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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해치' 박지연 ''오나귀'→'미스터션샤인' 신스틸러? 기회 감사하죠'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박지연(32)은 '신스틸러'다.

2010년 뮤지컬 '맘마미아'로 데뷔한 뒤 단번에 뮤지컬계의 신성으로 떠올랐고, 이후 '미남이시네요', '레 미제라블', '고스트', '원스' 등에서 꾸준히 연기를 보여줬다. 특히 뮤지컬 '레 미제라블' 한국 초연에서 에포닌 역할을 맡아 '2013 더 뮤지컬 어워즈'와 '2013 한국 뮤지컬 대상' 시상식에서 모두 여우신인상을 손에 쥐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꾸준한 무대 활동으로도 시선을 모았다. '맘마미아'와 '빨래', '아리랑', '어쩌면 해피엔딩' 등에서 활약했다.

박지연은 2015년부터 tvN '오 나의 귀신님'의 일팔귀 역을 맡아 방송 연기에도 도전했다. 이후 KBS2 '매드독'(2017)에서는 강은주 역을, KBS1 '안단테'(2017)에서 오정수 역을, 그리고 tvN '미스터 션샤인'(2018)에서 윤호선(김혜은)의 젊은시절을 연기하며 '신스틸러'로 활약했다. 또 JTBC '라이프'(2018)에서는 간호사 이소정 역으로, 최근 종영한 SBS '해치'에서는 초홍 역을 맡아 열연하기도 했다.

박지연이 연기한 초홍은 거리에서 술을 팔던 들병장수 출신으로, 이금(정일우)이 유랑을 하던 중 만나 인연이 닿은 뒤 그를 홀로 짝사랑하는 인물이다. 사랑을 주지만, 당연히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없고 상대를 순수한 눈으로 바라볼 줄 아는 인물로 이금의 옆을 든든하게 지키는 여인. 박지연은 최근 서울 양천구 목동 스포츠조선 사옥에서 기자와 만나 "'해치'는 저한테는 또 배우로서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6개월을 촬영한 것 같은데 그 모든 시간이 소중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자신이 연기한 초홍에 대해 "초홍이는 저와는 반대인 사람 같다. 그래서 더 재미가 있었다. 배우들은 연기를 하며 '나라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많이 하는데 초홍이는 철저히 그런 것을 배제시키려고 했다. 그냥 초홍이를 보며 '왜일까'라는 의문을 갖지 않고 '원래 이렇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고 했다. 후반부에서 캐릭터가 약해진 경향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홍이라면 저랬을 것'이라고 납득이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초홍이와 저는 기본적인 성향은 비슷하지만 선택에 있어서 달랐던 거 같다. 이금을 좋아했지만 그렇게 곁에 아무것도 없이 남아있을 수 있을까를 생각해봤다. 초홍이가 참 대단했던 거 같다. 이금을 제외하고는 자신을 미워하는 사람들만 있는 곳에서 신경도 쓰지 않고 사랑을 하지 않나. 저는 사실 좀 소심해서 '빨리 빠져나가야지' 하는데 그런 모습들은 초홍이의 장점이자 단점이다"고 했다.

'해치'에는 유독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서 온 배우들이 많았다. 이는 신경수 PD의 믿음에 의한 결과다. 박지연은 "한지상 선배, 최민철 선배, 정문성 선배도 그렇고 연출님(신경수 PD)이 공연을 좋아해서 연극 배우들을 많이 섭외한 것 같았고 그래서 기분이 좋았다. 확실히 연극을 하셨던 선배님들을 보면 사극에서도 남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장점이 부각이 되는 면이 있더라. 그래서 더 좋았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드라마와 영화를 포함해 뮤지컬과 연극에서 함께 활약하는 배우들이 많아지고 있다. 박지연은 "양쪽에서 모두 활발히 하시는 분들을 보면 부럽고, 양측에 피해도 주지 않고 하시는 것을 보면 좋다. 양쪽 모두를 사랑하고, 자신의 작품을 사랑하는 분들의 모습을 봤을 때 부러운 마음이 든다. 예를 들어 조승우 선배님도 작품을 할 때마다 혼을 쏟으시는 모습들이 부러웠고 멋있었다. 공연과 매체를 함께 하는 모든 선배들에게도 조승우 선배는 좋은 본보기가 될 것 같다. 그래서 닮고 싶다는 마음이 크고, 멀리서 지켜보며 팬심을 가지고 있다. '라이프'에 함께 출연했을 때 한 번도 마주치지 못해 아쉬웠지만, 나중에는 한 번 만나고 연기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했다.

공연계에서는 10년에 가까운 경력을 가진 배우지만, 매체 연기로는 신인이다. 때문에 방송에 출연하기 위해서는 오디션의 기회를 기다려야 하는 입장이라고 했다. 박지연은 "이제 내녀이면 10년차 배우가 되는데 늘 좋은 작품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이라는 것을 느끼게 됐다. 1년에 한 작품이라도 좋은 작품을 하는 것에 목표를 삼고 있고, '그 해에 가장 좋은 작품을 하자'는 마음으로 산다. 방송은 아직 신인이다. 방송쪽에서 알려지지 않았으니 될 수 있으면 모든 경험을 다 흡수하고 싶은 마음이다. 지금은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해다. 예전엔 두렵고 무섭고 '할 수 있을까', '해도 되나' 하는 마음이 공존했지만, 이제는 주어지는 것은 무조건 '진짜 잘 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고 했다.

"오디션을 보는 것을 자존심 상해하고 떨어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배우들도 있지만, 저는 오디션을 지금까지 100번은 넘게 본 거 같다. 처음엔 너무 힘들었지만 나중에는 오디션에 떨어지더라도 그 짧은 5분 동안 시간을 잘 보내고 나오면 만족스러운 하루가 되더라. 그 작품에 합류하지 못하더라도 대본을 받아서 준비한대로 했을 때 그것만으로도 재미가 있다. 지금도 늘 오디션을 보고, 떨어지기도 하지만 진짜 공부가 되고 재미있는 시간이다. 많이 할수록 긴장은 되고 떨리지만,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것이 이제는 두렵지가 않다."

박지연은 '오나귀'를 시작으로 드라마계의 신스틸러로 활약 중이다. 당시 신순애(김슬기)의 곁에 머물던 일팔귀로 활약해 눈도장을 찍었고, '미스터 션샤인'에서도 김혜은의 젊은시절을 연기하며 시청자들에게 자신을 각인시켰다. 그는 "좋은 기회가 있었고 감사했다. 간절히 원했던 것이 되지 않은 것도 있었고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봤는데 덜컥 출연하게된 작품들도 있었다. 그러나 모든 작품들이 다 저에게는 너무 좋은 작품들이다. 단 한 신을 나오는 작품이라도 도움이 많이 되고 공부가 많이 됐다"고 말했다.

박지연은 이어 "'미스터션샤인'은 한 신이었는데도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감사했고, 일팔귀도 '그게 너였어?'라고 하면서 그 역할을 기억해주더라. 그런 점들이 다 감사하다. 그런 캐릭터를 만들어주는 제작진이 정말 중요했고, 아무리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그런 캐릭터를 만들어주고 글을 써준 분들에게 감사하다. 배우보다 작가님과 연출의 힘이 90% 이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박지연은 '작품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저 배우 누구야?'도 감사한 일이지만, '나 그거 봤는데 그 역할 안쓰럽고 좋더라'는 기억으로 남는 것이 좋다. 제 이름을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작품 속의 그 사람을 기억해주시면 기분이 좋을 거 같다. 그렇게 관객이나 시청자와의 첫 만남, 인물과의 첫 만남이 성사가 잘 되면 다른 곳에서 나왔을 때도 저에게 관심을 가져줄 수 있으니 작품 안에서 역할이 사랑받는 것이 더 좋다."

박지연은 "무대는 안하면 병난다"며 앞으로도 공연 무대와 방송에서 모두 활약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그는 "공연도 방송도 양쪽 모두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배우가 되면 좋겠다. 내가 방송을 열심히 해서 나중에 공연을 하면 공연에 도움이 되고, 또 공연을 열심히 해서 방송을 하면 연기적인 부분이나 새로운 활력소를 찾으면서 상생하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양쪽을 모두 꾸준히 열심히 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