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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핀-젠지의 엇갈린 행보, 요동치는 LCK 순위 판도

'리프트 라이벌즈'의 후폭풍일까?

한국의 첫 우승으로 막을 내린 '2019 리프트 라이벌즈' 이후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시즌의 순위가 심하게 요동치고 있다.

대회를 통해 한껏 성장한 담원 게이밍이 21일 현재 2위까지 오르며 승승장구를 하고 있는 반면 결승에서 한국팀 가운데 유일하게 패하며 아쉬움을 남긴 1라운드 1위팀 그리핀이 LCK 데뷔 이후 처음으로 3연패를 당하는 충격으로 5위까지 추락하고 말았다. 여기에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지만 쉬는 기간 중 전열을 가다듬은 지난 2017년 롤드컵 챔피언 젠지 e스포츠가 강팀을 모두 꺾고 4연승을 달리며 3위까지 치고 오른 상황이다.

리프트 라이벌즈 이전에 진행된 서머 시즌 1라운드의 기세를 봤을 때 젠지의 4연승이나 그리핀의 3연패는 좀처럼 예상하기 힘든 시나리오였다. 리그를 중단한 기간이 채 열흘도 되지 않은 상황이기에 전력 상승을 위한 준비를 하기엔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이 기간 중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한국에서 개최되는 리프트 라이벌즈에서 그동안 추락한 한국팀들의 자존심 회복을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댔던 그리핀, 담원 게이밍, 킹존 드래곤X, SK텔레콤 T1 등 4개팀 선수들로서도 리그 준비를 제대로 못했던 것은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 지난 2017년 롤드컵 이후 20개월여만에 국제 대회 정상에 오른 자신감은 4개팀에게 긍정적 영향을 끼친 것은 분명하다.

킹존과 담원은 리프트 라이벌즈 우승 이후 각각 3승1패와 2승1패로 상위권을 유지했고, 1라운드에서 극히 부진했던 SKT는 대회 우승의 기세를 받아 3연승을 이어갔다. 그러나 나머지 3개팀과는 달리 그리핀만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12일 젠지에 0대2로 패한 것이 전조가 됐다. 이어 14일 아프리카 프릭스에 1대2로 패한 그리핀은 20일 담원전에서 또 다시 0대2로 패퇴했다. 리프트 라이벌즈에서 쌓인 피곤을 다소 날릴 수 있는 6일간의 휴식에다 하부 리그인 챌린저스 코리아 시절부터 단 한번도 패하지 않았던 담원에 1세트에서 초중반 우위를 전혀 지켜내지 못하고 내준 것을 보더라도 분명 예전 그리핀의 경기력은 아니었다. 따라서 25일 하위권의 KT 롤스터를 상대로 연패를 끊어낸 후 28일 만나는 스프링 시즌 결승 상대인 SKT전이 다시 상위권으로 도약할지 아님 중위권에 머물지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경기가 될 전망이다.

반면 젠지의 상승세는 공교롭게 그리핀전 승리에서 시작됐다. 젠지는 1라운드에서 4승4패로 반타작에 그쳤다. 하위팀에게만 승리를 거두는 일반적 공식이었다. 스프링 시즌에서 끝까지 고전하다 겨우 승강전을 피했던 부진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하지만 리프트 라이벌즈 이후 첫 경기였던 그리핀전 2대0 승리는 큰 자신감을 줬다. 이후 14일 하위팀 한화생명 e스포츠에 2대0으로 승리하며 분위기를 탄 젠지는 18일 샌드박스 게이밍, 그리고 20일 킹존전에서 각각 2대0, 2대1 승리를 거두며 완전히 부활한 모습이다. 특히 상위 3개팀을 상대로 한 승리는 향후 남은 경기에서 더욱 기세를 타는 요소가 될 전망이다. 25일 SKT전에서 좋은 경기를 펼친다면 이후 27일 KT, 그리고 8월 3일 진에어 그린윙스 등 하위팀들을 연달아 상대하기에 연승 행진도 기대해볼 수 있다.

이처럼 그리핀과 젠지의 엇갈린 행보는 LCK의 전체 순위 판도에 상당한 '태풍'으로 작용하고 있다. KT와 한화생명, 진에어 등 하위 3개팀을 제외한 1위 샌드박스부터 7위 SKT까지 모두 2.5경기차 이내의 초접전으로 포스트시즌에 나설 5강의 구도를 쉽게 점칠 수 없는 상황이다. 두 팀의 경우처럼 연승과 연패에 빠질 경우 얼마든 순위 이동은 가능하다. 게다가 서머 시즌은 롤드컵 출전 여부가 달려있어 스프링보다는 2라운드 경쟁이 훨씬 치열하다. 팀당 6~7경기씩을 남긴 가운데 서머 정규 시즌은 오는 8월 18일 종료된다.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