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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이슈]고개숙였던 김현수와 최정, 명예회복 노리는 김재환은 과연?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단기전에서 간판타자의 침묵이 얼마나 치명적인 지는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LG 트윈스는 키움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3패로 무릎을 꿇었을 때 4번타자 김현수의 부진을 가장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당시 김현수는 4경기에서 타율 1할7푼6리(17타수 3안타)에 홈런없이 2타점에 그쳤다. 플레이오프에서는 SK 와이번스가 3번타자 최 정의 답답한 타격에 눈물을 흘려야 했다. 최 정은 3경기에서 12타수 무안타로 고개를 숙였다. 볼넷 2개를 얻은 게 전부였다. 스스로에게도 평생 기억에 남을 만한 시리즈다.

반면 키움 히어로즈는 4번타자 박병호의 맹활약을 앞세워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가볍게 통과했다. 박병호는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끝내기 홈런을 포함해 타율 3할7푼5리(16타수 6안타), 3홈런, 6타점을 때리며 시리즈 MVP에 올랐고, 플레이오프에서는 11타수 2안타(타율 0.182) 1타점으로 다소 부진했지만, 4사구 4개를 얻어내는 등 팀 플레이가 빛났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박병호는 4번타자로 나선다.

이 시점에서 시선이 쏠리는 선수는 두산 베어스 김재환이다. 두산의 4번타자 하면 당연히 김재환인데, 시즌 마지막 6경기에서는 5번타자로 출전했다. 정규시즌 1위를 다투는 중차대한 시점에서 두산으로선 부진이 계속되는 김재환을 마냥 4번타순에 놓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공교롭게도 두산은 시즌 마지막 6경기를 5승1무로 마치는 동안 경기당 평균 6.83득점을 올렸다. 시즌 평균 5.11득점보다 1.72점을 더 낸 것이다. 타선의 짜임새와 집중력이 배가 됐다는 얘기다. 따라서 이번 키움과의 한국시리즈에서도 김재환이 5번타자로 나서는 게 합리적이다. 3번 박건우, 4번 오재일, 5번 김재환 순서가 필승 클린업트리오라고 봐야 한다.

정규시즌 성적을 보면 4번타자는 오재일이 맞다. 팀내 최다인 21홈런, 102타점을 기록했다. 반면 김재환은 타율 2할8푼3리, 15홈런, 91타점에 그쳐 지난해 정규시즌 MVP 체면을 구겼다. 이번 한국시리즈는 명예 회복의 무대나 다름없다.

더구나 김재환은 지난해 SK와의 한국시리즈에서 부상을 입어 2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1,2차전서 8타수 4안타로 타격감을 한창 끌어올리던 김재환은 3차전을 앞두고 훈련을 하다 허리를 삐끗해 더이상 출전하지 못했다. 김재환이 빠진 두산은 결국 2승4패로 SK에 패하고 말았다. 미안한 마음이 클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김재환은 단기전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포스트시즌 통산 14경기에서 타율 3할1푼5리, 6홈런, 14타점을 올렸고, 특히 2017년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한 플레이오프에서는 타율 4할7푼1리, 3홈런, 9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올해 키움전에서도 타율 3할1푼5리, 3홈런, 11타점으로 제 몫을 했으며, 결전을 앞두고 진행된 팀 훈련에서도 비교적 양호한 컨디션을 보여줬다.

김재환이 4번을 치든, 5번을 치든 그에게서 막히면 두산의 득점력은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중심타자에게 찬스에서 무기력하게 물러나는 것만큼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일은 없다. 팀이 패한다면 더욱 뼈아픈 일이다.

21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누가 MVP가 될 것 같냐는 질문에 팀 후배인 이영하는 "저는 재환이형이 받을 것 같다. 재환이형은 작년보다 힘들어 하는 것 같다. 재일이형은 항상 잘하기 때문에 걱정이 덜하고, 재환이형이 잘하면 좀더 쉽게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며 응원을 보내줬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