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일본)=스포츠조선 박재호 기자]한국 야구대표팀이 프리미어12에서 파죽의 4연승을 내달았다. 슈퍼라운드에 진출한 한국은 1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첫경기 미국전에서 김재환의 선제 3점포와 선발 양현종의 역투에 힘입어 5대1로 승리했다. 타선은 응집력을 발휘했고, 마운드는 위기마다 집중력으로 버텨냈다.
김재환이 드디어 홈런 갈증을 풀었다. 5번 지명타자 김재환(두산 베어스)은 0-0으로 맞선 1회말 2사 1, 3루에서 미국 선발 코디 폰스의 2구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이번 대회에서 나온 한국 대표팀의 첫 홈런이었다. 4경기만이다. 김경문 감독은 이날 경기전 "오늘 우리 타자들이 뭔가 대포를 터뜨릴 것 같다"며 홈런 예고를 하기도 했다. 김재환이 부름에 응답했다.
한국 선발 양현종은 대단한 존재감을 뿜어냈다. 주심의 스트라이크존이 오락가락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위기를 슬기롭게 넘기며 5회까지 7안타 무실점. 6회 선두 6번 브렌트 루커에게 좌월 1점홈런을 허용했지만 이후 2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후 연속안타를 허용한 뒤 2사 2,3루에서 마운드를 이영하에게 넘겼다. 이영하는 동점 위기를 삼진으로 틀어막았다. 양현종은 5⅔이닝 동안 92개의 볼을 던졌고, 10안타 7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예선 라운드에 이어 2승째를 신고했다.
미국은 1회 1사만루에서 무득점, 2회 2사 1,2루에서 무득점, 4회 1사 1,2루에서 무득점. 이어진 5회 2사 1,3루에서 무득점, 6회 1득점 뒤 2사 2,3루 무득점까지 승부처마다 한국 마운드를 넘지 못하고 잔루만 늘렸다.
미국 타선이 주춤한 사이 한국은 7회 김하성의 행운의 1타점 2루타에 이어 이정후의 1타점 2루타를 묶어 2점을 더했다. 5-1. 전날까지 예선라운에서 9타수 4안타(2루타 3개)를 뿜어냈던 '2루타 머신' 이정후는 이날도 2루타 2개를 포함해 3안타를 쓸어담았다.
한편, 어이없는 심판 판정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일본 시마타 데쓰야 주심의 좁은 스트라이크존은 유독 양현종을 괴롭혔다. 내색않고 버티던 한국 더그아웃이 발끈한 순간이 있었다.
한국이 3-0으로 앞선 3회말 1사 1루. 이정후가 우중간 펜스 하단을 맞히는 2루타를 쳤다. 이 때 1루주자 김하성이 3루를 돌아 홈까지 질주했다. 송구를 받은 포수 에릭 크라츠가 태그를 시도. 이 때 김하성의 몸이 글러브에 닿지 않은 듯 했으나, 시마타 주심은 아웃을 선언했다. 김경문 감독이 곧바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느린 화면으로 확인했을 때, 크라츠는 김하성을 태그하지 못했다. 무릎으로 홈 플레이트를 완전히 막고 있던 상황. 옆으로 슬라이딩을 한 뒤 김하성은 다시 다가가 발로 홈을 재차 밟았다. 세이프였다.
판정 번복이 유력했다. 판독을 마친 시마타 주심은 그대로 아웃을 선언했다. 오심에 이은 판독센터의 오독. 김하성은 물론, 더그아웃의 선수들이 전부 흥분했다. 김 감독이 이를 진정시키면서 경기는 그대로 속개됐다. 귀중한 추가점을 낼 수 있는 상황을 날렸다.
한국은 12일 대만을 상대로 지바 조조마린스타디움에서 슈퍼라운드 2차전을 치른다. 1패를 안고 올라온 대만은 이날 멕시코에 0대2로 패해 벼랑끝에 몰린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