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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여전한 '선무당 칼춤', 롯데 반등 씨앗마저 짓밟나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앞날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롯데 자이언츠가 전반기 종료와 함께 단장-감독 동반 퇴진 상황을 맞이했다. 최하위로 떨어진 성적과 반전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윤원 전 단장, 양상문 전 감독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로 했다. 롯데는 공필성 감독 대행 체제로 후반기 일정을 시작한다. 전력 보강 부재 속에 솔선수범해 선수단 분위기를 이끌어가던 양 전 감독이 반전을 위해 스스로를 내던진게 선수단에 적잖은 울림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공 감독 대행 체제에서 롯데는 본격적인 리빌딩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인 5위의 NC 다이노스와 격차가 12.5경기까지 벌어진 상태. 남은 경기 수(50경기)를 감안할 때 사실상 가을야구 진출이 난망하다. '윈나우'를 외친다고 해도 공허한 울림이 될 수밖에 없다. 그동안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던 2군 자원-신예들을 활용하면서 공 감독 대행의 승격 또는 신임 감독 체제로 맞이하게 될 내년 시즌을 위한 토대를 다지는게 오히려 낫다는 시각이 우세한 이유다. 단장 동반 퇴진으로 트레이드 등 전력 보강 작업을 펼치기 어려운 상황도 '리빌딩' 쪽에 추가 기울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런 롯데의 행보를 어떻게 바라보느냐다. 양 전 감독이 퇴진한 뒤에도 일부 매체, 네티즌을 중심으로 설익은 전망이 난무하고 있다. 롯데가 공 감독 대행 체제로 전환한 직후부터 일부 지도자들을 거론하면서 신임 감독 선임에 대한 목소리가 흘러 나오고 있다. 공 감독 대행이 백업-신예들을 활용하면서 리빌딩에 나서는 과정에서 내용과 결과가 따라주지 않으면 '왜 이기질 못하느냐'는 '선무당'들의 목소리가 흘러 나올게 뻔하다. 양 전 감독이 배성근, 강로한, 오윤석, 김문호, 김사훈 등을 기용하면서 발판을 만들었지만, 매 경기마다 롤러코스터를 탔던 '선무당 칼춤'을 돌아보면 공 감독 대행 체제에 대한 희망보다 우려가 더 크다.

공 감독 대행은 한 차례 아픔이 있었다. 2014년 롯데 코치 1기 시절 논란 속에 스스로 옷을 벗은 바 있다. 당시 여러가지 문제가 이슈가 됐고, 속사정을 알지 못한 채 쏟아지는 말들 속에 큰 상처를 받고 친정 롯데를 떠났다. 이후 공 감독 대행은 선린고, 두산 베어스를 거쳤다. 야구계에선 공 감독 대행이 롯데를 떠난 4년 동안 큰 변화가 생겼다는 분석. 강력한 카리스마를 앞세우던 모습 대신 치밀한 분석과 소통으로 변신했다는 것이다. 선린고 시절 학생 선수들에게 빠짐없이 존댓말을 하면서 공감을 얻었던게 대표적 사례다. 그러나 양 전 감독과 함께 돌아온 롯데에서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

공 감독 대행은 선수-지도자 시절을 롯데에서 보낸 '프렌차이즈 스타'다. 성적에 요동치는 팀 안팎의 분위기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선수-지도자의 타이틀 차이만큼 여론을 받아들이는 무게도 다를 수밖에 없다. 성적 부진이 극한 비난의 화살로 바뀌는, 다람쥐 챗바퀴 돌아가듯 반복되는 '비난을 위한 비난'에 짓눌리지 말란 법은 없다. 미래를 위해 팀을 다독이고 발전 가능성을 찾도록 돕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롯데 선수들은 양 전 감독 체제에서 무기력한 플레이로 비난을 자처했다. 전반기를 마친 시점에도 투-타 엇박자가 여전하다. 최근엔 내부 분위기마저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성적 부진으로 인한 단장-감독 동반 퇴진이 본인들의 의지가 100% 작용한 것인지를 두고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는 시점. 공 감독 대행 체제에서도 롯데 선수들이 무기력한 모습에 그친다면 '피바람'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