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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울산이 1위를 탈환했습니다!' 휘슬후가 더 뜨거운 울산[현장리포트]

"타경기장 경기가 이대로 끝난다면 우리 울산이 다시 1위로 올라섭니다."

24일 오후 7시 울산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 27라운드, 울산 현대가 상주 상무에 5대1 대승을 거둔 직후 그라운드 장내 아나운서의 '선두 레이스 실시간 생중계'가 시작됐다.

울산이 안방 대승과 함께 승점 3점을 확정지은 시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선 전북-성남의 추가시간 혈투가 진행중이었다. 후반 10분 성남 임채민이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1-0으로 앞서다, 후반 44분 전북 호사가 동점골을 밀어넣으며 1-1로 팽팽한 상황, 울산 팬들은 저마다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전북의 최종 경기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직전 26라운드, 지난 16일 전주성에서 펼쳐진 1-2위 맞대결에서 선두 울산은 '디펜딩챔피언' 전북에 0대3으로 참패하며 1위를 내줬다. 14년만의 우승을 목표 삼고, 15경기 무패를 이어온 '도전자' 울산으로서는 뼈아픈 완패였다. 이 패배로 승점 55의 울산은 승점 56의 전북에 밀려 '승점 1점차' 2위로 내려앉았다.

몇 분 후 신명난 장내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울산 그라운드에 울려퍼졌다. "전북이 성남과 1대1로 비겼습니다. 팬 여러분, 우리 울산이 다시 선두를 탈환했습니다!" 늦여름밤 종합운동장을 메운 울산 팬들이 "와!" 뜨거운 함성을 내질렀다. "지난 홈경기의 아쉬움을 골 폭풍으로 털어낸 리그 1위의 전사들입니다!" 상주를 꺾은 울산이 승점 58, 성남과 비긴 전북이 승점 57, 불과 8일만에 울산이 승점 1점차 선두를 탈환했다.

이날 울산의 '타경기장 생중계'는 흥미진진했다. 경우의 수가 첨예한 토너먼트 대회나 리그 최종전에서나 볼 법한 '쫄깃'한 긴장감이었다. 경기 후 팬들과 함께한 세리머니에도 선두 탈환의 환희는 이어졌다. "오늘의 승리 1위 탈환의 기쁨을 팬들과 함께 즐겨보겠습니다"라는 진행 코멘트에 따라 서포터와 팬들은 한목소리로 "이겼다! 이겼다!" 승전가를 목청껏 합창했다. "지금 이순간, 우리는 몇 위?"라는 장내 아나운서의 외침에 선수단과 팬들이 1위, 우승을 상징하는 검지를 일제히 치켜들었다. 모두가 하나 된 '1위 탈환' 기념촬영이었다.

울산과 전북의 '엎치락 뒤치락' 선두경쟁은 흥미진진하다. 1-2위 팀들에겐 살 떨리는 혈투지만 팬들에게는 가슴 떨리는 볼거리다. 지난해 1강 전북이 스플릿리그 시작 전 우승을 확정했다. 수년간 '어차피 우승은 전북'이라는 프레임의 K리그였다. 울산 현대의 분전속에 올해는 양상이 다르다. 건전한 경쟁은 K리그 발전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전북과 울산을 두루 경험한 '울산 캡틴' 베테랑 이근호는 우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아직 너무 많이 남았다"며 말을 아꼈지만 "올해 작년과 다른 느낌은 있다. 울산은 올해 꼭 해야 한다,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있다"고 했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맨시티와 리버풀처럼, 전북과 울산의 엎치락뒤치락 선두다툼이 시즌 끝까지 이어질까? 이근호는 "전북은 꾸준히 잘해왔다. 전북은 아마 안질 것이다. 결국 우리 울산이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우리도 끝까지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 11일 대구와의 홈경기 퇴장 징계(5경기 출전정지)로 인해 '안방' 관중석에서 대승을 지켜본 김도훈 울산 감독은 강한 우승 자신감과 선수들을 향한 확고한 신뢰를 표했다. "우리 선수들은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는 선수들이다. 오늘 경기와 준비과정을 통해 우리 선수들이 우승할 자격이 있는 선수들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시즌 마지막까지 더 많은 기대를 할 수 있게 됐다. 올해는 우리 선수들이 틀림없이 잘할 것이라 믿고 있다." 울산=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