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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순간]벤 라이블리를 살린 박계범의 결정적 호수비

[대전=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박계범이 벤 라이블리를 살렸다.

삼성 라이온즈 유격수 박계범은 20일 대전 한화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13차전 경기에서 1회 결정적인 호수비로 라이블리의 실점을 막았다.

2-0으로 앞선 1회말 한화 공격. 삼성 선발 라이블리는 데뷔 두번째 마운드에 섰다. 지난 13일 인천 SK와의 데뷔전에서 5이닝 동안 4사구 7개를 허용하며 5안타 4실점 패전투수가 된 이후 두번째 선발 마운드. 1회를 잘 넘기는 게 그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1사 후 장진혁에게 안타를 맞은 뒤 견제 아웃을 잡아냈지만 비디오 판독이 늘어졌다. 무려 4분이나 걸려 판정이 세이프로 번복됐다. 잡아냈던 주자가 다시 살아났다. 기분도 밸런스도 잃기 딱 좋은 상황. 설상가상 1루 견제구가 뒤로 빠지며 2루 진루를 허용했다. 투수 송구실책으로 기록됐지만 1루수 러프가 포구할 수 있었던 공. 이래저래 불길한 느낌이 들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호잉이 친 강한 땅볼 타구가 투수 옆을 스쳐 중견수 쪽으로 빠져나갈 듯 했다. 호잉도 당연히 안타를 예상하고 처음에 곡선 주로로 달렸다. 하지만 이내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삼성 유격수 박계범이 2루 베이스 근처에서 슬라이딩 캐치한 뒤 정확한 송구로 호잉을 1루에서 잡아냈다. 이닝 종료. 실점을 막아낸 슈퍼 캐치였다.

격하게 환호한 라이블리는 박계범을 기다렸다가 하이파이브 하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호수비 원조에 2회 삼성이 2점을 더 보태 4-0을 만들자 라이블리는 신바람이 났다. 빠른 볼카운트에서 승부를 펼치며 쾌투를 시작했다. 2,3회 연속 삼자범퇴 행진. 3회 2사 후 최재훈부터 시작해 4회 세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는 등 4연속 탈삼진도 기록했다.

박계범은 1회 호수비 이후에도 잇단 까다로운 타구들을 안정적으로 처리하며 라이블리를 도왔다. 박계범 등 야수들의 도움 속에 결국 라이블리는 이날 151㎞의 빠른 공과 투심, 커브, 슬라이더 등을 앞세워 9이닝 4안타 12탈삼진으로 무4사구 완봉승을 완성했다. 5대0 승리 후 그는 "동료 야수들의 호수비가 엄청 도움이 됐다. 실제 덕아웃에서도 내게 '모든 공을 잡아주겠다'고 힘을 주더라. 이런 부분이 팀을 강하게 하는 원동력"이라며 동료에게 공을 돌렸다.

타국 리그 적응중인 외국인 투수에게 초반 기억은 중요하다. 리그 적응 성공을 좌우할 수 있다. 만약 박계범의 1회 호수비가 없이 1-2 추격의 적시타로 이어졌다면? 예측하기 힘든 결과로 이어졌을 공산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런 면에서 박계범의 1회 호수비는 이날 경기를 넘어 라이블리의 한국 무대 연착륙에 있어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었던 결정적 장면이었다.

대전=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