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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북한 국대' 안병준 '평양에서 손흥민과 뛰고 싶다'

[대전=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평양에서 손흥민과 함께 뛰고 싶어요."

북한 대표팀 출신 안병준(수원FC)의 꿈이었다. 안병준은 2015년 일본 J리그 시미즈로 떠난 정대세 이후 3년6개월만에 K리그 무대를 밟은 재일교포이자 북한 대표 출신 선수다. 재일교포 3세 출신인 안병준은 2003년 J리그 가와사키 프론탈레에서 데뷔한 후 제프 유나이티프, 츠에겐 카나자와, 로아소 구마모토를 거쳐 올 겨울 수원FC의 유니폼을 입었다.

그에게 올 시즌 두가지 목표가 있었다. 첫째는 수원FC의 승격이고, 두번째는 북한 대표팀 복귀였다. 안병준은 2017년 동아시안컵 이후 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했다. 안병준은 수원FC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자신의 목표에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 그는 올 시즌 15경기에서 8골을 기록 중이다. 수원FC의 확실한 1번 옵션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던 중 안병준의 귀를 잡아끄는 소식이 전해졌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에서 한국과 북한이 함께 H조에 속하게 된 것. 안병준은 그 어느때보다 대표 복귀에 대한 갈망이 커졌다.

21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과의 2019년 하나원큐 K리그2 20라운드(4대2 수원FC 승)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안병준은 "한국과 북한이 같은 조에 속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일단 대표팀에 뽑히는 것이 우선이지만, 함께 평양에서 경기를 하게 된다면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고 했다. 특히 한국축구의 아이콘 손흥민(토트넘)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안병준은 "손흥민이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뛰는 모습을 자주 봤다. 정말 대단하다. 한번 경기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

안병준은 1년 이상 북한 대표팀과 멀어져 있었다. 경기는 챙겨보지 못했지만, 소식은 듣고 있다. 안병준은 "재일교포 선수들과는 연락을 하며 대표팀 소식을 듣는다. 도쿄 베르디에서 뛰고 있는 이용직은 꾸준히 북한 대표팀에 뽑히고 있는데, 가끔 북한 대표팀 이야기를 한다"고 했다. 안병준은 "수원FC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면 북한 대표팀 복귀 소식이 들릴 것"이라고 했다.

안병준은 K리그 생활이 만족스러운 눈치였다. 아내, 아이와 함께 한국에 건너온 안병준은 "해외 생활이 처음이라 걱정도 했는데 수원FC 프런트와 선수들이 잘해주셔서 잘 지내고 있다"고 했다. 특히 먼저 K리그 무대를 밟았던 정대세 안영학의 조언은 큰 힘이 되고 있다. 안병준은 "K리그에 올때부터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다. 지금도 종종 연락을 하고, 조언을 해준다"고 했다. 부상으로 시즌 초 재활에 전념했던 안병준은 복귀 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안병준은 "이제 K리그에 좀 적응한 것 같다. 확실히 K리그는 J리그와 비교해 피지컬적으로 강하다. 특히 K리그2는 같은 팀과 자주 경기를 해서 하면 할수록 상대가 많이 연구를 하는 느낌이 있다. 그게 어렵다"고 했다.

머리를 노랗게 염색한 안병준은 "기분전환을 하고 싶었다"고 했다. 안병준은 대전전에서 팀의 4연패를 끊는 귀중한 결승골을 터뜨렸다. 안병준은 "몇골을 넣겠다는 개인적인 목표를 정한적은 없다. 수원FC가 승격하고, 북한 대표팀에 복귀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생각"이라고 했다. 과연 안병준은 2015년 이후 4년만에 평양에서, 동경하던 손흥민과 함께 경기를 뛸 수 있을까. 한국과 북한의 평양 경기는 10월15일 예정돼 있다.

대전=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