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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해져만 가는 홍콩사태, 정부는 '게엄령' 만지작… 유학생은 '탈출길' 올라

홍콩의 민주화 요구 시위가 격화되면서 연일 부상자가 속출하고 도시는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유학 온 각국 학생들의 탈출도 러시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빈과일보 등에 따르면 시위 중 추락 후 지난 8일 숨진 홍콩과기대생 차우츠록씨를 추모하며 진행된 시위가 과격해져 전쟁을 방불케 한다. 연일 경찰과 부딪치며 사상자도 늘고 있다. 10일에는 틴수이와이 지역에서 시위 현장에 있던 15세 소년이 최루탄에 맞아 중태에 빠졌다. 11일에는 직업훈련학교에 다니는 21살 남성 차우씨가 사이완호 시위 현장에서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 쓰러졌다.

성수이 지역에서는 시위대가 던진 것으로 추정되는 벽돌에 머리를 맞은 70대 노인이 중태에 빠졌다. 콰이청 지역에서는 검은 옷을 입은 30세 남성의 시신도 발견됐다.

사태가 연일 악화일로를 걷자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이 주요 각료들과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오는 24일 구의원 선거를 연기하는 방안과 야간통행을 금지하거나 최악의 경우 계엄령을 발동하는 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시위대는 '여명(아침) 행동'으로 불리는 대중교통 방해 시위를 나흘째 진행 중이다. 이로 인해 몽콕, 사틴, 사이완호, 타이포 등의 지하철역이 폐쇄됐으며, 65개 버스 노선의 운행도 중단됐다.

홍콩대학 교정은 폐쇄됐고, 시립대학은 예정됐던 졸업식을 취소했다. 대학가 시위 사태가 격화하면서 중국 본토 출신 유학생은 물론, 한국과 대만, 미국, 영국 등에서 온 유학생들도 귀향을 서두르고 있다.

11일 주홍콩 한국 총영사관은 차량을 동원해 홍콩 중문대학 기숙사에서 40명가량의 한인 유학생들이 '탈출'할 수 있도록 도왔다.

주홍콩 한국 총영사관 관계자는 "전날에도 50명 가까운 중문대 유학생이 한국으로 향했다"며 "자녀의 안전을 염려하는 유학생 학부모들의 전화가 쏟아져 총영사관의 다른 업무를 보지 못할 지경"이라고 전했다.

홍콩 경찰도 중문대에 있던 80여명의 중국 본토 출신 학생들을 안전을 이유로 대피시켰다. 대만 정부도 항공기를 동원해 126명의 유학생들을 홍콩에서 탈출시켰다.

미국 대학들도 교환학생으로 홍콩에 온 자국 학생들을 본국으로 소환하고 있으며, 영국과 캐나다 등 다른 나라의 학생들도 귀국길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