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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프로, 울산 준우승 아픔속 전원결집, 마무리는 '나눔'이었다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울산 현대 선수단은 끝까지 프로다웠다.

울산은 1일 K리그1 최종전 포항 스틸러스와의 홈경기에서 분패하며 전북 현대에 역전우승을 내줬다. 승점 79점 동률에 다득점에서 1골 뒤지며 2005년 이후 14년만의 우승 꿈을 놓쳤다. 선수단도 팬들도 망연자실했다. 우승의 화룡점정을 찍지 못했지만 K리그는 울산의 분투를 잊지 않았다. 2일 K리그 어워즈에서 올시즌 35경기에서 13골9도움을 기록한 '울산 에이스' 김보경이 MVP의 영예를 안았다. 김태환, 김보경, 주니오 등 울산의 준우승을 이끈 포지션별 에이스들이 나란히 베스트11에 올랐다. 팬들에 대한 미안함에 밤잠을 설치고, 시상식에서도 활짝 웃지 못했던 이들의 올시즌 마무리는 팬들을 향한 봉사와 나눔이었다.

3일 울산 클럽하우스에 다시 결집한 선수단 전원이 '사랑의 쌀' 기부 행사에 참가했다. 울산농협이 울산 현대에 기부한 '사랑의 쌀'을 울산 선수단과 대한적십자사 봉사단원이 직접 울산 동구지역 취약 계층 가정을 방문해 일일이 전달했다.

주장 이근호, 부주장 박주호, K리그 MVP 김보경과 김태환, 9일 입대를 앞둔 이명재와 박용우, 외국인 선수 주니오와 불투이스가 직접 나서 울산 시민들과 온정을 나눴다. 시상식 후 해산하거나, 마지막 경기 후 급귀국하는 외국인 선수들과 달랐다. 끝까지 원팀이었다. 사랑의 쌀을 전달하는 선수들의 표정은 한껏 밝아져 있었다. 주장 이근호는 "우리가 직접 전해드리는 이 쌀이 많은 분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내시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전했다.

오후 5시를 넘기고서야 '사랑의 쌀' 전달이 마무리됐다. 김도훈 감독 및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은 올시즌 마지막 미팅을 가진 후 휴가에 돌입했다. 준우승의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프로다움을 잃지 않았다. 시즌 마지막까지 팬과 함께 했다. 경기장 안팎에서 누가 보든 보지 않든,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했다.

MVP 김보경의 명품 수상소감처럼 울산의 2019 시즌은 '실패'가 아니다. "팬 분들은 우리가 한 경기를 졌다고 실패했다고 말씀하신다. 저는 올해 '실패'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올해 거둔 2등을 스스로 실패라고 생각한다면 실패다. 올해 얻은 모든 것을 갖고 더 열심히 준비한다면, 내년 더 많은 팬들이 응원해준다면, 울산 축구는 더 재미있어지고 더 강해질 것을 믿는다. 울산이 내년에는 더 좋은 팀으로 우승권에서 다시 한번 경쟁할 수 있도록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