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인터뷰 종합]'오세연' 예지원 '엄마도 사랑받고픈 여자…'연애의맛' 출연해볼까?'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결혼이요? 생각은 있죠. '연애의맛' 출연해볼까?"

배우 예지원이 작품 내외로 뜨거웠던 드라마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에 대해 "나를 찾아서 떠난 여행, '엄마도 여자다'라는 걸 느낀 작품"이라는 속내를 전했다.

예지원은 21일 서울 한남동 '푼토나인'에서 채널A 금토드라마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이하 '오세연')' 종영 기념 인터뷰를 가졌다. '오세연'은 금기된 사랑으로 인해 혹독한 홍역을 겪는 네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 격정멜로로, 오는 24일 16회로 종영한다.

극중 예지원이 맡은 최수아는 출판사 사장 이영재(최병모)의 아내이자 이아진(신수연), 이아람(심혜연) 자매의 엄마다. 남편과 맞바람을 피우던 최수아는 화가 도하윤(조동혁)에게 걷잡을수없이 빠져들지만, 남편과 두 딸을 비롯한 가족들로부터 버림받는다.

1973년생인 예지원은 어느덧 마흔을 넘겨 지천명이 머지 않은 나이에도 인상적인 미모를 간직한 배우다. 하지만 예지원은 자신의 미모에 대해 '예쁘다는 생각을 해본 적 없다'며 웃었다.

"전 30대 후반까진 예쁘다는 얘길 듣지 못했어요. 감독님들도 '외모는 좀 아쉽지만 연기력으로 버티는 배우'라고들 하셨죠. 그런데 40대 되니까 갑자기 예쁘다고들 하네요. 이 나이에 아직 처녀로 남은 배우가 별로 없어서 그런가 싶어요. 결혼도 안했고, 아이도 없고."

예지원은 '오세연'에 대해 "나를 찾아가는 이야기, 엄마도 여자다, 사랑받고 싶은 여자로서 소통하는 이야기"라고 정의했다. '오세연'은 불륜을 전면에 내세운 드라마인 만큼 방송 초기엔 불편한 시선에 시달렸지만, 점점 시청자들의 애정이 커지면서 채널A 드라마로는 첫 시청률 2%를 돌파했다. 예지원은 "포상휴가 기준은 3%였다. 좀 아쉽다"고 웃으면서도 "기대 이상의 성과"라며 만족했다.

"사실 댓글을 잘 안보는데, 이번 드라마는 처음부터 시청자들의 반응을 살폈어요. 소재가 불륜이다보니 '불륜 미화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고, 일본 드라마 원작이 있으니까 부담스럽기도 했어요. 특히 극 초반부가 불륜인데 너무 예쁜거 아니냐고 반응이 안 좋았는데…배우들이 선남선녀고, 인물 설명 과정에서 영상이 너무 예뻐서 그랬던 것 같아요. 하지만 뒤로 갈수록 '불륜 방지' 드라마가 되죠."

예지원은 '오세연'에서 조동혁과 수위높은 키스신을 소화하는가 하면, 화가인 조동혁 앞에서 옷을 벗으려는 장면이 등장하는 등 파격적인 19금 연기를 소화했다. 하지만 예지원은 "사실 어느 드라마에나 나오는 흔한 키스신"이라며 미소지었다.

"불륜, 파격, 섹시 이런 수식어가 있어서 시청자들이 더 야하게 보는 것 같아요. 아마 로맨틱 코미디였다면 다르게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캐릭터나 상황의 힘이 크죠. 하긴 소파신은 좀 야하긴 했어요. 우리 엄마도 좀 당황하셨으니까. 씬이 좀 격정적인 부분이 있어서, 수위에 대해서 제작진하고 이야기도 많이 했죠."

예지원은 상대역이었던 조동혁의 연기에 대해 "불륜계의 순결남이자 로망"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월화수목금 다른 남자를 만나던 최수아는 도하윤을 만나면서 첫사랑을 만난 것처럼 흔들리다 불행해진다. 예지원은 "불륜에 대한 혹독한 '천벌'을 보여주는 캐릭터"라며 "배우인 저도 모두에게 버림받은 비참함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혀를 찼다.

"평소엔 드라마 끝나면 하루종일 청소를 하거나, 친구 만나서 수다를 떨면서 캐릭터를 털어내요. 그런데 이번엔 아무것도 안하고 집에서 영화랑 드라마만 보고 있어요. 작가님이 저하고 박하선 씨를 걱정할 정도에요. 도하윤에게로 가는 이유는 갈 곳이 없어서죠."

예지원은 '오세연'에서의 엄마 연기에 대해 "두 딸(신수연 심혜연)과 함께 연기하는 장면이 의외로 편했다. 딸들이 연기를 잘해줘서 굉장히 자연스럽게 할 수 있었다"면서 "어머니는 '정신연령이 비슷해서 그래'라고 하셨다"며 웃었다.

"'오세연'은 말하자면 엄마도 여자이고 싶다, 나를 찾아가는 이야기인 것 같아요. 다른 사람 아닌 우리들의 이야기죠. 최수아는 결혼한 여자, 아기 엄마인데 전 40대지만 처녀잖아요. 그 결혼 생활의 내공을 표현하는게 이번 드라마에서 제 숙제였던 것 같아요. 사실 제 입장에선 그 감정선을 간접 경험하는 거잖아요. 결혼은 학교에서 배우지 못하고 살아봐야아는 거니까, 부부 사이에 꼭 함께 봐야할 드라마라고 생각해요."

예지원은 박하선, 이상엽과의 케미에도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상엽은 공교롭게도 2017년 역시 불륜을 다른 일본 드라마 리메이크 작품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에서도 함께 호흡을 맞춘 사이다. 예지원은 "정말 예뻐하는 동생인데, 진짜 멋진 남자더라. 연기 잘하는 건 알았는데, 깜짝 놀랐다"며 웃었다.

"도하윤과의 사랑은 사랑이고 성장통이라면, 손지은(박하선)과는 워맨스라서 더 연기하기 어려웠어요. 최수아에게 지은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의 대나무숲 같은, 해방감 그 자체죠. 외로운 여자가 마음놓고 수다떨 수 있는 내편, 남자 얘기를 뻔뻔하게 자랑할 수 있는 사람. 수아가 지은이를 찾아갈 때면 제가 더 설레더라고요. 엄마 연기는 아이들 덕분, 아내 연기는 박하선 덕분에 몰입도가 좋았죠."

'오세연'은 방송 전 본격 불륜 드라마라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하지만 예지원은 "요즘 길을 걷다보면 '오세연 봤다'면서 말을 거는 팬들이 많다. 배우로서 힘이 난다"고 뿌듯해했다.

"드라마 다 보신 분들은 아실 거에요. 도입부가 좀 자극적이긴 했지만, 한 5화부터 '오세연'은 불륜 방지 드라마였다고 생각해요. 영상도 정말 아름답지 않았나요? 저희 엄마한테 오랜만에 효도한 작품 같아요. 제가 오랜만에 엄마의 자랑거리가 됐어요."

한편으론 '오세연'을 통해 예지원은 결혼에 대한 생각이 좀더 구체화됐다고 설명했다. 더욱 신중하게 결혼을 고민하게 됐다는 것. 예지원은 최근 '연애의맛'을 통해 결혼하고 아이까지 낳은 배우 이필모와도 지인을 통해 가까운 사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결혼해서 불행하다면 내 탓이잖아요. 내 선택에 책임져야하는 거고. 내년엔 어떻게 되겠지 하다가 어느새 이렇게 됐네요. 옛날에 무용할 때는 전화통에 불날 만큼 인기 많았는데. 이래서 아직 결혼을 못했나 봐요. 나이 들고 연차가 높아지니까 아무래도 어렵죠. 저도 '연애의맛'에 한번 나가볼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