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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회 청룡영화상]'코미디·여성·아이돌출신 활약'…청룡 후보로 돌아본 2019 韓영화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2019년은 한국영화에 중요한 한 해다.

1919년 10월 27일, 최초의 한국 영화 '의리적 구토'가 세상에 나왔고, 올해 한국영화는 탄생 100주년을 맞았다. 5월에는 칸에서 낭보가 날아들었다. 한국영화 최초로 칸의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기생충')을 품에 안았다. 국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청룡영화상도 어느덧 40회와 만난다. 제40회 청룡영화상은 21일 인천 영종도의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다.

달콤한 100년의 선물이라고 할까. 올해 한국영화계의 성장도 돋보였다. 대형 자본의 힘을 앞세운 블록버스터 위주 영화들의 흥행만이 두드러졌던 최근 몇 년 사이의 경향에서 벗어나 코미디, 로맨스, 오컬트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대중의 사랑을 받았고, 변두리로 물러났던 여성 영화인들의 활약도 대단했다. 2019년 영화계를 강타한 변화의 신선한 바람을 되돌아봤다.

▶코미디 장르의 화려한 부활

과거 초대박 흥행작이나 1000만 영화들이 대부분 묵직한 역사적 메시지를 담거나 대규모 스케일을 내세우는 장르물이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웃음과 유머를 기반으로 한 작품이 대박을 쳤다. 2019 첫 1000만 영화이자 역대 한국영화 흥행 성적 2위에 오른 '극한직업'의 놀라운 성취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신파·눈물을 철저히 배제한 '극한직업'은 코미디의 장점만을 살린 철저히 강조한 중간 규모의영화 였기에 그 흥행이 더욱 눈길을 끌었다.

941만 관객을 모은 '엑시트'도 마찬가지다. 재난 액션 영화의 표피를 띄고 있긴 하지만 자극적인 폭력신을 완전히 배제하고 평범한 인물들을 내세운 유머코드로 오락적 재미를 살렸다. 올해 첫 번째 손익분기점 돌파 영화 역시 순도 100%의 코미디 영화인 '내 안의 그놈'이었고 올해 최고의 화제작 '기생충'에 가장 깊게 깔려있던 정서 역시 코미디였다. 사회적 계급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까지 담아낸 '기생충'은 오락성만을 노린 단순한 코미디 영화는 결코 아니었지만, 시종일관 관객을 킬킬 거리게 할 수 있는 유머와 센스를 갖춘 고퀄리티의 블랙코미디라는 극찬을 받았다.

▶신인 여성 감독의 눈부신 활약·여성 주연 영화 증가

페미니즘이 중요한 문화계 이슈로 대두된 가운데, 올 한해 여성 영화인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특히 놀라운 데뷔작을 선보인 신인 감독들 대부분이 여성이었다.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 후보 역시 이례적으로 여성감독의 비율이 더 높다. 후보에 오른 '벌새' 김보라 감독, '생일' 이종언 감독, '메기' 이옥섭 감독 뿐만 아니라 '가장 보통의 연애' 김한결 감독, '말모이' 엄유나 감독, '돈' 박누리 감독, '아워 바디' 한가람 감독도 흥행이나 비평적으로 훌륭한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까지 쉽게 찾아보기 힘들었던 여성 주연작 영화의 숫자도 눈에 띄게 늘었다. 여주우연상 후보에 오른 '국가부도의 날'(김혜수), '항거: 유관순 이야기'(고아성) 뿐만 아니라 '걸캅스', '도어락', '미성년', '뷰티풀 데이즈', '뺑반' 등의 작품 모두 여성이 1번 주연으로 나선 작품이다. 김향기·정우성 주연의 '증인', 전도연·설경구가 출연한 '생일', 공효진·김래원이 호흡한 '가장 보통의 연애' 등 남녀 주인공이 투톱으로 나선 작품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아이돌 출신 배우들의 활약

청룡영화상 후보들만 봐도 올해 아이돌 출신 배우들의 활약을 알 수 있다. 신인상 후보에 오른 아이돌 출신 배우만 두 명. 소녀시대 출신 최수영이 '걸캅스' 영화 대표로 여우신인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고 남우신인상 후보에 이름을 올린 제국의 아이들 출신 박형식 역시 '배심원들'을 대표해서 청룡영화상에 참석한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배우는 '엑시트'의 히로인 임윤아다. 소녀시대 출신 임윤아는 '공조'로 신인여우상 후보에 오른 지 3년 만에 쟁쟁한 배우들과 함께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작품상과 감독상을 비롯해 8개 부문에 후보에 오른 '스윙키즈'의 도경수 역시 이번엔 아쉽게 남우주연상 후보에 이름을 오르지 못했지만 깊은 감정 연기부터 탭댄스까지 소화하며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이끌었다. 올해 극장가 코미디 열풍 시초가 된 '내 안의 그놈'의 주인공을 연기한 B1A4 출신의 진영도 이물감 없는 1인2역 연기로 호평을 받으며 첫 주연작을 흥행으로 이끌었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