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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프로답다' 이승엽도 극찬한 KIA 야수들의 '슈퍼 캐치', 터너만 나오면 실책 연발 왜?

[부산=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대부분의 야수들은 팀 내 에이스가 선발등판한 경기에선 더 집중하기 마련이다. 연패를 끊거나 연승을 이어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KIA 타이거즈 야수들이 지난 11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슈퍼 에이스' 양현종의 기를 확실히 세워줬다. 이날 양현종은 강약조절로 롯데 타자들과의 수싸움을 완전히 압도하면서 86구만에 3안타 7삼진 무사사구 완봉승을 거뒀다.

양현종에게 롯데전 승리는 마지막 퍼즐이었다. 양현종은 올 시즌 롯데전에 두 차례 나왔지만 1패만 기록했다. 4월 17일에는 4이닝 3실점으로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고, 7월 18일에는 6이닝 6실점(3자책)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9연승 이후 첫 패배였다.

무엇보다 이번 시즌 두 번째 완봉승이자 최소투구 완봉승이다. 8월 4일 NC 다이노스전에선 99개의 공으로 9이닝 2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를 이끈 바 있다.

사실 양현종의 컨디션이 워낙 좋았던 것도 있었지만 야수들의 여러 차례 호수비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었다. 최근 2경기에서 9실책을 쏟아냈던 KIA 야수들은 180도 달라진 모습이었다. 다만 이날 시작은 실책이었다. 2회 말 2사 이후 황윤호가 윌슨의 평범한 2루수 플라이를 놓치고 말았다. 그러나 KIA 야수들은 곧바로 안정을 되찾았다. 4회부터 줄줄이 슈퍼 캐치를 과시했다. 4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전준우의 깊숙한 타구를 이창진이 가운데 담장에 머리를 부딪히면서 잡아냈다. 6회에는 김동한의 깊숙한 타구를 유격수 박찬호가 달려가 다이빙 캐치로 잡아냈다. 이 경기를 중계하던 이승엽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슈퍼 플레이"라며 엄지를 세웠다.

또 4-0으로 앞선 8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선 신본기의 3루 강습 타구를 고장혁이 다이빙 캐치로 잡아내 1루 송구까지 깔끔하게 연결했다. 기습번트를 대비해 전진수비를 하던 고장혁은 쉽지 않은 바운드를 잘 포구해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결정적 장면은 9회에 나왔다. 양현종의 시즌 두 번째 완봉승이 점점 눈앞에 다가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날 경기에서 첫 위기를 맞았다. 무사 1, 2루 상황에 놓인 것. 그러나 정 훈의 타구가 2루수 키를 넘기는 안타가 될 것처럼 보였지만 중견수 이창진이 빠르게 쇄도해 몸을 날려 공을 잡아냈다. '슈퍼맨'처럼 날았다. 결국 롯데는 더 이상 진루하지 못하고 완봉패를 당해야 했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한 부분이 있다. 야수들이 양현종만 등판하면 호수비를 펼치는데 외국인 투수 제이콥 터너가 등판했을 때는 실책을 연발하는 것일까. 우연의 일치일까.

기록만 봐도 그렇다. 최근 터너가 등판한 10경기에서 17개의 실책을 쏟아냈다. 지난 10일 사직 롯데전에선 4실책을 범하기도.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한 불운은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들 중 평균자책점 꼴찌(5.34)의 불명예로 이어졌다.

하지만 자업자득이라는 것이 현장의 판단이다. 박흥식 KIA 감독대행은 "볼이 너무 많으니 수비시간이 길어진다. 내외야에 서 있는 선수들의 집중력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내가 현역시절에도 그런 것을 경험했다. 오히려 공격적으로 투구해 안타를 맞아 주자가 계속 돌아가는 경우는 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물론 실책은 나오지 말아야 하는 부분이다. 실책에도 정도의 차이가 있다. 그것을 온전히 야수의 탓으로 돌리기에는 무리가 있다. 야구가 자신의 자리에서만 잘 하면 되는 것 같아도 백업 플레이 등 상호 연결돼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야수만 비난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부산=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