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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서 '보이스피싱 사기방지' 출동 경찰관이 '돈맡아주겠다' 사기

일본에서 고령자의 보이스피싱 사기 피해를 막으려 출동한 경찰관이 돈을 자신이 보관하겠다고 속여 빼돌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16일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교토(京都)부 경찰은 전날 야마시나(山科)경찰서에 근무 중인 순사장(한국의 경장급) A(38)씨를 시민에게 돈을 맡아주겠다고 속여 가로챈 혐의(사기)로 체포했다.
A씨는 작년 11월 교토시내의 한 금융기관에서 남성 B(78)씨가 거액의 현금을 인출하려 해 보이스피싱 피해가 우려된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일본에서는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기 위해 고객이 거액을 인출하려할 경우 금융기관이 경찰에 신고해 도움을 청하도록 하고 있다.


출동한 A씨에게 B씨는 자신의 집에도 돈이 많이 있다는 말을 했는데, 이 말을 들은 A씨는 은행 말고도 파출소에서도 돈을 맡아준다고 속여 1천180만엔(약 1억2천900만원)을 받았다.
이후 A씨와 연락이 닿자 B씨는 경찰에 문의해 파출소가 돈을 맡아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됐고, 결국 보이스피싱 피해를 피하려고 경찰관을 믿었다가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빌린 돈으로 돌려주려고 했다"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경찰은 A씨가 외환 거래 투자에 이 돈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일본에서 공공기관이나 지인을 사칭해 돈을 송금받는 보이스피싱 범죄는 '특수사기'로 분류된다.
일본 경찰에 따르면 '특수사기' 사건은 작년 기준 연간 1만6천496건이나 발생했고, 피해액은 364억엔(약 3천898억원)에 달한다. 지난 수년사이 피해 규모가 다소 줄기는 했지만, 작년 사건 발생 건수는 지난 2009년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많다.
보이스피싱 중에는 경찰 등 공공기관을 사칭한 경우가 많은데, 이번 사건은 진짜 경찰관이 보이스피싱 사기 방지를 위해 출동했다가 오히려 사기를 친 것이어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bkkim@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