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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분석] 체코 절대 에이스 사토란스키, 한국 추격 저지한 '침묵의 암살자'

[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한국이 체코에 졌다.

한국은 25일 인천삼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현대모비스 초청 4개국 국제농구대회 체코와의 2차전에서 97대89로 패했다.

8월31일부터 중국에서 열리는 농구월드컵 대비한 친선대회. 체코는 FIBA 랭킹 24위의 동유럽 농구 강국이다. NBA에서 활약하고 있는 포인트가드 토마스 사토란스키가 에이스다.

▶1쿼터=사토란스키, NBA 리거의 클래스

NBA 리거 토마스 사토란스키의 날카로운 패스로 체코는 포문을 열었다. 3점슛 실패, 하지만 야쿠부 시리나가 공격 리바운드를 잡은 뒤 바스켓 카운트.

한국은 정돈되지 못했다. 실책에 이은 체코의 속공. 보이체스 흐루반이 덩크슛. 5-0, 한국 벤치는 첫번째 작전타임.

이때, 최준용이 절묘한 패스로 김선형의 골밑슛을 유도했다. 한국의 첫 득점. 하지만, 체코는 곧바로 교과서적 플레이로 흐름을 뺏기지 않았다. 사토란스키가 스크린을 받은 뒤 미드 점퍼로 응수. 마치 슬램덩크에서 산왕공고와 맞붙은 북산고 강백호가 슈퍼 덩크를 터뜨리자, 곧바로 산왕공고 이명헌이 교과서적 미드 점퍼로 응수한 것과 오버랩되는 장면.

24일 리투아니아와 마찬가지로 체코 역시 매우 정교하면서 교과서적 농구를 했다. 사토란스키는 곧바로 날카로운 컷인으로 골밑 돌파. 픽&롤과 골밑에서 짧은 패스로 팀 동료를 절묘하게 활용했다. 가장 확률높은 득점을 했다.

하지만, 한국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김선형은 폭풍같은 골밑 돌파와 반칙으로 3점 플레이. 김종규가 순간적 빈틈을 이용, 3점포를 꽂아넣었다. 여기에 한국은 얼리 오펜스에 의한 김선형의 3점슛 2개를 포함, 연속 8득점으로 기세를 올렸다. 결국 23-26, 3점 차 뒤진 채 1쿼터가 끝났다. 한국 입장에서는 성공적 1쿼터였다.

▶2쿼터=체코의 탄탄한 기본기

1쿼터 체코가 골밑을 집중적으로 노렸다면, 2쿼터는 공격 패턴 자체가 외곽 중심으로 바뀌었다. 코너를 넓게 쓰면서 외곽을 노렸다. 브레이크 실브, 제로미 보하치가 잇따라 3점포를 터뜨렸다. 1대1 개인 능력이 아닌, 철저히 약속된 플레이로 골밑을 노리면서 절묘한 패싱으로 3점 오픈 찬스를 만들었다. 한국 디펜스는 순간적으로 흐트러지는 모습이 많이 나왔다. 라건아가 단독 속공으로 반격했지만, 한계가 있었다.

체코는 수비를 강화했다. 이대성 이정현이 수비수를 달고 3점포를 시도했지만, 불발. 체코는 7분44초를 남기고 다시 사토란스키를 투입했다. 스크린을 받은 뒤 골밑 미스매치를 노린 뒤 외곽으로 절묘한 패스를 연결했다. 너무나 칼같은 플레이였다. 코너에서 라건아가 매치업이 되자, 직접 3점포를 터뜨리기도 했다. 한국 수비는 외곽에서 무너졌다. 무려 5개의 3점포가 터졌다. 대부분 오픈 찬스였다. 센터 파트릭 아우다(2m6)가 오픈 3점슛, 그리고 돌파 후 절묘한 피봇 플레이로 연속 골밑슛을 성공시켰다. 왜 빅맨이 정확한 외곽슛이 필요한 지 보여준 단적 장면이었다. 점수는 점점 벌어졌다. 한국은 라건아의 간헐적 골밑 공격 외에는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클래스의 차이가 있었다.

2쿼터 막판 김선형이 절묘한 돌파로 골밑슛을 올렸지만, 한계가 분명했다. 결국 56-37, 19점 차 체코의 리드. 신장의 문제도 있었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체코의 탄탄한 기본기에서 발생했다.

▶3쿼터=사토란스키, 에이스의 품격

한국은 3쿼터 외곽 출발을 김선형-이대성 라인으로 변경했다. 이대성의 3점포가 3연속 터졌다. 김선형의 어시스트가 동반됐다. 트랜지션에 의한 오픈 3점슛이었다. 56-46, 10점차. 체코가 작전타임을 불렀다.

이때, 최준용이 오른 어깨를 잡고 쓰러졌다. 교체됐다.

체코는 다시 확률높은 공격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슈터 흐루반이 스크린을 받은 뒤 날카로운 골밑돌파를 성공시켰다. 사토란스키가 정효근과의 몸싸움을 이겨내고 가볍게 골밑슛. 한국 추격 흐름이 끊어졌다.

61-46, 다시 15점 차이. 친선대회였지만, 실전을 방불케했다. 골밑 몸싸움이 치열해졌다. 라건아와 체코 최장신 센터 온드레이 발빈(2m17)이 충돌, 예리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두 선수가 동시에 U파울을 받았다.

경기는 다시 팽팽해졌다. 라건아의 골밑슛, 그리고 이대성과 라건아의 절묘한 2대2 공격이 이어졌다.

이때, 또 다시 에이스가 움직였다. 사토란스키는 비하인드 백패스로 외곽에 연결했다. 당황한 한국 수비가 따라갔지만, 골밑패스로 오픈 찬스가 났다. 정효근의 턴오버가 이어지자, 사토란스키는 단독 속공, 강력한 덩크슛을 터뜨렸다.

이대성이 날카로운 돌파, 코너의 정효근에게 연결했다. 3점포가 터졌다. 이대성이 스크린을 받은 뒤 외곽 3점포를 터뜨렸다. 한국이 기세를 올리는 순간, 사토란스키는 허 훈 앞에서 장거리 3점포를 가볍게 성공시켰다.

에이스의 품격이 느껴지는 플레이.

기세가 꺾이자, 체코는 다시 예리한 조직력으로 치명타를 먹였다. 보하치의 날카로운 백도어, 이후 얼리 오펜스에 의한 오픈 3점포로 달아났다. 80-59, 21점 차.

▶4쿼터=고군분투 라건아

라건아는 고군분투했다. 4쿼터 초반, 한국의 공격은 라건아에게 집중됐다. 포스트 업은 투박했지만, 파워가 있었다. 체코의 센터진도 곤혹스러워했다.

단, 체코는 너무나 굳건했다. 4쿼터 다시 코트를 넓게 쓰면서 내외곽을 고루 공략했다. 특히, 제로미 보하치는 외곽에서 확률높은 3점포를 터뜨리면서 공격을 주도했다.

이때, 한국은 라건아가 골밑에서 연속 리바운드와 득점을 하기 시작했다.

경기종료 3분 여를 남기고 3점포를 터뜨리기도 했다. 82-92, 10점 차. 한국이 거센 추격을 하자, 경기를 마무리하던 체코는 벤치에서 쉬던 에이스 사토란스키를 재투입했다.

한국은 침묵하던 이정현이 슈팅 파울을 유도하며, 자유투 2개를 깨끗이 성공. 8점 차까지 좁혔다.

그러나, 사토란스키는 기어이 미스매치를 이용, 골밑슛을 성공시키며 또 다시 흐름을 끊었다.

한국은 이정현이 3점슛을 시도했지만, 밸런스가 제대로 맞지 않았다. 에어볼. 남은 시간은 1분.

한국의 기습적 더블팀. 박찬희가 사토란스키의 공을 가로챘지만, 파울. 반칙으로 선언됐지만, 경기 끝까지 이런 디펜스는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한국은 이정현의 속공으로 다시 추격했지만, 남은 시간이 얼마 없었다. 체코는 보하치가 또 다시 깨끗한 3점포. 승패는 결정됐다. 단, 5.5초를 남기고 정효근이 바스켓 카운트를 얻어냈다.

확실히 동유럽 강호 체코는 강했다. 신체조건이 문제가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공수에서 스크린 대처가 수준 높았다. 여기에 사토란스키가 전체적으로 조율하면서 체코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보완할 점은 많았지만, 한국도 나름 잘 싸웠다. 농구월드컵에서 맞붙을 강호 러시아, 아르헨티나와의 '전초전'으로 좋은 예방 주사였다. 인천=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