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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원투펀치 김광현-산체스, 염경엽 감독이 언급한 '이름값'이란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전반기를 빛낸 원투 펀치를 꼽으라면 SK 와이번스 김광현과 앙헬 산체스를 빼놓을 수 없다.

SK는 5월까지 두산 베어스와 1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다 5월 30일 KT 위즈전부터 6월 9일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10경기에서 7승3패를 거두며 단독 선두 체제를 갖췄다. 아이러니컬하게도 5월말부터 6월초까지는 SK가 선발 로테이션 운영에 애를 먹던 위기의 시기였다. 외국인 투수 브록 다익손이 퇴출되고, 문승원이 종아리 부상으로 1군서 제외돼 선발 자원 2명이 부족했다. 하지만 조영우 이케빈 이승진 등 임시 선발이 나선 경기에서도 SK는 불펜투수들의 역투와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 시기에 SK의 선두 질주를 이끈 가장 큰 원동력은 김광현과 산체스의 활약이었다. 둘은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키면서 등판 때마다 6~7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불펜 부담을 덜어주고 투수진 분위기를 돋웠다. 붙박이 선발 2명이 없던 이 시기에 SK의 힘은 역시 원투 펀치였다. 5월말 이후 지금까지 두 선수의 성적을 보면 김광현은 8경기에서 4승2패, 평균자책점 2.28, 산체스는 7경기에서 6승, 평균자책점 3.00을 올렸다. 전반기의 후반부, 두 선수 모두 승수 추가에 속도를 붙이면서 다승 경쟁에 본격 뛰어들 수 있었다.

각 팀 에이스들의 전반기 등판이 거의 모두 마무리된 가운데 17일 현재 다승 부문은 두산 베어스 조쉬 린드블럼과 김광현, 산체스가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린드블럼이 15승, 산체스와 김광현이 각각 13승, 11승을 마크중이다. 산체스와 김광현은 올시즌 동반 15승 달성이 무난해 보인다. SK는 전반기를 마치면 48경기가 남는다. 김광현과 산체스는 후반기에도 1,2선발로 나서기 때문에 둘다 최소 12차례, 시즌 막판 일정을 고려하면 최대 13번 등판이 가능하다. 지금 분위기라면 산체스는 20승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

두 선수와 관련해 SK 염경엽 감독은 '이름값'을 언급했다. 보통 이름값에 연연하지 않고 열심히 하는 선수에게 기회를 주고 칭찬해야 한다는데, 실상 감독들은 이름값을 무척이나 소중히 여긴다. 당연한 이야기다. 팀의 주축 선수들이 잘 해야 팀이 잘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염 감독은 두 선수의 15승 가능성에 대해 "15승 이상은 이름값이 만들어주는 거라고 생각한다. 15승을 했던 투수가 또한 15승을 할 수 있다"며 "상대 타자들이 안다. 15승 투수에게는 멘탈적으로 지고 들어가는 게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광현의 사례를 들었다. 염 감독은 "김광현이 컨디션이 안 좋을 때가 있다. 슬라이더가 종이 아닌 횡으로 떨어질 때, 헛스윙보다 파울이 많이 나올 때다. 그날은 안 좋은거다. 그러나 광현이는 안 좋은 걸 알기 때문에 나빠지는 걸 방지하는 투구를 할 줄 안다. 그걸 상대타자들도 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체스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염 감독은 "(이름값과 관련해)산체스도 그 과정에 있다. 절대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상황이다. 상대가 인정하고, 팬들이 인정하고, 언론이 인정하고 있지 않은가"라면서 "광현이나 (양)현종이처럼 꾸준히 할 수 있는 게 보인다. 안 좋을 때 왜 안좋은 지를 알고 그러니까 예방할 수 있다"고 했다.

SK는 현재 5인 로테이션이 매우 안정적이다. 김광현, 산체스, 헨리 소사, 문승원, 박종훈이 전반기에 합작한 승수는 40승이다. 63승의 63.5%에 해당한다. 소사가 6월 9일 첫 등판하고, 문승원이 2주간 빠진 점을 감안하면 SK 선발진 수준은 더욱 돋보인다. 이름값이라면 소사도 뒤질 게 없고, 문승원과 박종훈도 그 과정을 향해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