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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이슈]합계 ERA 1.24, 가을야구도 증명한 LG 선발 '빅3'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LG 트윈스가 준플레이오프서 그나마 접전을 벌이며 시리즈를 끌고 갈 수 있는 건 선발 '빅3'의 활약 덕분이다.

상대 키움 히어로즈에 비해 불펜과 타력이 신통치 않지만, 1~3선발들은 어디 내놔도 에이스 대접을 받을 만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가을야구 실전 마운드에서 경쟁하듯 존재감을 과시중이다. LG는 지난 9일 잠실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정주현의 전천후 활약을 앞세워 4대2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 1승2패로 벼랑 끝에서 벗어나며 추격에 나섰다.

사실 승리의 발판은 LG 선발 케이시 켈리가 마련했다고 봐야 한다. 켈리는 1~2회에만 5안타를 허용해 2실점했지만, 3회부터 페이스를 찾고 6회까지 이닝을 소화하며 퀄리티스타트를 완성했다. 켈리가 추가실점을 막는 동안 LG 타선은 2회와 3회 한 점씩 만회해 동점을 만든 뒤 경기 후반 역전에 성공할 수 있었다. 경기 후 류중일 감독이 "켈리가 초반에 제구가 높게 형성되는 바람에 투구수가 많았다. 6회에 고민했는데 본인이 투구 의사를 밝혔고, 잘 막아줬다"고 했다. 5회까지 투구수가 94개로 교체 가능 시점이 됐지만, 6회에도 믿고 내보냈다는 얘기다.

켈리는 앞서 KBO리그 포스트시즌 데뷔전에서 호투해 류 감독을 기쁘게 한 바 있다. 지난 3일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이다. 올시즌 후반기 에이스 노릇을 하며 가을야구 1선발로 NC전에 나선 켈리는 6⅔이닝 동안 3안타 1실점의 역투로 3대1 승리를 이끌며 승리투수가 됐다. 직구 구속이 최고 152㎞까지 나오고, 투심, 커브, 커터 등 주요 구종을 모두 승부구로 던질 정도로 현재 페이스가 좋다.

타일러 윌슨 역시 KBO리그 첫 포스트시즌 등판서 눈부신 투구를 펼치며 에이스답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6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등판해 8이닝 동안 8안타와 1볼넷을 허용했지만,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제 역할을 다했다. 윌슨이 8이닝 무실점한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주무기인 투심과 커브를 앞세워 땅볼을 집중 유도하며 투구수를 최소화했고, 연속 안타를 피했다. 타선이 한 점도 뽑지 못한데다 마무리 고우석이 9회말 박병호에게 끝내기 홈런을 얻어맞고 경기를 내줘 주목받지 못했을 뿐, 전력분석팀의 평가는 '엄지척'이었다.

왼손 에이스 차우찬 역시 8년 만의 가을야구 선발등판서 쾌투를 과시하며 믿음에 보답했다. 지난 7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키움 타선을 7이닝 5안타 1실점으로 틀어막고 임무를 완수했다. 4-1로 앞선 상황에서 교체돼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으나, 구원진 난조로 팀이 패해 아쉬움이 크게 남았다. 차우찬의 포스트시즌 선발은 삼성 라이온즈 시절인 2011년 SK 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 이후 8년 만이다. 차우찬은 그동안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전천후로 활약한 덕분에 이번 가을야구서도 불펜을 겸하고 있다. 앞서 NC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선발 켈리에 이어 등판해 1⅓이닝 무안타 무실점으로 홀드를 올리기도 했다.

이들 선발 '빅3'의 이번 포스트시즌 합계 평균자책점은 1.24다. 이들은 내년 시즌에도 LG 로테이션의 축을 이룰 예정이다. LG가 타선 보강을 이룬다면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이란 평가를 받는 건 순전히 이들 3명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트시즌서 이를 증명하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