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포스트시즌 진출을 사실상 확정한 LG 트윈스가 개인기록에서도 풍성한 잔치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투수 부문서는 선발과 불펜에 걸쳐 성과가 눈에 띈다. 마무리 고우석은 지난 13일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역대 최연소 시즌 30세이브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고, 정우영은 14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1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지며 강력한 신인왕 후보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고우석과 정우영은 LG가 발굴한 '10년 필승조'라는 평가다.
선발진도 눈에 띄는 기록 달성을 앞두고 있다. 타일러 윌슨, 케이시 켈리, 차우찬으로 이어지는 1~3선발이 모두 다승 '톱10'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5일 현재 다승 부문에서 켈리가 14승으로 공동 5위, 윌슨과 차우찬이 13승을 따내 공동 7위에 각각 랭크돼 있다.
3명의 LG 투수가 다승 상위 10명 이내에 이름을 올린 것은 역대 2번 밖에 없었다. 프로 출범 초창기인 1983년과 LG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 시즌인 1994년이다. MBC 청룡 시절인 1983년에는 이길환(15승) 오영일 하기룡(이상 10승)이 각각 4위, 공동 7위를 기록했고, 1994년에는 이상훈(18승) 김태원(16승) 정삼흠(15승)이 공동 1위와 3위, 5위에 각각 올라 최강 선발진을 구축했다.
이날 현재 3명의 투수가 다승 10위 안에 포함돼 있는 팀은 LG 밖에 없다.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 키움 히어로즈가 똑같이 2명이고,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가 각각 1명이다. 원투 펀치는 최고가 아닐 지 몰라도 1~3선발은 어느 팀에 견주어도 수준이 떨어지지 않는다.
이 가운데 켈리는 14일 KIA전에서 7이닝 6안타 2실점(1자책점)의 호투로 승리투수가 되는 등 후반기 에이스 역할을 이어갔다. 켈리는 후반기 8경기에서 5승3패, 평균자책점 1.94를 기록했다. 후반기 평균자책점이 KIA 양현종(0.47)에 이어 2위다. 켈리의 전반기 평균자책점은 2.77이었다. 외국인 투수들이 보통 후반기에 페이스가 처지는 점을 감안하면 켈리의 체력, 집중력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후반기 들어 4경기에서 4점 이상을 허용하며 난조를 면치 못했던 윌슨은 최근 2경기서 합계 13이닝 8안타 3실점의 호투로 컨디션을 회복, 신뢰를 재구축 중이다. 지난 12일 키움전에서는 2-2 동점 상황에서 내려가 승리를 따내지 못했지만 직구 구속이 최고 152㎞까지 나오는 등 구위 회복이 뚜렷했다. 류중일 감독은 최근 포스트시즌 1선발을 묻는 질문에 "윌슨이 우리 1선발이다. 포스트시즌 첫 경기 선발로 내보낼 것"이라고 했었다.
이 둘과 비교하면 차우찬의 후반기 부활은 극적이다. 차우찬은 3~4월에 4연승을 달리는 등 3선발로 이상없는 피칭을 이어가다 5월부터 난조에 빠져 전반기 막판까지 고전했다. 5월 5일 두산전부터 7월 6일 KIA전까지 약 2개월간 1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7.20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제구력과 구속을 회복하며 6~7이닝을 부담없이 맡길 수 있는 주축 선발 모습을 되찾았다. 후반기 8경기에서 6승2패, 평균자책점 2.66을 올렸다.
셋은 남은 시즌 2~3차례 선발등판이 가능하다. 승수를 추가할 수 있는 기회가 얼마든지 있다. 켈리는 2001년 신윤호(15승) 이후 18년 만에 LG 투수 최다승 기록을 세웠다. 윌슨과 차우찬도 데뷔 후 개인 최다승을 향해 순항중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