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폭염에 지친 팬심 잡아라'…K리그 '쿨링서비스'경쟁 후끈

'폭염에 지친 팬심을 잡아라.'

열대야를 동반한 무더위가 본격화되자 K리그 구단들이 한층 바빠졌다.

폭염에 지쳐 한 발자국도 움직이기 싫은 팬심을 잡기 위해 각종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수원FC의 '워터 캐슬' 등 인천, 전남, 부천의 워터파크는 '축캉스(축구+바캉스)'의 대표 상품이 됐다.

이에 질세라 다른 구단들도 다양한 '쿨링 서비스' 경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이열치열'이 아니라 축구장에서 더위를 피한다는 의미로 '이축치열'로 후끈 달아오른 것이다.

먼저 부산 아이파크는 '쿨링포그'를 선보였다. 쿨링포그 시스템은 정수 처리한 물을 특수 노즐을 통해 인공 안개로 분사하는 것으로, 더운 공기 중에 분사된 물이 기화하면서 주위의 온도를 3~5도 낮추는 원리다. 공기 중의 먼지와 오존 발생을 줄여 대기를 깨끗하게 만드는 효과도 있다.

부산 구단은 구덕운동장에 일반석, 프리미엄석 출입구 및 난간에 쿨링포그를 설치해 팬들이 폭염과 미세먼지 저감을 통해 쾌적하게 홈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쿨링포그는 '2019 경기장 관람환경 개선 지원사업' 공모에 지원했다가 우수사업으로 선정되면서 설치하게 됐다고 한다. 부산뿐만 아니라 FC서울, 상주 상무 등 5개 구단이 쿨링포그를 설치해 가동에 들어갔다.

이와 함께 FC서울은 지난 주말 홈경기부터 대형 워터파크를 선보였다. 수영장 크기만 10mX20m에 달하는 워터파크는 워터슬라이드와 선베드까지 구비해 피서지 분위기를 연출하도록 했다. 여기에 서울 구단은 붙이면 시원해지는 쿨패드와 응원 부채를 관중에게 선물하고 아이스크림 푸드트럭도 가동하기로 했다.

여름철 더위가 남다르기로 소문난 대구와 울산의 구단들도 '쿨링 서비스'에서 뒤지지 않는다. 울산 현대의 올여름 트레이드마크는 '물대포'다. 서포터스석 앞에 대형 물대포 기계를 여러개 설치해 경기 중 땀에 젖을 때마다 시원한 물대포를 쏘아준다. 젊은 층이 많은 서포터들은 '물놀이 페스티벌'에 익숙한 터라 옷이 흠뻑 젖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물대포'의 매력을 만끽하며 경기를 즐길 수 있다.

울산은 지난 11일 대구FC와의 홈경기에서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야외 물놀이장을, 올여름 처음으로 가동했다. 수원FC의 '워터 캐슬'처럼 대형 에어바운스에 청정수를 담아 어린이 수영장으로 제공한다.

여름철 더운 지역의 대명사 대구를 연고지로 한 대구FC는 DGB대구은행파크 앞 광장에서 아예 상설 물놀이장을 운영 중이다. 이 물놀이장은 홈경기가 열리지 않는 날에도 여름철 상시로 운영되면서 대구 지역의 새로운 피서지로 각광받고 있다. 다만 홈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운집하는 관중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 경기 시작 4시간 전에 일시적으로 철거한다.





대신 시원한 분수대 옆 광장에서 팬들을 위한 문화공연을 선보인다. 홈경기가 열릴 때마다 레퍼토리가 다양하게 바뀐다. 대구 지역 예술가들이 버스킹을 하듯이 노래, 힙합, 댄스, 악기 연주 등을 선사하며 한여름 밤의 추억을 만들자는 취지다.

수원 삼성은 '섬머 페스티벌'을 시리즈로 마련했다. 8월에 펼쳐지는 3번의 홈경기마다 각각 다른 이벤트를 선보인다. 물대포, 물총싸움, 미니풀장은 '섬머 페스티벌'의 고정 메뉴다. 1탄이던 지난 4일 포항전에서는 키즈 크리에이터 마이린TV의 마이린(본명 최 린)을 초청해 이벤트를 선사했고 선착순 1000명에게 쿨스카프를 나눠줬다. 중앙광장에는 미니풀장과 워터슬라이드를 이용하며 맥주를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부산 구단 관계자는 "쿨링포그를 통해 미세먼지 걱정을 덜고, 폭염 속 야외 활동이라도 쾌적하게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대구 구단은 "청량감을 선사하는 분수대 옆에서 축구 경기 시작 전에 문화공연을 즐기면서 1석2조의 축구장 피서를 할 수 있어 팬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