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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우의 관광 프리즘 전문가 좌담=한일 냉전시대, 대한민국관광산업의 대응전략

외생적 리스크가 관광 강국으로 발돋움 하려는 우리의 발목을 수시로 잡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한일경제전쟁을 유발한 일본이 변수다.

지난 7월 초 이뤄진 일본 정부의 부당한 수출 규제 조치는 우리 국민들 사이 일본 제품 불매와 일본 여행 거부 운동을 불러왔다.

이에 따른 한일간 냉각기도 어느덧 100일(10월 7일)을 넘어섰다. 일련의 사태가 한일 양국 경제에 영향을 주고 있지만, 그중 관광분야가 두드러진다.

과연 이 같은 상황에서 우리 관광은 어떤 대응전략을 견지해야 할까?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현실진단과 그 해법을 찾아보았다. 김형우 관광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참석 패널

▲이충기(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관광학부 교수)

▲김현주(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정책연구실장)

▲하상석(한국관광공사 일본팀장)

▲서태석(한국 라쿠텐 트래블 총괄본부장)

▲사회=김형우(스포츠조선 부국장)





1.< 한일 냉각기 속 관광 업계의 상황>

▶김형우= 한일간 냉각기가 100여 일째, 장기화 조짐도 보이고 있습니다. 관광분야 여파도 만만치 않은데요. 실제 관광 업계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하상석: 금년 상반기를 기준으로 방한 외국인 여행객의 현황을 보면 전체적으로 15.1%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방한 일본인의 경우 26.2%로 높은 증가세를 보여왔습니다. 하지만 7월 일본의 수출규제 시작 이후에는 증가율이 감소하며, 9월에 들어서는 전년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현재 신규 예약이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어, 10월 이후의 감소현상까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얼마나 영향이 나타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 국민의 방일과 관련해서는 8월 통계를 보면 전년대비 4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이 여파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던 일본의 인바운드 시장도 8월에 감소세(-2.2%)로 돌아선 상황입니다.

이렇게 양국 모두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상호간의 유치 마케팅을 전개함에 있어 많은 어려움이 따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서태석: 저희 회사의 일본인 관광객 방한 수치를 보면 7월은 전년대비 11.8% 증가했으나, 10월~11월 방한 예약 고객의 예약은 감소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특히 최근 일본인 관광객들의 호텔 예약에 변화가 있는데 5성급 고급호텔 보다는 3~4성급 호텔 이용객이 상당히 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는 일련의 상황 속에서도 비교적 저렴한 호텔을 이용하는 20~30대의 방문객은 건재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최근 인바운드 관련 여행업계가 전체적으로 고전하고 있지만 특히 항공사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FSC(Full Service Carrier·일반 대형 항공)의 요금이 LCC(Low Cost Carrier·저비용 항공) 요금과 거의 비슷한 상황까지 전개되는걸 보면 FSC가 훨씬 더 어려움에 처했을 것으로 가늠하고 있습니다.

▶김형우= 그렇다면 일본인 관광객이 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서태석: 구체적 분석은 어려우나, 일본 포탈에서 검색해보니 야후재팬과 구글재팬에서 "한국여행 위험?", "한국여행 괜찮을까?"에 대해 각각 15만 4000건, 8만8000건의 게시 글이 나오는데, 부정적인 내용이 많았습니다.

▶이충기: 일본에서 오래 거주한 한국인들에게 물어보면 일반 국민들은 정작 정치에 대해 관심이 없다고 얘기 합니다. 우리나라에 비해서는 일본인들의 감정은 덜 격할 것으로 예상되나, 아베 수상 등 정치인들의 한일관계에 대한 부정적 발언이 언론에 보도되면 일본인 관광객은 두려움이 생겨서 한국 방문을 꺼려할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 되었을 때 한일간 항공노선 감소 등으로 인해 항공료가 인상되면 한국보다는 다른 나라를 찾을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음에 업계는 우려하고 있습니다.

▶김형우= 말씀에 덧붙인다면 가해자와 피해자의 감정이 같을 순 없는 것이지요. 우리는 당한 입장이기에 일본인들 보다 감정이 격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수백 년 동안 누적되어 온 감정이거든요.

▶김현주: 아웃바운드 시장의 본격적인 급감은 8월부터 시작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우리나라 중장년층의 여행 취소율이 청년층보다 높았는데, 특히 중장년층은 패키지 관광수요가 높아서 관련 여행사의 피해가 클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관광객들은 안전민감도가 높습니다. 따라서 정치외교 이슈가 여행 시 안전의 문제로도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로 방한관광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 됩니다. 8월 중순부터 일본인 방문객이 감소하기 시작하였으니 9월 통계부터 더 면밀히 검토해서 연말까지 방한, 방일 규모를 꾸준히 체크해 볼 것입니다. 일본 관광객은 경험도가 높은 시장으로 고유한 특성이 있습니다. 때문에 일본시장에 특화된 여행사나 특정 업계, 특정 여행지역, 일본어 가이드, 특정된 물품(화장품 등)의 수입 감소가 우려됩니다. 따라서 업계마다 피해가 다소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형우 = 중국의 사드사태 때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지요? 사드 때는 우리의 피해가 컸었고요.

▶이충기: 사드 때와는 반대로 일본의 피해가 더 크죠. 한 해 방한 관광객 200~250만 명, 방일 관광객은 700~800만 명 정도이니 일본의 피해가 더 큽니다.

▶김형우 = 가격 경쟁력에 환율이 큰 작용을 하는데, 금번 사태 이전에 한일관광시장에서 우리가 환율 덕을 보고 있었지요?

▶하상석: 물론 최근에 환율도 방한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온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만,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 중 눈여겨 봐야할 것은 최근 일본 내 젊은 층의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입니다. 현재 일본시장에서 20~30대 여성층을 주 타깃으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는데, 20~30대 여성층은 물론, 10대 후반 연령층에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금년 상반기만 놓고 보았을 때에도 청소년·2030세대 관광객은 전년대비 35~40%이상의 성장률을 보였습니다. 이에는 K-Pop을 중심으로, 음식, 뷰티, 패션 등 한국문화 전반으로 폭넓게 형성되고 있는 이른바 신한류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일본 청소년 관광객의 방한 여행이 보다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하지만 최근 양국간 지속적인 정치적 현안, 북한 미사일발사 등으로 인한 안전에 대한 우려 등으로 청소년의 방한수학여행 등이 크게 위축되어 있는 것도 현실이어서 공사에서도 방한수학여행 단체에 대한 지원제도의 운영이라든지 수학여행 담당 교직자 초청 사업 등을 통해 이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해나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서태석: FIT(개별여행객)가 마켓을 리드하고 있기 때문에 문체부와 관광공사는 OTA(온라인여행사)와 협의하여 보다 적극적 마케팅을 펼쳐야하는 상황입니다. 라쿠텐 포함 타 OTA와 디테일한 논의를 통해 일본인 FIT를 다른 지역으로 빼앗기지 않고 그들이 다시 한국으로 방문할 수 있도록 보다 차별적인 마케팅을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김현주: 일본교통공사에서 분석한 결과, 겨울연가를 좋아하는 전통적인 중장년층 한류관광객은 감소하였고, 청소년 및 청년의 신한류계층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도 2030 여성 개별관광객이 한국 방문 비중이 늘어나서 일본과 비슷한 패턴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외교나 정치문제에 대해 민감하지 않은 청년층에 대한 전략적인 마케팅(예약 접근 방법 등)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

▶서태석: 최근 특이했던 상황 중 하나는 7월 중순에 일본인들의 10월 26~29일 방한 예약이 폭증했습니다. 이는 BTS 콘서트를 보러 오려는 관광객이 많았던 것이지요. 청년층은 특정 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으며, 정치적 문제가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반면 뉴스, SNS를 통해 올여름 홍대 앞에서 발생했던 일본인 여성 폭행사건이 비중 있게 다뤄지기도 했는데, 이에 대한 과정 및 결과 또한 자세하게 다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하상석: 일본내에서 일본인 폭행사건 관련 이슈는 차츰 줄어들고 있다고 판단되나, 한일 정치현안사안 등에 있어서 한국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의 뉴스가 일정 부분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에 관광공사에서도 이러한 부정적인 이미지의 확산을 바로잡고 방한여행의 긍정적인 이미지가 부각될 수 있도록 SNS 등을 활용한 홍보활동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2. <양국 업계의 반응, 현장 목소리는 ?>

▶김형우=한일 냉각기 속 관광 업계의 상황진단에서 구체적인 해법까지 말씀해주셨는데요. 일련의 상황에 대해 양국 업계의 반응, 현장 목소리는 어떻습니까 ?

▶김현주: '방일 한국인 관광객 48% 급감'에 대한 여론조사가 최근 일본 내에서 가장 크게 보도 되었는데요. 일본 현지에서는 도쿄올림픽을 앞둔 상황에서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에 구주, 미주, 동남아관광객 유치로 인바운드 시장 다각화를 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서태석: 현 상황이 실제 HIS(일본 최대 아웃바운드 여행사)의 주가(株價)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을 정돕니다.

▶하상석: 우리 LCC 노선의 경우 일본내 많은 지방도시로 취항하고 있는데, 대부분 한국인 승객 비중이 높습니다. 최근 많은 보도를 통해 알려졌듯이 큐슈지역처럼 한국인 방문 비중이 높았던 지방도시의 경우 큰 타격을 입고 있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김형우: 우리 기업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하상석: 업계 전반적으로 어려움이 있겠지만, 특히 국적 항공사가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서태석: 우리나라 지방도시에서 운항하는 LCC 노선은 대부분 한국인 송출 수입이 대부분입니다.

▶하상석: 그렇습니다. 일본인 관광객의 경우 김포, 인천, 김해공항, 부산항 이용객이 많고, 상대적으로 무안, 청주, 제주 등의 지방노선 이용객은 적은 편입니다. 이는 한국 지방도시를 연결하는 일본 노선은 아무래도 한국인 승객의 탑승비율이 높고, 일본인 수요는 상대적으로 적었었기 때문인데, 이러한 상황하에서 한국인 이용객의 급격한 감소는 한일노선을 운항하는 대부분의 국적항공사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김형우=이 교수님께서 마침 한일냉각기 관광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시죠? 어떤 내용입니까?

▶이충기: 최근 한일간 경색국면이 찾아온 후 진행 중인 연구가 하나 있습니다. 일본의 경제제재로 인해 일본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한 20명을 대상으로 삼았는데요.

그 결과 일본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한 사람들은 크게 주변사람들의 시선이나 사회분위기, 일본 내 반한 감정, 매체 보도, 반일감정, 애국심, 그리고 맞대응 경제보복 등에 영향을 받거나 이 같은 사항이 의사결정에 주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응답했습니다.

또 계획된 행동모형을 통한 일본여행 의사결정 연구를 통해 보면, 일본의 경제 제재로 인한 반일인식은 일본여행을 자제하려는 태도와 의지를 형성하게 되고, 주위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게 되어 결국 일본여행의도를 저감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분석결과 반일의식으로 인해 일본여행을 가지 않으려는 의도가 발생한 사람들은 실제행동에 있어서도 일본여행을 자제하였거나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 양국 업계 '투트랙 전략' vs '강경 대응 전략'에 대한 우리의 선택은?

▶김형우='정치와 경제는 별개로 대응하자, 문화-관광-스포츠 등 연성의 분야는 교류를 지속하자'는 이른바 '투트랙 전략'이 양국업계 일각에서 제기 되고 있습니다. 특히 관광시장에서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일본 측이 이 같은 주장을 더 적극적으로 펴고 있는데요. 하지만 '전혀 반성 없는 적반하장격의 일본에 경제적 논리만 앞세워 선뜻 화해의 손을 내밀 수만은 없다'는 강경한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과연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하상석: 우리 국민이 자발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No 아베' 'No Japan 운동'을 정부차원에서 제한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시간을 갖고 한일 양국간 상호노력을 통해, 가능한 한 조기에 관계가 개선되길 희망합니다.

▶김현주: 양국의 해외여행자유화 이후 인접국가인 만큼 양국 국민들이 자연스레 많이 찾았죠. 우리가 1989년 해외여행자유화 이후 일본을 찾은 것은 30년이 되었고, 1964 도쿄올림픽이후 일본인들의 방한관광은 55년의 역사를 지니게 되었습니다. 대단히 성숙된 관광시장인거죠. 그런 만큼 한일관광시장에 정부나 업계가 개입할 여지는 적다고 봅니다. 따라서 정부에서 특정 전략을 선택하여 제시하기보다는 민간교류차원의 시각에서 접근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 이를테면 양국 정부에서 관광객의 안전성을 담보하기 위해 노력하는 '성숙한 시각'으로 대응해야 할 것입니다.

▶서태석: 업계에 몸담고 있는 입장에서 조속히 해결되기를 희망합니다. 비록 선언적 차원 일지언정 한일 양국의 정치인들이나 경제인들이 자주 만나서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주면 업계에도 좋은 시그널로 작용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충기: 아예 교류하지 않으면 굳어질 수 있는 만큼 양국의 민간교류는 꾸준히 유지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교류하는 동안 서로에게 따뜻한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을 테고요.

▶하상석: 한일양국간 인적(관광)교류가 이미 연간 1천만 명을 넘어설 만큼의 큰 규모로 성장해 있습니다. 지금은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격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이러한 양국 간 교류 확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머지않아 양국간 교류는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현주: MB정부 당시 한일간 갈등이 있었을 때 제가 KTX에서 겪은 일화인데요. 일본인 단카이세대 중에는 한국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고 방문하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그런 노인 한 분을 만났는데, 저에게 아주 조심스럽게 "저 같은 노인 혼자서 한국을 여행하는 것이 위험하지 않을까요?"라는 질문을 하더라고요. 정말 많은 준비를 하고 찾은 여행객이 그런 걱정을 하고 있다는 점에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어차피 향후 해빙무드는 오겠지만, 올해 아웃바운드 추세는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예견 됩니다.

▶서태석: 일본 온라인상에서도 한국의 치안, 집회 & 시위 문제를 걱정하는 의견도 분분하며, 소수이지만, 한국 여행 보이콧을 언급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김형우 =아시다시피 대한민국은 외국인이 여행하기에 안전한 국가일진데, 일부러 그 같은 분위기를 더 조장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4. <2020 도쿄올림픽 관련 우리의 스탠스>

▶김형우= 2020도쿄올림픽이라는 메가이벤트와 관광도 관련이 적지 않죠. 일본은 도쿄올림픽을 후쿠시마원전사고 방사능 오염국가 희석과 더불어 문화강국 홍보의 계기로 삼으려 하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욱일기를 응원에 사용하려는 등 반평화적 행태도 노골화하고 있습니다. 마침 문재인 대통령도 얼마 전 UN총회에 참석해서 "남북 단일팀으로 도쿄올림픽에 참가하겠다"고 공언 했습니다. 최근 한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59%가 도쿄올림픽 보이콧 의사를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과연 우리는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할까요?

▶서태석: 일본은 이번 도쿄올림픽을 동일본 대지진을 딛고 일어선 일본의 부활을 보여주는 기회로 삼고자 합니다. 그렇다면 전 세계인의 일본에 대한 불안 요소를 없애는 등 이에 걸맞는 노력과 준비가 필요할 것입나다. 우리는 올림픽에 반드시 참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충기: 저 역시 도쿄올림픽에 참가 해야 한다고 봅니다. 일본의 후쿠시마산 음식물 섭취 강요는 지나친 발상인거죠. 일본은 음식물에 대해 가장 완벽하게 통제하는 나라로 통하고 있는데, 후쿠시마산 음식물을 공급하겠다니 어불성설입니다.

▶김형우= 사실 올림픽 불참은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닙니다. '평화'를 지향하는 올림픽 정신의 준수 문제도 있고, 특히 4년 동안 열심히 준비해 온 선수들의 장래문제와도 연결 되어 있거든요.

이왕 올림픽에 참가하려거든 남북단일팀으로 민족의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봅니다. 그간 남북화해와 한반도평화분위기에 훼방자로 일관해 온 일본에게 '원 코리아' 시위효과를 톡톡히 전해줄 수 있거든요.

일각에서는 도쿄 올림픽에 국산 음식물을 가져다가 우리 선수들에게 공급하자는 주장을 펴기도 합니다. 자연스럽게 전 세계에 후쿠시마산 음식물의 위험성을 부각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서태석: 먼저 일본에 대해 불안해하는 요소가 해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참가자들이 이번 도쿄올림픽을 통해 일본이 자랑하는 '오모테나시(최고의 환대)'를 진정으로 느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김현주: 한국이 올림픽 등의 메가이벤트를 개최할때마다 일본은 그 기회를 잘 활용해 왔지요. 우리도 도쿄올림픽을 기회삼아 구미주 관광객 수요를 한국으로 창출하는 방법도 필요할 것입니다.

▶이충기: 구미주에서 한국에 대한 인지도가 아직도 낮은 편이고 한국은 일본에 비해 열등재나 마찬가지였습니다. 한일 양국 관계의 개선을 전제로, 두터운 K-Pop팬을 타깃삼아 도쿄올림픽 방문 구미주 관광객을 유치하는 win win 전략을 세우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 김형우=일각에서는 일본과 연계한 도쿄올림픽 프로모션 관광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도 주장하는데.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하상석: 일본 올림픽을 활용한다는 차원에서는 물론 한일간 직접적인 공동사업도 생각해 볼 수는 있겠지만, 구미주 관광객 대상으로 한국-일본이 포함된 동북아 권역 관광이 동시에 고려되도록 홍보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도쿄올림픽 개최 기간 중에는 한국 홍보관을 설치해서 한국 관광을 홍보하는 기회로 활용할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이충기: 유럽에서 일본을 경유하여 한국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을 텐데, 사전에 관광공사 구미주 지사에서 상품개발을 통해 미리 한국 연계방문 마케팅을 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

▶서태석: 스카이스캐너나 트립어드바이저 등을 통해 연계관광 상품 홍보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하상석: 현지 여행사에서 올림픽을 계기로 한 동북아 지역 연계 상품의 형태로 개발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5. <한일 갈등 국면을 관광산업 체질 개선의 기회로 삼자!>

▶ 김형우:이번 한일 갈등 국면을 우리 관광산업 체질 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사드 사태 때는 적절하고도 신속하게 대응이 이뤄지지 못했죠.

2025년 일본에 카지노 복합리조트가 생기면 더 걱정입니다. 한 연구 통계를 보니 정선내국인카지노 출입객의 48%, 일반 관광객의 35%가 그곳을 찾을 의향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우리 관광산업의 체질 개선이 절실하다고 보는데요.

▶서태석: 전 세계 관광시장은 FIT로 크게 이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글로벌 OTA가 세계 관광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마케팅은 OTA와 협업이 불가피합니다. 각 OTA 채널 안에서 일본어 사이트 내의 '한국' 비중 및 한국 프로모션 캠페인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고, 각 OTA와 각국 플랫폼에 맞는 새로운 협업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형우= 글로벌 OTA가 이익을 다 가져가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 우려 됩니다.

▶서태석: OTA에 이득이 많이 갈 수도 있으나, 한국에 대한 송출객 증가를 위해서는 반드시 OTA 협업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충기: 젊은 세대는 온라인을 통해서 모든 예약을 완료합니다. 대부분 씨트립, 호텔스닷컴 등 외국 OTA를 통해 예약을 합니다. 외국 OTA에서도 결제 보안서비스, 훌륭한 숙박예약이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토종 OTA를 육성하여 글로벌 OTA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차원에서 지원해야 할 것입니다. 글로벌 OTA를 이용해서 국내 호텔을 예약해야하는 아이러니한 문제가 존재합니다. 이로 인해 외화유출 문제도 우려됩니다.

▶서태석: 인터파크, 호텔엔조이 정도가 국내 OTA 채널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시장 점유율 면에서 글로벌 OTA에 현격히 밀리는 상황입니다. 글로벌 OTA는 회원이라면 전 세계 누구든지, 어디든지 호텔 예약이 가능하도록 최적화되어 있으나 국내 OTA는 한국인에게만 객실판매가 가능합니다. 따라서 국내 OTA가 성장하려면 외국인도 이용 가능한 글로벌 OTA 채널로의 변화를 꾀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김현주: 체질 개선을 위해서는 시장 다변화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제1, 제2 인바운드 시장에 문제가 생기고 있는데, 위기 상황이 생겨야만 개선방안을 내놓는 것이 문제입니다. 아세안을 대안시장으로 공략해야 합니다. 아세안 국가는 외교적, 정치적, 역사적 마찰이 많지 않으므로 장기적인 관광수요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한-아세안 정상회의 및 한-메콩 정상회의를 부산에서 개최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한국에 대한 문화적 선호(한류)가 높아 관광수요로 이끌어 내야하는 것이죠. 베트남 관광객은 일본을 주된 관광목적지로 삼고, 한국을 경유지 정도로 삼고 있어서 한국을 최종목적지로 만드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한류를 패션 등으로 확장한다면 경쟁력이 있다고 봅니다. 최근 한 국내 방송프로그램이 태국 현지 촬영 중 물의를 끼쳐서 태국 내에서 반한감정이 생기고 있습니다. 따라서 아세안 국가의 문화, 자연, 역사 등을 이해한 후 치밀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김형우: "위기 상황이 생겨야만 비로서 개선방안을 찾는다"는 지적에 공감합니다. 여러 분야가 그렇듯 관광에서도 치료제 보다는 손쉬운 진통제를 구하는 태도가 반복 되어 왔지요.

부가가치가 높다는 중동시장은 대안 시장으로 볼 수 있을까요?

▶김현주: 중동시장은 원거리이지만 상위 고소득층의 한국 방문 비중이 높습니다. 럭셔리 트래블을 위해 가족단위 관광객이 한국을 찾는 경우가 많아서 포시즌스, 시그니엘, 신라 등의 럭셔리 호텔에 투숙하는 행태를 보입니다.

▶이충기: 우리는 그간 양적 성장에 비중을 더 두는 바람에 한류 문화 외에는 한국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집니다. 럭셔리 관광은 상류층만의 클럽이 따로 있는데, 홍콩에 소재한 럭셔리 관광 전문 여행사가 한국 럭셔리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상류층 관광객은 쇼핑보다는 한국의 대중적인, 서민적인 문화를 체험하는 것을 오히려 더 선호합니다.

▶ 김현주: 한국은 현대문화(한류)에 집중하였다면, 일본은 지역의 전통문화 체험을 연계한 럭셔리 관광(구미주 관광객 타깃)을 오랫동안 개발하였습니다. 우리나라는 도시관광에 치중하여 지역 분산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지역의 이색적인 문화 체험과 연계한 관광전략 구축이 장기적으로 필요합니다.

▶하상석: 예산 인력 등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이라는 측면에서는 현재 인바운드 관광의 주력인 중국 일본 시장에 우선순위를 두고 마케팅을 펼칠 수밖에 없지만, 말씀하신 시장 다변화는 관광공사에서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시장 다변화를 위해 현재 동남아의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와 같은 성장가능성이 높은 국가에 대해서도 집중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중동 지역 문화권에 대한 유치 마케팅 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금번 일본으로의 해외여행 자제분위기와 함께 수요 전환을 통한 국내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도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김형우=지역관광활성화에는 가격경쟁력과 콘텐츠도 중요합니다. 헌데 우리나라는 이미 고물가 국가입니다. 때문에 어느 정도는 현실을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바가지물가와는 다른 차원이지요. 지역 이기주의로 인한 매력도 감소의 문제도 존재합니다. 또한 이슬람교 등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와 존중도 필요합니다. 상대를 인정하고 그 문화를 존중한다는 것은 중요한 상생의 가치입니다. 관광지에 이슬람 관광객을 위한 기도실을 만들어 놓고도 특정 종교인들의 반발을 우려해 '이슬람기도실'이라는 팻말조차 붙여 놓지 못하는 상황도 목격한 바 있는데, 이 같은 마인드는 시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6. <마무리발언>

▶김현주: 한일 양국은 성숙시장이나, 양국의 가성비가 높지 않습니다. 일본에서도 한국인 방문 비중이 높으나 소비력이 낮아서 한국인이 방문하지 않아도 큰 문제없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성숙시장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지역의 관광요소가 일본에 비해 빈약해서 격차도 있고요. 따라서 앞으로 지역격차 해소와 지방 교류, 지역분산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서태석: 한류를 활용한 지방분산 방법이 필요합니다. 한류 스타의 고향지역과 연계하여 새로운 방식의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방법이 대표적입니다. 예를 들어, 특정 스타의 고향지역에서 콘서트를 개최하거나 스타의 고향지역을 발굴하여 해당 지역을 외국인이 찾아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되겠습니다. 민간 분야를 통해 지역관광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며, 또한 10월 일왕 즉위식에 우리 측 참석자 정도에 따라 한일 양국 경색 국면을 전환시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더불어, 한일 양국의 오피니언 리더 & 정치인들의 '교류재개' 등에 대한 선언이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하상석: 한일 양국 국민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기반으로 한 민간교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방한, 방일하는 양국 국민(한류스타의 일본 공연, 한국인의 비즈니스 방문 등)에게 비난하는 자세는 옳지 못하며, 건강한 민간교류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충기: 단기적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우나 장기적으로 보면 한일 양국이 서로 중요한 시장이므로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관광이 양국을 이해하는 데 큰 기여를 하는 만큼 관광차원의 교류가 필요합니다. 방한 방일 관광객의 격차가 큰 부분에 대해서만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일본인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여 한국 고유의 상품을 개발하고 충족시키는 방안도 필요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