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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북부서 발생한 뜻밖의 폭발…미·러 군비경쟁 불씨되나

러시아에서 지난 8일 발생한 폭발 사고가 신형 핵추진 미사일 개발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과 러시아 간 신경전이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이 1960년대 개발을 중단한 미사일 확보를 추진하며 미국 미사일방어 무력화를 겨냥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미·러 간 군비경쟁의 불씨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3일(현지시간) "우리 (푸틴) 대통령은 여러 차례 이 (첨단 미사일 개발) 분야에서의 러시아의 수준이 다른 국가들이 도달한 수준을 훨씬 앞서고 있다고 말해왔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스카이폴' 폭발을 거론하며 "우리는 비슷하지만 더 진전된 기술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경고 트윗'에 정면 반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스카이폴은 푸틴 대통령이 지난해 3월 개발을 공언한 신형 핵추진 순항미사일 '9M730 부레베스트닉'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SSC-X-9 스카이폴'로 부르는 이 미사일은 탑재된 소형 원자로에서 동력을 확보, 이론적으로는 비행거리에 제한이 없어 푸틴 대통령이 '지구 어디든 도달할 수 있다'고 자랑한 바 있다.
미 NBC방송은 "이 미사일은 대륙간탄도미사일보다 저고도로 비행하고 탄도 예측이 쉽지 않아서 이론상 미국의 미사일방어 회피가 가능해진다"면서 "미국이 너무 위험하다고 여겨서 개발을 시도하다 폐기한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1960년대 '플루토 프로젝트'로 명명해 핵추진 순항미사일 개발을 시도했다. 소련과의 냉전 속에 핵 경쟁이 심화하던 시기로, 이 프로젝트가 폐기된 주된 이유는 이 미사일이 비행 중 방사성 입자를 지상에 뿌릴 가능성 때문이라고 NBC는 설명했다.
미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프로그램의 제프리 루이스 소장은 이 방송에 "우리(미국)는 어느 정도 러시아와의 군비경쟁으로 표류하거나 발을 헛디디고 있다"면서 "군비경쟁에는 실제적인 인적 대가가 있다. 냉전 시기 미국과 소련에는 모든 종류의 재앙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핵추진 미사일이) 위험하냐고? 그렇다!"라면서 "'날아다니는 원자로'라는 표현이 적합하다고 본다"고 우려했다.
비핀 나랑 미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미사일에 실린 '미니 체르노빌'을 생각해보라"면서 "우리(미국)는 이걸 1960년대에 시도했고 이유가 있어 포기했다. 매우 위험한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폭발 사고는 미국이 이달 초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에서 탈퇴, 전세계 핵군축 질서를 유지하던 축 하나가 사라진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라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예기치 않은 이번 폭발 사고로 미국 당국이 러시아의 핵추진 순항미사일 개발 추진 상황의 윤곽을 파악하게 되면 억지력 확보를 명분 삼아 후속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보이고 결국 군비경쟁에 기름을 붓는 결과로 이어질수 있다.
이미 미국은 INF조약 탈퇴 다음날 중거리 미사일 아시아 배치 계획을 공식화한 바 있다. 중국을 겨냥한 조치로 해석되지만 미국의 움직임이 본격화할 경우 러시아 역시 대응조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nari@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