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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리포트]'일본→대전=4시간' 롯데 윌슨, 첫 인상도 강렬했다

[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롯데 자이언츠 새 외국인 타자 제이콥 윌슨이 KBO리그에 데뷔했다.

롯데 양상문 감독은 1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갖는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윌슨을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카를로스 아수아헤의 대체 선수로 롯데에 합류한 윌슨은 마이너리그에서 뛰어난 타격감을 선보였고, 1루와 3루 수비가 가능한 멀티형 내야수로 기대를 모았다.

윌슨은 지난 13일 한국땅을 밟았다. 이튿날 사직구장에서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있던 롯데 선수단과 상견례를 했다. 하지만 주말 3연전 일정상 계약 및 취업비자 발급으로 KBO리그 등록을 마치기까진 시간이 모자랐다. 윌슨은 팀 훈련에 참가해 분위기를 익히는데 주력했다.

롯데가 KIA를 상대로 2연승을 챙긴 뒤, 윌슨의 행보도 바빠졌다. 롯데와 계약 절차를 마무리 지은 윌슨은 18일 취업 비자 발급을 위해 구단 운영팀 직원과 일본 후쿠오카로 건너갔다. 19일 오전 비자 발급 소식을 듣고 곧바로 부산행 비행기에 올랐다. 점심 시간이 가까웠지만, 끼니를 챙길 겨를이 없었다. 부산 김해국제공항에 도착한 윌슨은 대기 중인 차량으로 다시 부산역으로 이동했다. 윌슨의 통역 담당 스태프는 유니폼, 배트, 글러브 등 장비를 챙겨놓고 부산역에서 합류하기로 한 상황. 윌슨과 통역은 KTX로 대전역까지 이동, 택시를 타고 곧바로 한화전이 펼쳐지는 한화생명이글스파크로 이동했다. 윌슨이 후쿠오카를 출발해 선수단에 합류하기까지 소요된 시간은 4시간에 불과했다.

윌슨은 곧바로 유니폼을 갈아입고 양 감독과 간단한 개별 미팅을 갖고, 타격 훈련에 임하는 등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양 감독은 "윌슨에게 컨디션 및 출전 여부를 물어보니 '이상 없다'고 하더라"며 "오늘 긴 시간 이동을 해 당장 선발 출전은 어렵지만, 찬스 상황에 대타로 쓸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윌슨은 롯데가 2-5로 뒤지던 5회초 2사 1루에서 정 훈을 대신해 타석에 섰다. 한화 선발 투수 워릭 서폴드와의 승부에서 2S의 불리한 카운트에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커트를 거듭했고, 볼을 골라낸 끝에 풀카운트 승부를 만들었다. 서폴드가 몸쪽으로 넣은 공에 옆구리를 맞았지만, 아무렇지 않다는 듯 뛰어가며 첫 출루에 성공했다. 후속타 불발로 홈을 밟진 못했지만, 공격이 마무리 된 후 1루수로 나서 안정적인 수비를 펼쳤다. 두 번째 타석이었던 8회초 무사 1루에서도 한화 이태양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 나가는 집중력을 선보였다. 윌슨은 1사 1, 3루에서 터진 이대호의 동점 스리런포 때 홈을 밟았다. 연장 10회초엔 1사후 좌익수 앞 안타로 KBO리그 첫 안타를 신고했고, 이어진 타석에서 터진 전준우의 역전 투런포 때 홈을 밟아 팀 4연승으로 연결되는 결승점의 주역이 됐다. 일본에서 대전까지 4시간을 달려온 윌슨은 100% 출루로 데뷔 첫 날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