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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서 첫 월드컵 예선전, 벤투호 승점 3점만 생각한다

[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파울루 벤투 감독과 태극전사들이 처음으로 월드컵 예선 경기를 북한 평양에서 치른다. 8월 2일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남북대결의 평양 개최를 신청한 북한축구협회는 최근 AFC와의 미팅에서 똑같은 입장을 유지했다. 북한은 우리나라를 조별리그 다른 국가들과 동등하게 대우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8월초부터 정부와 협조 속에서 차분하게 북한과의 10월 15일 원정 A매치를 준비해왔다. 평양 원정을 제1안으로 했고, 북측의 입장이 달라질 경우 제3국 개최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묵묵부답이던 북측의 입장은 23일 확인됐고, 준비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KFA는 "아직 우리 선수단의 이동 경로가 확정되지 않았다. 우리 응원단 파견도 미정이다"고 밝혔다.

KFA는 중국 베이징을 경유한 평양 입성에 좀더 무게를 두고 있다. 만에 하나 육로를 통한 이동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2년 전 2017년 4월, 여자 대표팀은 AFC 아시안컵 예선전 평양 원정 때 베이징을 거쳐 북한에 들어가 1대1로 비겼다.

우리나라 남자 A대표팀이 북한에서 마지막으로 A매치를 치른 건 29년 전인 1990년 10월11일 친선경기였다. 당시 우리나라는 김주성의 전반 25분 선제골로 앞섰다가 후반 윤정수의 동점골(후반 4분)과 탁영빈의 역전골(후반 45분)을 허용, 1대2 역전패했다. 당시 홍명보 협회 전무이사, 최순호 전 포항 감독, 황선홍 전 FC서울 감독, 서정원 전 수원 삼성 감독 등이 뛰었다. 우리나라는 북한과 역대 A매치서 16번 싸워 7승8무1패를 기록중이다. 유일한 패배가 1990년 평양 원정이었다.

우리나라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아시아 3차와 최종예선 때 북한을 만났지만 당시 정치 상황이 좋지 않아 제3국인 중국 상하이에서 두번 맞대결했다. 당시 북한의 밀집 수비를 쉽게 뚫지 못해 두번 다 비겼다.

포르투갈 출신 벤투 감독은 이번 북한전에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그냥 우리나라가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 가기 위해 넘어야할 하나의 상대로 보고 있다. 벤투 감독은 남북한이 처한 정치적 상황을 이해하면서도 이번 아시아 2차예선전을 단순한 한 경기로만 접근하고 있다.

벤투 감독은 30일 10월 A매치 소집 명단을 발표한다. 9월 A매치에 차출된 에이스 손흥민(토트넘) 황의조(보르도) 나상호(도쿄) 정우영(알 사드) 김민재(베이징 궈안) 김영권(감바 오사카) 등이 다시 뽑힐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는 투르크메니스탄과의 아시아 2차 예선 원정 1차전(9월10일)을 2대0 승리했다. 나상호가 결승골, 정우영이 쐐기골을 넣었다.

태극전사들은 10월 7일 파주 NFC에 모인다. 스리랑카와의 홈 2차전은 10월10일 오후 8시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북한과 원정 3차전은 15일 오후 5시30분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다. 북한전은 TV로 생중계될 예정이다.

대표팀은 경로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경기 하루 전인 14일 평양에 도착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우리 선수들이 북한에 오래 머물면서 적응할 필요가 없다고 보는 것이다. 협회는 베이징 경유를 대비해 명단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차출 가능한 태극전사 50명의 비자 서류를 중국 대사관 쪽에 전달했다.

벤투 감독은 명단 발표를 앞두고 K리그 현장에서 K리거의 경기력을 확인했다. 또 손흥민 황의조 같은 유럽파 및 해외파들의 최신 몸상태도 체크해왔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