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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돈 PD '故김영애에 뒤늦게 사과...용기 없어 빈소 못갔다'

[스포츠조선닷컴 박아람 기자] 탐사프로 전문 이영돈 PD가 과거 황토팩 보도로 피해를 입은 배우 故 김영애에게 뒤늦게 사과했다.

이 PD는 최근 중구 태평로 인근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2007년 KBS 시사고발프로그램 '이영돈 PD의 소비자고발'을 진행하면서 고 김영애가 판매하던 황토팩에서 쇳가루가 검출됐다는 보도를 언급하면서 "보도 이후 소송이 5년간 이어졌는데 고인이 받았던 고통을 느끼며 오랫동안 사과하고 싶었다. 나 역시 오랜 기간 괴로웠는데 사과할 시점을 잡지 못했다"라고 고백했다.

당시 방송은 황토팩에 포함된 쇳가루가 황토 고유의 성분이 아니고 분쇄기 안에 있는 쇠구슬이 마모돼 발생한 것으로 황토팩이 미용팩으로 안전하지 않다고 방송하였으나 식약청의 조사 결과 황토에 원래 포함된 성분으로 무해한 것으로 판명됐다.

해당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지만 2012년 대법원은 이 PD가 진실로 믿을 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었고 보도 목적도 공익을 위한 것이라며 이 PD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이 PD가 이겼다.

하지만 방송의 여파로 황토팩 회사들이 줄줄이 큰 타격을 입었다. 황토팩 회사 부회장 겸 대주주였던 고 김영애는 방송 이후 사업이 기울면서 황토팩 회사 회장이던 남편과 이혼했고, 2012년에 췌장암에 걸린 뒤 그 병이 재발되어 2017년 4월 9일에 세상을 떠났다.

김영애가 세상을 떠나자 황토팩 사건이 재조명되면서 "이영돈 PD가 김영애의 빈소에 와서 사과를 해야한다"는 여론이 높게 일었지만 이PD는 끝내 조문하지 않았다.

이 PD는 "김영애 씨가 돌아가셨을 때 '너 문상 안 가냐'라는 댓글들도 봤다. 저도 가고 싶었지만 용기가 안 났다. 그런 얘기가 나올 때마다 언젠가는 사과해야 하는데 생각했는데 이렇게 늦어졌다"라며 "늦은 걸 알지만 김영애 씨께 사과하고 싶다. 하늘에서 편히 쉬시길 바란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사과하면 편해질까 했지만, 역시 아니다"라며 "내가 평생 지고 가야 할 짐이다. 김영애 씨는 꿈에도 한 번씩 나온다"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 PD는 다시 태어나면 탐사보도 또는 고발 프로그램을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tokki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