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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견공 친구 위해 헌혈합니다' 호남 첫 반려견 헌혈 캠페인

"'공혈견(供血犬)'이 뭔지 아세요?"
공혈견은 한자 뜻 그대로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키워지는 개들로, 평생을 철창 속에서 갇혀 혈액을 공급하다 죽는다.
이러한 공혈견들의 희생을 줄이고, 반려견들의 건강한 수혈을 돕기 위한 반려견 헌혈 캠페인이 호남에서는 최초로 광주에서 펼쳐졌다.
22일 오후 광주 광산구에 위치한 광주동물메디컬센터에 두 마리의 대형견이 늠름하게 도착했다.
두 마리의 대형견은 호남 최초 반려견 헌혈 캠페인에 참여하는 견공들로, '복자'(골든 리트리버)와 '까궁'(도베르만)이다.
광주동물메디컬센터는 한국헌혈견협회의 제안으로 이번 캠페인에 참여했다.
공혈견 문제를 외부에 알린 송정은(53) 대표원장의 이야기를 전해 들은 협회 측이 반려견 헌혈을 확산시키는데 함께하자고 제안했고, 센터 측은 흔쾌히 이를 수락해 호남 첫 반려견 헌혈 캠페인이 성사됐다.

헌혈에 참여한 2마리의 견공들은 헌혈을 할 수 있는지 40분간 사전 검사를 거쳐 헌혈에 참여했다.
반려견 '복자'와 '까꿍'이 제공한 혈액은 아픈 견공들에게 공급돼 생명을 살리는데 쓰인다.
헌혈 참여 반려견들에는 헌혈증, 종합 무료 건강검진권, 기념품(조끼·스카프), 사료, 영양제가 제공되고 한국헌혈견협회 명예의 전당에도 이름을 올린다.
특히 반려견 헌혈은 25㎏ 이상 2~8세 대형견만 할 수 있어, 부정적 시각이 큰 대형견에 대한 인식을 바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캠페인에 복자를 데리고 참여한 이슬기(29)씨는 "얼마 전 수혈을 받아야 하는 병에 걸려 키우던 반려견을 잃은 경험이 있어 캠페인에 참여했다"며 "대형견에 대한 안좋은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인데 복자에게는 헌혈 참여가 일종의 '사회 공헌'인 셈이다"고 말했다.
송 원장은 "반려견 헌혈 캠페인 소식에 참여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헌혈 참여 반려견 보호자들에게 대형견의 사회성을 기르는 교육도 하고, 네트워크도 형성해 응급 헌혈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pch80@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