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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1열' 세계가 주목하는 감독, 알폰소 쿠아론-드니 빌뇌브 [종합]

[스포츠조선 남재륜 기자] 미래를 예언한 할리우드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JTBC '방구석1열'에서 펼쳐졌다.

24일 방송된 JTBC '방구석1열'에서는 할리우드에서 가장 사랑받는 감독 특집 2편으로 꾸며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알폰소 쿠아론의 '칠드런 오브 맨'과 드니 빌뇌브의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를 다뤘다. '허프포스트코리아'의 김도훈 편집장과 민용준 대중문화 전문기자가 함께했다.

주성철 편집장은 "저는 이번에 두 영화를 다시 보면서 알폰소 쿠아론 감독과 드니 빌뇌브 감독이 의외로 닯은 점이 있다고 생각했다"며 "미국 사회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생각이 깔려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두 영화를 촬영한 촬영감독의 영상미를 비교해보면서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관전포인트를 꼽았다.

이원석 감독은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연출한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에 대해 다크 판타지적 느낌이 강했다고 설명했다. 이원석 감독은 "'해리포터' 팬들에게는 호불호가 굉장히 갈린다. '해리포터' 초기 작품들은 밝고 경쾌한 느낌이지만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연출한 아즈카반의 죄수 편은 연출이 다르다. 분위기가 굉장히 어둡다"고 말했다.

'칠드런 오브 맨'은 아이가 태어나지 않은 암울한 미래를 담은 영화다.감독 알폰소 쿠아론은 2027년 배경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던 바. 최첨단 미래가 아닌 익숙한 배경을 보여줘 질서가 무너진 세상을 더욱 현실감 있게 표현했다. 민 감독은 이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지 못한 요인에 대해선 "우리가 생각하는 세련된 미래 사회가 아니라 지극히 현실적인 풍경이 기대치에 못 미쳤다"고 설명했다. 윤종신은 더 이상 아이가 태어나지 않는 미래를 담은 '칠드런 오브 맨'의 배경을 언급하며 "영화처럼 실제로 아기가 태어나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면 불안하고, 미치는 지경까지 이를 수도 있을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도훈 평론가는 "특히 영화에 나오는 인구 문제, 난민 문제, 내전과 테러 등 오늘날의 전 세계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영화로써 미리 구현했다고 생각한다. 너무나 현실적인 영화였다"라며 2006년에 개봉했음에도 현재를 담고 있는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연출에 놀라움을 표했다.

이 영화는 핸드헬드에 롱테이크 기법을 사용해 눈길을 모았다. 이원석 감독은 "리얼함을 위해서 장비를 만들었다. 두 조종사가 합작한 긴박한 추격전이었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감독이 롱테이크 기법을 선택하는 이유에 대해선 "영화의 1초가 현실의 1초와 똑같이 흘러가고 있는 느낌을 주길 원했다"고 설명했다. 민용준 전문기자는 감독의 의도에 대해 "미래의 이야기지만 다큐멘터리로 보여주고 싶어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단 하나의 실수도 용납이 안 됐다. 하나라도 어긋나면 처음부터 다시 세팅을 해야 했다"며 덧붙였다.

이어 드니 빌뇌브의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는 미국이 벌이는 마약과의 전쟁을 소재로 삼았다. 영화는 FBI 요원 케이트(에밀리 블런트 분)의 눈으로 '포스트 9.11' 시대에 미국이 벌이는 전쟁의 이면을 관찰했다.

이 영화의 여주인공 케이트는 유일무이 FBI 여성 요원이다. '시카리오' 제작진은 "옳은 일을 최우선시 하는 인물이 선과 악이 뒤집어진 사회에서 느끼는 당혹감과 상실감을 표현하기 위해 남성에서 여성 캐릭터로 변경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윤종신은 "여성 캐릭터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처지가 더 와닿았다"고 공감했다. 주성철 편집장은 "여성으로 바꾼 것은 제작진의 탁월한 선택이었다. 남자들의 세계에서 느끼는 케이트의 고립감이 잘 드러난다"고 평했다.

이어 민 감독은 이 영화가 현실세계의 정의와 폭력의 대비를 다뤘다고 전했다. 그는 작품에 등장하는 케이트, 알레한드로, 맷 등 세 인물의 차이점을 언급했다. "정의를 중시하는 이상주의자와 현실주의자의 대립을 다룬 작품이다. 케이트가 원칙을 지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이상주의자다. 알레한드로는 개인적인 복수를 위해 원칙을 무시하는 현실주의자다. 맷은 악으로 악을 통제할 수 있다는 현실주의자"라고 말했다.

드니 빌뇌브의 촬영기법도 눈길을 모았다. 첫 번째로 촬영의 호흡이 굉장히 느리다는 점이 꼽혔다. 차량 이동 장면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것이 예로 제시됐다. 이로 인해 숨막히는 서스펜스를 구현할 수 있었다고 했다. 두 번째는 극사실주의를 표방하는 촬영기법이다. 핸드헬드를 거의 안 쓰고 액션 장면을 고정적으로 촬영했다. 김도훈 편집장은 "기존 영화처럼 화면을 흔들거나 쪼개지 않더라도 충분히 서스펜스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 번째는 멕시코 국경을 넘어가는 장면의 부감 쇼트다. 이원석 감독은 "모든 것이 훤히 보이는 부감 쇼트에서 케이트의 제한적인 시점으로 바뀌면서 낯설고 불안한 케이트의 심리가 잘 느껴진다"고 감탄을 표했다.

빌뇌브의 신작은 프랭크 허버트 작가가 쓴 대서사시 '듄'이다. '듄'은 방대한 세계관을 담아 영화가 불가능하다는 평을 들었던 만큼 기대감을 자아낸다.

한편 민규동 감독은 할리우드 4대 감독의 영화를 본 소감에 대해 "나와 간극이 참 크다.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셀프 디스(?)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sj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