들이 대한민국에서는 1등을 하시는 분들이지 않나. 그런 분들 사이에 있다는 게 감사하다. 가족으로 생각해주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 나에게는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잃은 건 없다. 얻은 것만 있다"고 답했다. 첫 주연작 '아내를 죽였다'를 볼 '나 혼자 산다' 식구들의 예상 반응을 묻자 "아주 솔직하게 이야기 해줄 것 같다. 우리 멤버들의 의견이 가장 셀 것 같다. 기안84가 가장 센 의견을 해줄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이시언은 방송에서의 이미지와 실제 성격과의 괴리감 때문에 고민이 없진 않았다고 솔직히 말했다. "사실 제가 방송에서처럼 촐싹대진 않다. 물론 '나 혼자 산다'에서 모습도 나의 어떤 면이긴 하지만, 편집이나 방송의 재미를 위해 과장된 부분도 있다. 방송에서처럼 촐싹대는 사람은 아니다. 사실 지나가다가 어떤 어르신들은 '야 이시언 너 왜 인사 안하냐'라고 하기도 한다. 가만히 있는데 무작정 잡아끄시는 분도 있고, 제가 그래도 되는 캐릭터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그럴 때는 그냥 상황을 조심히 피하려고 하는 편이다. 기분 나쁘지 않은 선에서 설명을 하려고 한다."방송으로 인한 이미지의 괴리감에도 불구하고 인터뷰 내내 '나 혼자 산다'와 멤버들에 대한 진한 애정을 드러낸 이시언. 그는 2019년 MBC 연예대상에서 '나 혼자 산다'의 중심인 박나래의 대상 수상을 기원하기도 했다. "무조건 나래가 받았으면 좋겠다. 나래가 받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다. 작년에 제가 섭섭한 표정을 지었었는데 저는 가족으로서 나래가 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당연한 것 같았다. 이영자 선배님이 작년에 받았을 때 정말 정말 축하드렸다. 학교 선배이시고 하니 당연히 너무 축하드렸다. 그런데 가족으로서 나래가 받았으면 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이번에도 나래가 너무 받았으면 좋겠다. 나래가 받아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한편, '아내를 죽였다'는 김하라 감독의 장편 영화 데뷔작이다. 이사언을 비롯해 안내상, 왕지혜, 서지영. 김기두, 이성우, 김홍표 등이 출연한다. 12월 11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k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