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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FC 명물' 공룡좌 1호와 2호가 만났을 때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지난 11일, FC서울과 강원FC의 2019년 하나원큐 K리그1(1부 리그) 25라운드 대결이 펼쳐진 서울월드컵경기장.

강원의 원정 응원석 쪽에 주황색 공룡 한 마리와 갈색 공룡 한 마리가 나타났다. 어느덧 '강원의 명물'로 유명해진 포테이토사우루스, 이른바 공룡좌 1호와 2호(편의상)였다. 사실 공룡좌 1호와 2호가 상암에 동시에 출몰한 것은 처음이다.

사실 공룡좌 1호는 지난 5월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 7월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19라운드 원정에는 개인 사정으로 직관을 올 수 없게 됐다. 바로 그때, 공룡좌 2호가 '대신' 경기장을 찾아 응원했다. 이렇게 탄생하게 된 공룡좌 1호와 2호는 드디어 상암에서 공동 응원에 나섰다.

인기 만점이었다. 30도를 넘는 뜨끈뜨끈한 날씨만큼이나 공룡좌 1호와 2호를 향한 관심도 무척 높았다. 팬들, 특히 어린 아이들은 공룡좌와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기도 했다. 오른쪽에 서 있는 공룡좌 1호와 사진을 찍은 어린이는 왼쪽에 있는 2호쪽으로 쪼르르 달려가 인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공룡좌 1호와 2호는 서로가 어색한 듯했다.

공룡좌 원조격인 권 현(33) 씨는 "사실은 잘 모르는 사이다. 인사만 나눴다"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지 말라는 공룡좌 2호 역시 "잘 모르는 분"이라며 주춤거렸다.

그렇다. 두 사람은 전혀 모르는 사이. 권 현 씨는 "창단 때부터 팬이었다. 그때는 곰돌이 잠옷을 입고 응원했다. 그런데 팀이 챌린지(K리그2)로 강등됐고, 마침 곰돌이 잠옷도 낡아서 그냥 평범한 옷을 입고 응원하러 다녔다. 어느날 인터넷에서 공룡옷을 입고 민속촌에 간 분들의 영상을 봤다. 재미있을 것 같아서 5만 원쯤 주고 공룡옷을 구입해 입고 다니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포테이토사우르스라는 말이 마음에 든다. 하지만 어느새 다들 공룡좌라고 해주신다. 팬들은 물론이고 선수들도 많이 알아본다. 나는 엄청난 '성덕'(성공한 덕후)"이라며 웃었다.

공룡좌 2호는 "서울에 살지만 고향이 강원이다. 공룡옷을 입게 된 건 원조 공룡좌님께서 개인 사정으로 서울 원정에 오시지 못한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그때 아는 분을 통해 건너건너 대신 입어보겠다고 말씀 드렸다. 나도 뭔가 이름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딱 떠오르지 않는다"며 쑥스러워 했다.

많이 어색한 사이. 그러나 두 사람은 한 마음 한 뜻이었다. 날씨가 덥지만 팬들을 위해서라면, 강원이 승리할 수 있다면 얼마든 희생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두 사람은 각각 "강원 승리"를 외치며 웃었다. 강원은 17일 수원 삼성과 격돌한다.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