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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로 모이는 '김병수의 아이들', 강원이 점점 단단해지는 이유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하나의 구심점을 향해 분산돼 있던 내부의 힘이 집중된다. 동시에 외부에 산재해 있던 인연의 조각도 하나 둘씩 그 '구심점'으로 몰려오고 있다. 프로축구 K리그1 강원FC가 최근 꾸준한 상승 모드를 이어가고 있는 이유를 이런 구조에서 바라볼 수 있을 듯 하다. 김병수 감독의 축구 스타일을 이해하고 체득하게 된 이른바 '김병수의 아이들'이 뭉치고 있기 때문이다.

강원은 시즌 초반 상당히 부진하게 출발했다. 상주 상무와의 개막전을 패배로 시작했다. 이후 울산에 무승부, 전북과 성남에 연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타는 듯 했지만, 곧바로 3연패에 빠지며 하위권에 머물러 있었다. 7라운드까지 리그 10위였다. 하지만 10라운드부터 3연승으로 다시 상승세를 타면서 중위권에 안착하더니 6월 하순 이후로는 5위권 안쪽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22라운드를 마친 현재 순위는 4위다. 5위 대구에 승점 1점 차로 쫓기고 있지만, 호시탐탐 3위권 안쪽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원동력은 역시 향상된 경기력이다. 정확히는 김병수 감독이 추구하는 '하프 스페이스'를 적극활용한 변화무쌍한 축구 스타일을 선수들이 보다 효율적으로 잘 수행해내기 시작한 덕분이다. 그런데 이 중심에 바로 김 감독이 키워낸 선수들이 있다. 김 감독과 다양한 루트로 인연을 맺은 '김병수의 아이들'이다.

김 감독이 거쳐간 포항제철고-포항 스틸러스 2군-영남대-서울 이랜드 등에서 김 감독의 축구 철학을 익힌 선수들이 현재 강원에 많다. 주장 오범석을 필두로 신광훈, 조재완 등을 들 수 있다. 김지현은 김 감독이 막 강원에 자리잡을 무렵 입단한 선수다. 넓은 의미에서 보면 김 감독의 아이들 중 하나라고도 볼 수 있다.

이들이 전방과 중원, 후방에 넓게 포진해 김 감독의 전략을 그라운드에 풀어놓고 있다. 강력한 체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위치 변환과 수적 압박 등으로 상대를 쉴 새 없이 몰아 부치며 빠르게 주도권을 잡아나가는 강원만의 축구 스타일이 점점 뚜렷해지는 이유다.

최근 영입한 최치원도 김 감독이 서울 이랜드 시절 길러낸 자원이다. 그를 영입한 이유는 명확하다. 김 감독이 자신의 축구를 이해하는 선수들을 끌어모아 더욱 공격적인 시즌 운영을 하려는 의지다. 여기에 더해 김 감독과 인연이 있는 몇 몇 선수들이 강원행을 원하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김 감독과 함께 축구를 하고 싶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결과물은 나오지 않았지만, 만약 이런 선수들이 더 늘어난다면 강원은 지금보다 한층 더 빠르고 강력한 축구를 펼칠 가능성이 크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