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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리포트]한화 작년 공인구 논란? 투수들은 100% 알고있다

[대전=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반발력이 더 좋은 지난해 공인구를 팀 공격때 슬쩍 바꿔 쓴다? 불가능한 이론이다.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승부가 한창이던 8회초 갑작스럽게 경기가 중단되는 상황이 펼쳐졌다. 두산의 공격 2사 1,2루 찬스. 타석에는 최주환이, 마운드에는 한화 투수 이태양이 있었다. 볼 카운트 1-2에서 이태양이 5구째 공을 던지려던 찰나에 갑자기 경기가 중단됐다. 추평호 주심이 한화 더그아웃으로 걸어가 한용덕 감독과 코칭스태프에게 뭔가를 설명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 과정에서 볼보이와 공을 확인하는 장면도 텔레비전 중계 화면에 잡혔다. 심판진이 상황을 설명한 후 이태양에게 다른 공이 전달됐고, 경기는 다시 진행돼 정상적으로 마무리됐다.

경기 후 확인한 상황은 이렇다. 이날 경기 초반부터 유독 파울 타구가 많이 나오면서 보통 한 경기에 사용되는 공인구 한 박스가 모두 소진됐다. 홈팀인 한화는 추가 공인구를 가지고 왔다. 그런데 추평호 주심이 추가로 가져온 공이 올해 공인구가 아닌, 지난해 썼던 공인구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확인 후 곧바로 올 시즌 공인구로 다시 교체해 경기가 진행될 수 있었다. 상대팀인 두산도 이 상황을 당시에 인지하고 있었다.

공이 부족해 급하게 창고에서 더 가지고 오는 과정에서, 지난해 쓰던 공인구가 한 타스(12개짜리)가 포함된 것이다. 한화는 지난해 구입했던 공인구 잔여분을 창고에 보관하고 있었다. 이 공은 시즌 초반 한화 선수들이 펑고 훈련을 할 때만 일부 사용됐고, 최근에는 그마저도 사용하는 일이 없다고 한다. 잔여분 보관 차원에서 가지고있던 공이 착오로 흘러들어온 것이다.

일부에서는 '이런 일이 과거에도 있었던 것 아니냐', '홈팀 경기 할 때만 반발력이 더 좋은 작년공을 슬쩍 사용해도 모르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는 있지만, 이는 불가능하다. 손 감각이 예민한 투수들은 공을 만지기만 해도 작년공인지 올해공인지 단숨에 알아챈다. 11일 경기에서도 새로운 공 한박스 중, 5개가 먼저 추평호 주심에게 전달됐고 주심이 이 공 중 하나를 투수 이태양에게 던졌다. 그런데 이태양이 공을 만지자마자 이상하다고 바꿔달라는 사인을 보냈고, 주심이 공을 바꿔줬지만 이번에도 이태양이 이상함을 느껴 바꿔달라는 사인을 했다. 그때 주심이 공을 자세히 살펴보고 '2018' 로고가 새겨진 것을 확인한 후 벌어진 장면이다.

결국 이날 경기에서 작년공이 실제로 사용되지는 않았다. 설령 주심이 몰랐다고 해도 투수가 100% 알아차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대전=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