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검찰이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와 비아이 관련 수사에 직접 나선다. YG와의 유착 의혹이 제기된 경찰의 '셀프 수사'는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20일 JTBC에 따르면 검찰은 국민권익위원회의 제보를 받은 그룹 아이콘 출신 가수 비아이(김한빈)의 마약 의혹을 일선 검찰청에 배정, 직접 수사하기로 했다.
공익 제보자 A씨는 2016년 8월 비아이가 대마초는 물론 강력 환각제인 LSD를 자신에게서 전달받아 했고, YG 양현석 전 대표가 협박을 통해 자신을 입막음했으며, YG와 경찰의 유착 관계에 따라 비아이의 소환조사 한번 없이 사건이 무마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경찰은 A씨로부터 비아이의 마약 구매 정황이 담긴 모바일 메신저 대화를 건네받고도 비아이를 추가 조사하지 않았다. A씨는 자신의 이름이 공개된 뒤에도 자신의 인성보다는 양현석 전 대표의 협박, YG와 경찰의 유착에 집중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앞서 민갑룡 경찰청장은 "경기남부경찰청 형사과장을 중심으로 비아이의 마약 혐의는 물론 YG에 대한 전담수사팀을 구성, 모든 의혹에 대해 철저하게 수사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최근 배우 박유천, 파워블로거 황하나, 방송인 하일 등의 마약 수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바 있다.
하지만 검찰 측은 유착 의혹 당사자인 경찰의 '셀프 수사'가 부적절하다고 보고 있다. YG와 경찰의 관계를 의심한 제보자가 국민권익위원회를 통해 검찰에 수사를 요청한 점 역시 검찰이 직접 나서기로 결정한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경찰 측도 할말이 있다. 2016년 8월 비아이의 첫 마약 의혹 당시 조사를 맡았던 용인동부경찰서 측은 검찰이 갑작스럽게 사건 송치를 요구했고, 비아이의 본명까지 적시한 수사 보고서를 올렸음에도 추가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보고서에는 3차 조사에 변호인을 대동한 A씨가 갑작스런 진술 번복을 하는가 하면, 변호인이 자리를 비우자 울음을 터뜨렸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검찰 역시 당시 수사 지휘 문제를 피해갈 수 없는 처지다.
검찰은 2016년 중순 한 마약 판매상으로부터 YG 연예인들의 마약 제보를 받았고, 한서희 체포 후 YG 내사를 진행하려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첫 면담에서는 한서희가 울기만 해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재차 소환했을 때는 이미 해외 출국한 뒤였으며, YG 내사는 성과없이 종결됐다는 것.
다만 비아이에 대해서는 검찰과 경찰이 밝힌 입장이 다르다. 경찰은 '사건 자료를 수원지검에 모두 넘겼다'는 입장이고, 검찰은 '당시 YG 내사에 비아이는 포함돼있지 않았다. 비아이 수사는 경찰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는 것.
비아이는 마약 논란이 보도된 12일 당일 아이콘 탈퇴를 선언했고, YG와의 전속계약도 해지됐다. YG 측도 계속되는 논란에 14일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와 양민석 대표이사가 모두 사퇴했다.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비아이 사건을 의뢰받은 검찰의 수사와 별개로, 경찰은 17일 비아이 측에 참고인 출석을 요구하는 등 수사를 계속할 예정이다. 수사가 본격화되면 양현석 전 대표 또한 경찰 조사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