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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바디 전사'에서 경기장 아나운서로 변신한 미스코리아

다소 생소한 스포츠인 카바디 전 국가대표, 학과 수석 입학, 학군사관 후보생, 미스코리아 선(善).
울산대학교 전기공학부 의공학전공 3학년생인 우희준(25)씨의 화려한 이력이다.
이달 말이면 카바디 경기 아나운서라는 또 하나의 이력이 추가된다.
지난 7월 미스코리아 선에 뽑힌 우씨는 이달 30일 충북 충주에서 개막하는 '2019 충주 세계무예마스터십' 때 카바디 경기를 영어로 해설하는 아나운서로 활동한다.

카바디는 술래잡기와 격투기가 혼합된 무예로, 인도의 국기(國技)이다.
공격수 1명이 수비수가 있는 진영에 들어가 수비수를 터치하고 자기 진영으로 돌아오면 득점이 인정된다.
상대팀에게 붙잡히면 점수를 내주게 되고 공격권도 넘어간다.
놀이처럼 보일 수 있지만 '레슬링 단체전'처럼 몸과 몸이 격하게 부딪히는 스포츠이다.
우씨가 카바디를 접한 것은 6년 전인 2013년이다.
이 무예 종주국인 인도 여행 때 카바디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고 한다.
2015년 1월 카바디에 입문한 그는 같은 해 말 국가대표로 뽑혔다.

중학교 때 육상 허들 선수로 뛰었고 미국 미네소타주 프린스턴고에서 치어리더로 활동할 정도로 뛰어난 운동신경을 지닌 덕분이었다.
59기 학군사관 후보생인 그는 올해 초 체력등급 '특급'을 기록했고 3㎞ 달리기에서는 남자 특급 기준을 기록, 육군학생군사학교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런 기록은 역대 처음이었다고 한다.
우씨는 태극마크를 단 이듬해부터 메달 행진을 이어가는 등 뛰어난 기량을 보여줬다.
2016년 부산에서 열린 제4회 아시아 여자 카바디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했고, 이듬해에는 이란 선수권 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에는 대만 선수권 때 금메달을 따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는 동메달 확정전에서 패하면서 5위에 그쳤다.
우씨는 "카바디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는 종목이지만 땀이 튀는 격렬함을 관중석에서도 느낄 수 있는 굉장히 열정적인 스포츠"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미스코리아 선에 뽑힌 이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충주 무예마스터십 카바디 경기 아나운서를 자처하고 나섰다. 카바디에 대한 '무한 애정' 때문이다.
우씨는 "우리나라는 카바디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은 불모지"라며 "'무예 올림픽'인 충주 무예마스터십에서 아나운서로 활동하면서 이 종목을 국내에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 참가하느라 3개월 정도 훈련하지 못해 선수로 뛰지 못하는 게 아쉽다"면서 "국민들께서 경기장을 많이 찾아 카바디 선수들을 응원해 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ks@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