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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이슈]린드블럼-산체스, '1년전 켈리처럼' 꿈 이룰까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조쉬 린드블럼과 앙헬 산체스가 KBO리그 원소속팀과의 계약에 미온적인 것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고 싶은 꿈 때문이다.

현재까지 상황을 종합하면 린드블럼은 두산 베어스와 여전히 협상 창구를 열어놓고 있다. 두산은 린드블럼에 재계약 조건을 제시한 상태다. 일본 구단이 린드블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도 있지만, 그에게는 메이저리그 진출이 우선 순위다.

산체스는 SK 와이번스와의 관계가 사실상 끊어졌다. SK는 산체스에게 장기계약을 제안했으나, 답 대신 메이저리그사무국에서 신분조회가 들어왔다. 즉 메이저리그 구단이 산체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뜻이다. SK는 결국 새 외국인 투수로 닉 킹엄을 영입해 내년 시즌 외인 투수 2명 구성을 마쳤다.

두 선수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하는 건 앞서 KBO리그 출신으로서 메이저리그 입성에 성공한 메릴 켈리에게 자극받은 측면도 존재한다. 켈리는 정확히 1년 전인 지난해 12월 초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2년 550만달러에 계약하며 마침내 소원을 이뤘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없던 켈리는 2015년 SK 와이번스에 입단해 4시즌을 활약했다. 27세에 한국에 와서 4년간 기량을 갈고 닦은 뒤 31세에 빅리그 꿈을 이룬 것이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 사이에서 "실력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켈리는 SK에 입단할 때와 나갈 때 직구 구속은 물론 제구력과 경기운영 등 모든 부분에서 한 단계 올라섰다. 2016년 31경기에서 200⅓이닝을 던지며 이닝 이터의 면모를 보여줬고, 2017년에는 16승7패, 평균자책점 3.60으로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4.09로 약간 주춤하는 듯했지만, 애리조나의 평가가 달라지지는 않았다.

켈리는 올시즌 빅리그에서 32경기에 선발등판해 13승14패, 평균자책점 4.42를 기록했다. 풀타임 로테이션을 지켰다는 점 자체가 성공을 의미한다. 애리조나가 기대했던 이상의 성과다. 올해 켈리의 직구 평균 구속은 148㎞였고, 커터와 커브, 체인지업을 섞어 던지며 빅리그 타자들을 상대했다. 9이닝 평균 볼넷이 2.8개로 제구도 안정적이었고, 피안타율도 2할5푼6리로 준수했다.

그렇다면 린드블럼과 산체스도 메이저리그에 입성할 수 있는 것일까. 메이저리그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 자질 측면에서는 인정을 받았다는 뜻이 된다. 린드블럼은 올시즌 30경기에서 20승3패, 평균자책점 2.50, 탈삼진 189개로 KBO리그에 온 뒤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미 시즌 중반부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움직임이 포착됐다. 140㎞대 후반의 직구와 커터 위주의 볼배합에 포크볼, 커브, 체인지업까지 구사한다. 내년이면 33세가 되지만, 이는 큰 걸림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MLB 트레이드루머'는 11월 초 린드블럼의 빅리그 재입성 가능성에 대해 '직구 구속과 삼진 비율은 켈리보다 떨어지지만, 직구의 회전이 2610RPM으로 묵직하며, 포크볼도 빅리그에서도 상위권에 속한다. 공을 다루는 솜씨가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부추긴다'고 평가했다.

산체스는 SK에서 2년 동안 57경기에서 310⅓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가 주목한 것은 올시즌이다. 28경기에서 17승5패, 평균자책점 2.62를 올린 산체스의 강점은 직구 구속이다. 올해 그의 평균 구속은 151.1㎞, 즉 95마일을 찍었다. 최고 154~155㎞가 나오는데 스피드만 놓고 보면 메이저리그 전체에서도 상위권에 속한다. 여기에 커터와 커브, 체인지업 구사능력도 향상됐다는 분석이다. 산체스는 내년이면 31세로 켈리와 사정이 비슷하다.

MLB.com은 지난달 메이저리그의 관심을 받고 있는 한일 프로야구 선수들을 언급하면서 산체스에 대해 '올해 김광현과 짝을 이루면서 엄청난 시즌을 보낸 뒤 FA가 됐다'며 '그는 28경기에서 홈런을 겨우 2개 밖에 내주지 않았는데, 홈런 시대에 돌입하 메이저리그에서는 아주 흥미를 끌 수 있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과연 린드블럼과 산체스는 빅리그 구단과 계약을 맺을 수 있을까.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