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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연극 '맨 끝줄 소년', 2년 만의 귀환

화제의 연극 '맨 끝줄 소년'이 2년 만에 귀환한다. 남몰래 타인을 관찰하며 허구와 현실을 넘나드는 위험한 글쓰기를 하는 맨 끝줄 소년, 클라우디오가 돌아온다. 오는 24일부터 12월 1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맨 끝줄 소년'은 스페인을 대표하는 작가 후안 마요르가가 수학 교사 시절 시험문제의 정답 대신 '시험공부를 하지 못한 이유'를 적은 학생의 답안을 채점한 경험에서 모티브를 얻어 2006년에 발표한 희곡이다. 수학 이외에 관심이 없는 맨 끝줄 소년 클라우디오의 작문 능력을 알아본 문학교사 헤르만이 실제와 허구를 넘나드는 클라우디오의 이야기에 매혹되지만, 위험한 글쓰기로 인해 실제 주변 인물들이 혼란과 위기에 빠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연극은 철학처럼 갈등에서 출발하여 철학자들이 아직 답을 얻지 못한 질문들을 관객에게 던질 수 있다. 위대한 연극, 가장 좋은 연극은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맨 끝줄 소년'은 스릴 넘치는 연극적 상상력의 결정판을 보여준다.

출판 당시 클라우디오의 글쓰기로 묘사되는 주변 인물들의 모습과 상황을 독자들이 상상하며 읽는다는 점에서 연극적인 요소가 가득한 책으로 평가되었다. 스페인 최고 권위의 막스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으며, 프랑스의 프랑소와 오종 감독이 '인 더 하우스(In the House)'라는 제목으로 영화화하였고 2013년 개봉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극단 코끼리만보의 고(故) 김동현 연출로 2015년에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초연되었다. 배우들의 연기와 무대 세트, 코러스를 활용해 텍스트의 행간을 채워내며 공연 내내 숨죽이게 하는 긴장감을 선사한 수작으로 평가받았다. 글쓰기를 향한 소년의 아슬아슬한 도발로 작품성과 도덕성의 경계에 몰아세워진 헤르만 선생, 이들이 만들어 내는 팽팽한 갈등과 긴장이 공연이 끝난 후에도 관객에게 서늘하면서도 짙은 여운을 남긴다. 2017년 재공연은 초연에서 드라마투르그로 활약한 손원정이 연출을 맡아 진일보한 견고함과 조밀함으로 초연의 명성을 이었다.

'맨 끝줄 소년'은 음악과 독백으로 내러티브의 행간을 채워나가는 독특한 연극 화법으로 '마니아'를 탄생시키며 연극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배역과 '싱크로율 100%'로 역할을 소화해 "섬뜩할 정도로 차분한" 클라우디오를 연기하며 찬사를 받은 전박찬과 영화와 연극무대를 오가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이고 있는 안창현이 이번에 더블 캐스트로 나선다. 초연부터 문학선생 헤르만 역으로 참여하고 있는 박윤희, 라파의 어머니 에스테르 역의 김현영과 2017년 재공연에 이어 헤르만의 부인 후아나 역의 우미화가 선보이는 빈틈없는 앙상블은 작품의 완성도를 더한다.

입장권 가격은 2만원~5만원이며 예매는 예술의전당 홈페이지, 콜센터와 인터파크에서 가능하다. 극중 클라우디오의 교실 자리와 같은 1층 '맨 끝줄 좌석'은 2만원으로 책정해 눈길을 끈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