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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리포트]'복귀전 패전' LG 정찬헌, 다른 상황이었다면 어땠을까

한 달여 만의 1군 복귀전. 첫 결과물은 패전이었다.

LG 트윈스 투수 정찬헌은 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팀이 3-5로 뒤지던 6회말 무사 1, 2루에서 임지섭을 대신해 마운드에 올랐으나, ⅔이닝 동안 3안타 1삼진 2실점(비자책)에 그치면서 패전 투수가 됐다. 지난달 20일 허리 통증으로 1군 말소됐던 정찬헌은 승부처에서 부름을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불을 끄지 못한 채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출발은 좋았다. 첫 상대 신본기를 공 1개로 중견수 뜬공 처리하면서 아웃카운트를 벌었다. 하지만 이어진 카를로스 아수아헤와의 승부에서 유인구가 통하지 않으면서 3B1S의 불리한 카운트에 놓였고, 결국 우전 적시타를 내주면서 실점했다. 이어진 타석에선 민병헌에게 초구 좌전 안타를 맞으며 만루 상황에 놓인 민병헌은 손아섭과 풀카운트 승부에서 삼진을 이끌어냈고, 이대호에게 2루수 땅볼을 유도했지만, 정주현의 실책으로 두 명의 주자가 홈을 밟았다. 흔들린 정찬헌은 전준우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맞으면서 다시 실점한 뒤 마운드를 진해수에게 넘겼다.

정찬헌은 LG 류중일 감독이 믿고 내놓을 수 있는 카드였다. 지난해 후반기 난조를 딛고 올 시즌 초반 LG의 수호신 역할을 수행하면서 위력적인 공을 뿌렸다. 류 감독은 정찬헌을 조기 투임함으로써 롯데의 추격 분위기를 조기에 누르고 승기를 굳히고자 했을 것이라고 볼 만한 기용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정찬헌의 공은 롯데 타선을 막기 역부족이었고, 운까지 따라주지 않으면서 기대만큼의 결과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허리 통증 뒤 한 달여 만의 1군 등판, 복귀를 앞두고 가진 2군 리그 최종 등판에서 1이닝 5안타 4실점으로 다소 불안감을 남겼던 점을 감안하면 정찬헌이 좀 더 편안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 승부였다.

물론 상황을 가릴 수 없는게 프로의 숙명. 어려움을 돌파할때 진정한 가치를 인정 받기 마련이다. 롯데전에서의 실패는 어쩌면 정찬헌이 더욱 단단해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