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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신형 A6, 시동꺼짐 현상 논란 '충격', 고무줄 할인까지 겹치며 불매 운동 조짐도

신뢰 회복에 나선 독일계 자동차 브랜드 아우디가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되찾기도 전에 잇달아 악재를 만났다.

아우디는 지난 2015년 터진 디젤게이트로 이듬해 국내에서 인증취소 및 판매정지 처분을 받으며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였다. 그러다 지난 7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7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판매 정상화에 나섰지만 한달만에 할인액이 두배로 뛰는 '고무줄 할인정책'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1500여명에 가까운 소비자가 소위 '호구'(어수룩하여 이용하기 좋은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가 된 가운데 한 소비자는 아우디가 사과하지 않을 경우 불매운동인 '노 아우디(No Audi)'를 계속 하겠다고까지 선언했다.

이런 가운데 디젤게이트 이후 사실상 처음 선보이는 신차인 신형 A6가 주행중 시동꺼짐 현상이 발생하는 동영상이 공개되며 아우디에 대한 소비자 신뢰는 기반을 다져보기도 전에 다시 흔들리고 있다.

▶아우디 차량은 사는 순간 호구?

최근 한 인터넷 게시판에 '(NO AUDI) 저는 호구입니다'라는 글이 올라와 많은 네티즌들의 공감을 샀다.

글 쓴 이를 분노하게 만든 차량은 아우디가 지난 7월 사전계약에 돌입한 'Q7 45 TFSI 콰트로'. 이 차량의 공식 판매가격은 7848만5000원이지만 판매사들은 7~9월 사이 최대 700만원에 달하는 할인 프로모션을 내걸고 공격적인 영업을 전개했다.

당시 '올해 최대 할인율'이라는 판매사(딜러)의 말을 믿고 Q7을 구입한 소비자들은 불과 한달만에 땅을 치고 후회를 하게 됐다. 10월 들어 할인액이 기존의 두 배 가까운 최대 1300만원까지 늘었기 때문이다.

게시판에 글을 올린 주인공은 "차를 받은 지 3일 뒤 10월이 됐고, 600만원 추가 할인이라는 소식을 듣게 됐다. 아니 이게 무슨 호구 인증도 아니고…"라고 밝힌 뒤 "내 눈을 의심하며 딜러에게 묻자 자기도 몰랐다고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라며 허탈해 했다.

문제는 이런 황당한 상황의 책임을 수입사인 아우디코리아와 판매사가 서로 떠넘기기에 바쁘다는 점이다. 아우디코리아 측에선 가격은 전적으로 판매사 재량이라는 입장이고, 판매사 측은 9월까지만 하더라도 수입사의 '마지막 프로모션'이라는 방침에 따라 영업을 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책임을 서로 미루는 모습에, 아우디란 브랜드만 믿고 7~9월에 서둘러 Q7을 구입한 1500명이 넘는 소비자들의 분노는 폭발 직전이다. 일부에서는 집단 소송에 이어 아우디 불매 운동 얘기까지 나온다. 게시판에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인 '노 재팬'을 떠올리며 '노 아우디'란 타이틀을 글머리로 내건 네티즌은 "며칠만에 호구가 된 나는 소비자를 기망한 아우디가 사과하기를 기다린다"며 "아우디의 공식적인 사과가 있을 때까지 불매운동을 계속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고무줄 할인정책'과 관련해 아우디코리아 측은 "우리의 역할은 딜러사에 차량을 판매하고 필요한 마케팅 지원을 각 딜러사에 제공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궁극적으로 소비자 판매 시, 차량의 할인 또는 프로모션은 각 딜러사의 재량으로 결정된다"며 "아우디 Q7도 이와 동일하게 판매가 진행되었으며 아우디코리아에서 진행한 별도의 공식 프로모션은 없었다"며 선을 그었다.

▶신형 A6, 시동 꺼짐 현상 발견돼 소비자 불안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보니 아우디의 신차가 나와도 소비자들은 향후 할인율에만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브랜드 주력 제품인 8세대 A6(이하 '더 뉴 A6')를 국내에 출시했지만 온라인 게시판에는 '금방 1000만원 할인 될 것이다' '지금 사면 호구되는 것' 등 구매를 주저하는 듯한 댓글이 적지 않았다.

'더 뉴 A6'를 통해 판매 정상화를 가속화하고 브랜드 가치도 다시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던 아우디코리아로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반응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최근 '더 뉴 A6' 차량에서 시동 꺼짐 현상을 담은 동영상이 온라인에 공개되면서 소비자들을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16년 아우디 A8 모델도 주행 중 시동 꺼짐 현상이 발생해 아우디코리아가 '세계 첫 리콜'이란 수모를 겪었는데 재차 품질 결함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형국이다.

해당 동영상 속 '더 뉴 A6'의 시동꺼짐 현상은 운전자가 시속 70㎞ 이하의 저중속 주행 중 신호대기를 위해 감속할 당시 엔진이 떨리면서 분당 엔진 회전수(RPM)가 급감하며 나타났다. 이와 함께 정체 구간에서 저속 주행하며 제동과 가속을 반복할 때 변속이 제대로 되지 않는 현상도 발견됐다.

더욱이 유튜브를 통해 '더 뉴 A6' 시동꺼짐 동영상이 공개되자, 이를 눈으로 확인한 소비자들은 관련 영상의 진위 여부와 더불어 '혹시나' 하는 의구심을 나타내며, 정확한 정보를 서로 물어보는 등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시동꺼짐 현상이 최근 아우디의 한 온라인 카페를 통해서 추가로 알려졌다. 누적 주행거리가 500㎞에 불과한 '더 뉴 A6' 소유주는 지난 17일 정차시 엔진 부조현상(점화불량)으로 수도 없이 시동이 꺼지는 현상을 경험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18일 서비스센터에서 점화관련 코딩후 장거리 시운전을 했지만 똑같은 시동꺼짐 증상이 나타났다는 글을 올렸다.

이에 네티즌들은 '사실일까' '시동꺼짐 결함을 경험한 차주들이 자꾸 나오는 거 보니 불안하다' '오늘 차나오는데 걱정이다. 시골이라 센타도 멀고…' 등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와 관련 아우디코리아 측은 "이번 주행 중 발생한 '더 뉴 A6'의 시동 꺼짐 증상의 원인에 대해서는 현재 내부적으로 파악 중에 있다"며 "아우디는 조속히 원인을 규명하여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우디코리아 측은 시동꺼짐 현상이 얼마나 많은 차량에서 나타났는지, 변속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지적 등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했다.

고무줄 할인정책에 대한 비난에 이어 야심차게 발표한 신차에서 결함이 발견되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아우디코리아가 오랜 공백을 털어내고 과거 영광을 재현하기란 결코 쉬워보이지 않는다. 과거의 실수를 거름 삼아 브랜드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다짐 또한 소비자들에게 크게 와닿지 않는 상황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특히 신차 품질에 관한 이슈는 소비자 입장에선 상당히 예민할 수 밖에 없는데. 이와 관련된 이슈에 대해 적극 대처하고 해당 의혹이 사실인지 아닌지 규명하는 등 소비자와 적극 커뮤니케이션 하려는 자세를 보여주지 않는 아우디코리아의 현재 모습은 상당히 아쉬움을 남긴다는 지적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몇배의 노력을 해도 부족할 판인데, 아우디코리아가 최근 보여주는 행태는 소비자 입장에선 부족한 부분이 많아보인다. 모든 소비자를 호구로 만드는 할인 정책부터 차량 품질 문제까지 소비자 입장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