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양준혁에 대한 익명의 미투 폭로에 여론이 싸늘하다. 지난 2년간 터진 유명인 미투와 비교해보면 상반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폭로와 동시에 쏟아지는 비난 대신 폭로에 대한 의심을 갖고 지켜보자는 목소리가 크다. 양준혁이 출연하던 프로그램도 하차를 고심하기 보다 묵인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19일 포털사이트엔 전날 터진 양준혁의 미투 사건 관련 기사가 수백개나 쏟아졌고 온라인 커뮤니티도 이에 대한 의견 개진이 활발히 이뤄졌다.
대체적인 여론은 양준혁의 입장을 옹호하는 편이다. 18일 인스타그램에 올라 온 폭로글이 과거의 일인데다 근거 없이 단편적이라는 점, 무엇보다 게시글이 곧 삭제됐고 추가 반론이나 폭로가 없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네티즌들은 "단순히 하룻밤 잠자리를 묘사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양준혁이 명예훼손 등의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A씨는 "양준혁. 방송에서 보는 모습. 팬서비스 하는 모습. 어수룩해 보이는 이미지의 이면, 숨겨진 저 사람의 본성"이라고 밝혔다. 이어 "첫 만남에 OO성교 강요부터 당신이 몇 년 전 임XX 선수랑 다를 게 없잖아"라고 폭로하며 "뭐를 잘못한 건지 감이 안 오신다면서요. 계속 업데이트 해드릴게 잘 봐요"라고 전했다. 인스타그램 프로필 소개란엔 "뭐를 잘못했는지 모르신다구요? 난 수치심에 얼마나 죽고 싶은데.."라고 적었다.
계속된 추가 폭로를 예고했지만 해당 계정은 비공개로 전환된 뒤 곧바로 삭제됐다. 논란은 이미 커질대로 커진 상태. 양준혁의 이름은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양준혁의 소속사 JH 스포테인먼트 공식 홈페이지도 마비됐다.
양준혁은 곧 장문의 글로 자신의 입장을 전하며 강력한 법적대응을 예고했다. 양준혁은 "현재 인터넷상으로 저의 잠자는 사진과 글이 게재되면서 여러 시민들로 하여금 굉장한 오해를 불러 일으킬만한 내용으로 포장되어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저는 이번 유포사항과 관련 하여 변호사를 통하여 법적인 절차로 해결을 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양준혁은 "저는 유명인이라는 그래서 제약되는 행동의 굴레가 있습니다만 그러나 이렇게 악의적인 허위의 글을 올리는 것을 참을 수는 없다. 제 발자취에 대한 모욕이며, 제 미래에 대한 어둠이 되어버린 이번 사건을 저는 반드시 제거하려고 한다"라며 "미투 운동을 빌려서 하는 상대방의 이런 짓은 오히려 미투 운동의 본질을 폄훼하는 것으로 오도될 수도 있기에 이런 의미에서라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준혁의 법률대리인인 박성빈 변호사도 19일 스포츠조선과의 통화에서 "양준혁 관련 글을 SNS에 올린 여성 A씨에 대해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혐의와 협박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글의 내용이 사실이 아님을 증명하는 증거,A씨가 SNS와 메신저 등을 통해 양준혁을 협박하는 정황 등이 이미 확보되었다는 입장이다.
양준혁은 현재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며, JTBC '뭉쳐야 찬다'에 출연 중이다. 해당 프로그램도 양준혁의 활동에 문제가 없다는 내부 결론을 내렸다.
JTBC '뭉쳐야찬다' 측은 "정확한 사실관계가 밝혀지기 전까지 프로그램 차원의 특별한 조치계획은 없다. 이번주 방송 및 녹화 일정에는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MBC플러스도 당장 양준혁을 하차시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단 이번주는 (양준혁의)중계 일정이 없다. 다음주 중계는 아직 미정"이라며 "좀더 사태의 진행을 지켜본 뒤 행동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