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종합] 강다니엘→라이관린…워너원, 잇따른 전속계약 전쟁 왜?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워너원 출신 멤버들이 본 소속사와의 법적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

강다니엘이 소속사 LM엔터테인먼트(이하 LM)와의 전속계약 해지 소송 끝에 커넥트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독자 행보를 걷는 가운데 라이관린도 큐브엔터테인먼트(이하 큐브)에 전속계약 해지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대체 왜 본진을 떠나려는 것일까.

▶ 강다니엘→라이관린의 항변, "동의 없이 제3자 권리양도"

공교롭게도 강다니엘과 라이관린이 소속사를 상대로 전속계약 해지소송을 건 근본적인 사유가 같다. 당사자의 동의 없이 매니지먼트 권한을 제3자에게 양도해 전속계약을 어겼다는 것이다.

라이관린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채움의 박성우 변호사는 23일 스포츠조선에 "큐브가 라이관린의 동의 없이 중국 내 독점적 매니지먼트 권한을 타조엔터테인먼트(이하 타조)에 양도하고 타조가 다시 제3자에(하오하오방양)에 권한을 재양도 할 수 있게 해놨다. 라이관린의 동의없이 권리를 양도하고 계약서 제공도 거절했다. 라이관린은 큐브에 계약 위반사항을 시정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전혀 시정되지 않았고 계약 위반이 없었다며 언론플레이를 먼저 시작했다. 협의 요청 또한 실질적으로 거절했다. 더이상 큐브를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 22일 전속계약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강다니엘도 3월 법무법인 율촌을 통해 LM에 전속계약 해지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율촌의 염용표 변호사는 "LM이 강다니엘의 동의 없이 전속계약상 각종 권리를 제3자에게 유상 양도하는 내용의 공동사업계약을 체결, 그 대가로 강다니엘 전속계약금의 수십배에 달하는 계약금을 받았다. 강다니엘은 공동사업계약 내용과 체결에 대해 동의하거나 설명을 들은 적 없다. 뒤늦게 상황을 알고 시정을 요구하며 분쟁이 시작됐다. 여러차례 시정을 요청했으나 긍정적인 답을 듣지 못해 결국 법의 판단에 호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강다니엘, 잡음 속 컴백 가속도

결론부터 말해 강다니엘은 잡음 속에서도 성공적인 컴백 초읽기에 돌입했다.

서울중앙지법은 5월 강다니엘 측이 제기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에 대해 전부 인용을 결정했다. LM 측은 11일 가처분 이의신청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LM은 강다니엘의 사전 동의 없이 강다니엘에 대한 전속계약상 권리 대부분을 제3자에게 양도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며 신뢰관계를 무너뜨렸다. 이에 따라 강다니엘과 LM간의 전속계약 효력을 정지하고 LM은 강다니엘의 연예활동과 관련해 계약교섭 체결 요구를 하거나 방해해서 안된다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로써 강다니엘은 독자적인 연예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한국연예제작자협회와 한국매니지먼트연합 등 유관단체들은 강다니엘 편에 선 매니저를 제명하는 등의 움직임에 나섰다. LM 측도 항고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강다니엘은 각종 잡음 속에서도 원활히 독자행보를 걸어나갔다. 1인 기획사 커넥트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25일 컴백을 확정했다.

솔로 데뷔 앨범 '컬러 온 미(color on me)'에는 타이틀곡 '뭐해'를 비롯해 '인트로(INTRO)', '컬러(Color)', '호라이즌(Horizon)', '아이 호프(I HOPE)' 등 총 5곡이 수록됐다. 월드 클래스 안무가인 앙투안 등 3명의 해외 안무가와 작업을 통해 퍼포먼스 완성도도 극대화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8월 16일 싱가포르와 18일 홍콩을 시작으로 글로벌 팬미팅을 가진다.

▶ 라이관린, 독자행보 가능할까

강다니엘이란 전례가 있는 만큼, 라이관린도 독자행보를 시작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됐다.

핵심 쟁점은 라이관린 또한 큐브가 타조나 하오하오방양과의 계약 사실을 몰랐냐는 것, 또 큐브가 타조나 하오하오방양과의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한 것이 위법이 되느냐는 것이다.

강다니엘과 라이관린 케이스는 이 부분에서 차이가 난다. 강다니엘의 경우 LM이 MMO엔터테인먼트와 체결한 공동사업계약은 전속계약과 비슷한 성격을 띈다. 국내외 매니지먼트 전반에 걸친 권한을 유상 양도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큐브가 타조, 하오하오방양과 체결한 계약은 이와는 성격이 다르다. 라이관린의 전속계약에 대한 권한은 큐브에 있되 현지 활동에 대한 매니지먼트를 위임하는, 일종의 에이전시 계약이다. 큐브 뿐 아니라 수많은 기획사가 중국 일본 등 해외 활동을 할 때 현지 에이전시와 비슷한 형태의 계약을 체결한다. 특히 중국은 현재 혐한령이 내려진 상황이라 더더욱 현지 에이전시와의 계약은 필수다.

사유는 같을 지언정, 강다니엘과 라이관린의 제3자 계약은 본질이 다르다는 얘기다.

또 라이관린은 일련의 계약 체결에 대해 몰랐다고 했다. 하지만 중국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한 하오하오방양은 "2018년 큐브와 라이관린의 중국 내 매니지먼트에 대한 협의를 체결, 라이관린의 중국 내 연예활동 매니지먼트 역할과 관리권을 갖고 있다. 자사와 큐브의 계약에 따라 라이관린과 큐브의 분쟁은 자사의 라이관린 중국 매니지먼트 관리권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자사와 라이관린의 희생에도 큐브가 이를 무시했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하면서도 "자사는 계약 내용과 라이관린의 의견에 따라 라이관린과 제3자와의 협력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고 선언하며 의구심을 들게 했다.

큐브 측도 23일 "당사와 라이관린 사이에는 어떠한 계약상의 해지사유도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일정과 계약 진행 시 라이관린의 동의를 받아 진행했다. 중국 진출을 위해 필수적인 중국 내 매니지먼트 업체 선정을 위한 한국 대행업체와의 계약에 대해서도 라이관린의 동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라이관린의 연습생 시절부터 '프로듀스 101 시즌2' 출연, 워너원 활동, 중국 활동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수익배분도 충실히 이행했다. 그럼에도 라이관린이 중국에서 성공을 거두자 라이관린과 그 가족을 부추겨 당사와 한국 내 대행사를 배제하고 라이관린과 직접 계약을 맺어 과실을 독차지하려는 세력이 있다"고 전했다.

어쨌든 강다니엘에 이어 라이관린까지 소속사에 대한 법적분쟁을 벌이며 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슬픈 이야기이지만 가혹한 경제원리를 무시할 수 없다. 관계자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명암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자사 아티스트와 연습생의 인지도를 높이고 후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건 큰 장점이지만, 전국민적 인기를 구가한 아이돌 멤버에서 다시 소속사 연습생 신분으로 돌아오게 되면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지 않겠나. 그 사이 인지도를 노린 이들이 직접 당사자에게 딜을 하는 일이 수두록 하다. 각자 인지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소속사 몰래 본인에게 적게는 2~3배, 많게는 10배까지 금액을 제시하며 달콤한 유혹을 한다. 본인이 안되면 가족들을 설득하기도 한다. 이런 과정에서 흔들리지 않을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나"라고 전했다. 실제로 강다니엘과 라이관린 모두 그들의 성공에 편승하려는 배후세력이 존재했고, 소속사와의 갈등에 촉발제가 됐다.

강다니엘과 라이관린에서 그칠 일이 아니라는 게 더욱 큰 문제다. 관계자는 "워너원 멤버들의 인지도가 높아 둘의 케이스가 부각되는 것일 뿐이다. 강다니엘 승소 이후 오디션 프로그램 탈락 멤버들까지 줄줄이 소속사에 전속계약 해지 내용증명을 보내고 있다. 이런 선례가 계속해서 남는다면 가요계 전반의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