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벤투 손흥민 입맞춘 듯 냉정한 자세, 북한 원정 승점 3점만 생각한다

[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벤투호는 오는 15일 평양에서 열리는 북한과의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원정 3차전에 대해 똑같은 자세를 취하고 있다. 정치적 상황을 떠나 북한을 다른 예선 상대국과 똑같은 승점 3점을 따야할 대상으로만 간주하고 있다.

한국 축구 A대표팀은 스리랑카와의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홈 2차전 후 바로 평양 원정에 들어간다. 축구협회는 일찌감치 29년 만의 평양 원정에 만전을 기해왔다. 여러 경우의 수를 고려해 돌발 변수에 대비했다. 현재 준비한 대로라면 13일 출국, 중국 베이징을 경유해 14일 평양에 들어간다. 15일 경기 하루전 도착, 공식 훈련을 한 차례 하고, 그 다음날 바로 평양서 사상 첫 월드컵 예선전을 치른다. 우리나라 남자 대표선수들이 마지막으로 평양서 A매치를 치른 게 1990년 10월 11일 친선경기였다. 당시 능라도 경기장 맞대결서 우리나라가 김주성의 선제골로 앞섰다가 1대2 역전패했다.

이번에 방북 선수단장을 맡은 최영일 축구협회 부회장은 "협회는 우리 선수들이 낯선 환경이지만 가장 좋은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우리 선수단이 원하는 결과를 갖고 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북한전에 대한 특별한 의미 부여를 미리 차단하고 있다. 포르투갈 출신인 그는 남북한의 정치적 상황을 협회 관계자를 통해 들어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냉정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는 "남북한의 상황을 들어 알고 있다. 우리는 승점 3점을 가져오는 데 집중하고 있다.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통제하지 못하는 변수들이 있다. 우리는 통제할 수 있는 변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스리랑카전을 앞두고 쏟아진 북한 질문에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 '왜 코앞의 스리랑카전 말고 그 다음 북한전에 대한 질문을 더 많이 하느냐'는 불평이었다. 벤투 감독에겐 스리랑카와 북한이 차이가 없다. 둘다 벤투호가 넘어서 승점 3점씩을 획득할 상대일 뿐이다. 북한은 레바논과 스리랑카를 잡고 현재 2승으로 2차예선서 순항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달 투르크메니스탄과의 원정 1차전서 2대0 승리해 첫승을 올렸다.

주장 손흥민도 북한전을 향한 마음자세가 벤투감독과 똑같다. 그는 "다들 북한전에만 집중이 가 있는 것 같다. 한편 걱정이 된다. 북한하고만 경기하기 위해 소집된 것이 아니다. 일단 홈에서 치르는 경기를 잘 하고 북한전을 걱정해도 늦지 않다. 다가오는 경기에만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전으로 팀 분위기가 흔들리고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 집중하지 못하는 걸 미연에 차단했다. 손흥민은 아직 북한과의 A매치에 출전해본 경험이 없다. 평양도 처음이다. 그는 "(평양에 간다고 해서)별로 하고 싶은 것 없다. 경기하러 가는 것이다. 놀러가는 것 아니다. 대표팀에 온 선수로서 경기 하나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북한과 아시아 3차·최종예선서 총 4차례 맞대결했다. 당시 북한 홈 경기는 평양이 아닌 중립지역인 중국 상하이에서 두 차례 열렸다. 당시 허정무호는 상하이에서 2무를 기록했다. 북한의 밀집 수비가 견고해 고전했던 경기였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