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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칸-초점] '남는 건 마동석 결혼 이슈뿐'…'악인전' 칸行이 안타까운 이유 (종합)

[칸(프랑스)=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제72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비경쟁) 부문에 초청된 범죄 액션 영화 '악인전'(이원태 감독, 비에이엔터테인먼트 제작)이 예상과 달리 기대 이하의 반응을 얻은 것은 물론 동시에 예상치 못한 배우의 결혼 이슈로 관심이 쏠리면서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우연히 연쇄살인마의 표적이 되었다 살아난 조직폭력배 보스와 범인 잡기에 혈안이 된 강력반 형사가 함께 살인마를 쫓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악인전'은 지난 22일 오후 10시 30분(이하 현지시각)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진행된 공식 상영회를 통해 전 세계 관객에게 공개됐다.

국내에서는 지난 15일 정식 개봉한 '악인전'은 단번에 흥행 1위를 차지, 4일 만에 100만 돌파, 9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중이다. 극장가를 집어삼킨 '어벤져스: 엔드게임'(안소니 루소·조 루소 감독) 이후 이렇다할 경쟁작이 없는 가운데 극장가에 등판한 '악인전'은 빈집털이의 정석을 보이며 흥행 질주 중이다.

이러한 '악인전'은 칸영화제 경쟁 부문과 달리 대중성이나 흥행 등을 고려한 장르물 위주의 신작을 전 세계 영화인에게 소개하는 섹션인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 전 세계 씨네필에게 영화를 소개했다. 미드나잇 스크리닝은 자정에 상영되는 부문으로 주로 범죄, 액션, 스릴러, 공포물이 상영되는 칸영화제 스페셜 부문이다. 최근 들어 칸영화제에서 경쟁 부문 못지않게 주목받는 핫한 부문으로 떠오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는 한국영화로는 '부산행'(16, 연상호 감독)이 초청됐고 이후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17, 변성현 감독) '악녀'(17, 정병길 감독) '공작'(18, 윤종빈 감독) 등이 소개돼 관심을 끌었다. 특히 마동석이 신 스틸러로 등장한 '부산행'은 역대 미드나잇 스크리닝 사상 가장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전 세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이런 이유로 '악인전' 역시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등판이 많은 기대와 관심을 받았다. 국내에서 흥행하고 있는 만큼 칸에서도 폭발적인 반응을 얻을 것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악인전'은 기대 이하의 반응을 얻으며 칸영화제에서 조용히 잊히고 있다.

실제로 칸영화제 공식 상영에서 '악인전'은 상영이 시작되기 전 티켓을 구하는 일반 관객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사진기자들 역시 대거 빠지며 전반적으로 한산한, 썰렁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분위기를 만들었다. 심지어 2309석의 뤼미에르 극장에는 초대장을 받고 참석하지 않은 관객이 상당했고 이런 이유로 배우가 앉는 좌석 앞으로 빈자리를 메꾸는 웃지 못할 상황도 펼쳐졌다.

상영이 시작된 이후엔 더욱 썰렁한 기운이 감돌았다. 국내에서 관전 포인트로 회자된 장동수(마동석)의 치아 발치 액션, 노래방 액션 등에서도 해외 관객은 무반응이었다. 여기에 고개를 돌리고 술을 마시는 문화, 존대 문화 등을 이해하지 못하는 해외 관객은 '악인전'이 더욱 난해했을 것. 범죄 액션 장르임에도 침착한 관객의 반응은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계속됐다. 엔딩 크레딧 이후 약 5분간의 기립박수가 이어졌지만 이는 칸영화제에서는 관례와도 같은 기립박수였다. 앞서 '기생충'(봉준호 감독)이 8분을 꽉 채운 기립박수와는 다른 온도 차를 보인 '악인전'이다.

'악인전' 팀들도 이런 관객의 무반응을 인정했다. '악인전'을 제작한 장원석 대표는 "상영을 하면서 기대했던 장면에서 관객의 반응이 없어 걱정을 많이 했다"고 고백했고 마동석 또한 "예상과 달리 반응이 없었다. 한국 특유의 문화와 정서를 관객이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칸영화제 공식 상영 이후 쏟아지는 호평도 어딘가 뜨뜻미지근했다. '악인전' 측이 공개한 호평은 '악인전'을 구매해 해외에서 배급하는 해외 배급사의 평들뿐. 해외 배급사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호평을 말할 수밖에 없는 처지인 셈이다.

칸영화제 공식 상영에서 여러모로 씁쓸한 뒷맛을 남긴 '악인전'은 마동석의 결혼 계획 소식으로 반전을 맞는 듯 보였다. 앞서 마동석은 2016년 11월 예정화와 공개 열애 중. 올해 3년 차 커플인 마동석과 예정화는 몇 차례 결별설이 불거졌음에도 흔들림 없는 사랑을 이어가고 있다.

칸영화제 공식 상영이 끝난 이튿날 국내 취재진과 만난 마동석은 "해외 팬들이 나를 많이 알아봐 주셨다. 내 뒤통수, 옆모습만 봐도 알아보더라"며 "사실 한국에서도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거나 식사를 하러 나갈 때도 마스크와 모자를 써 최대한 가리고 나간다. 그런데 다들 알아보더라. '여자친구분과 데이트 오셨구나?'라고 말하더라"고 밝혔다.

칸영화제에서도 예정화를 향한 마동석의 사랑은 변함이 없었다. 실제로 마동석의 휴대전화 대기 화면에는 예정화의 사진이 자리 잡고 있었다. 마블의 새로운 아이콘, 칸영화제의 남자로 등극한 마동석에게도 예정화를 향한 사랑은 여느 커플과 다름이 없었다. 칸에서도 숨길 수 없는 사랑꾼 마동석이었던 것.

올해 만 48세인 마동석과 만 31세인 예정화는 17세 연상연하 커플로 결혼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취재진에 전했다. 마동석은 결혼 계획에 대해 "사실 올해 결혼을 하고 싶었다. 그런데 일이 많아져서 내년으로 미뤘다. 결혼 계획은 내년에 있다. 김용화 감독에게 자녀에 대한 조언을 많이 받고 있다. 내가 나이가 있어서 김용화 감독이 걱정을 많이 한다. 김용화 감독이 '아이를 낳을 거면 최대한 빨리 결혼해서 낳는 게 좋다'라며 결혼을 추천하더라. 나도 김용화 감독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결혼 생각과 자녀에 대한 계획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다"고 전했다.

결과적으로 올해 칸영화제에서 '악인전'은 영화 자체로 조명받지 못한 채 마동석의 결혼 이슈만 남기고 공식 일정을 마무리하게 됐다.

올해 칸영화제는 14일부터 25일까지 프랑스 남부에 위치한 칸에서 열리며 개막작으로 짐 자무쉬 감독의 '더 데드 돈트 다이'가, 마지막 상영작(올해부터 폐막작 대신 마지막 상영작으로 표기)은 올리비에르 나카체·에릭 토레다노 감독의 '더 스페셜스'가 선정됐다. 한국영화 진출작으로는 경쟁 부문에 '기생충', 미드나잇 스크리닝(비경쟁 부문)에 '악인전', 시네파운데이션(학생 경쟁) 부문에 '령희'(연제광 감독), 감독주간에 단편 애니메이션 '움직임의 사전'(정다희 감독) 등이 칸영화제를 통해 소개된다.

칸(프랑스)=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