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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봉 부통령·산림장관 해임…'목재실종' 사건과 연관된 듯

서아프리카 가봉에서 '목재 실종' 사건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알리 봉고 온딤바 대통령이 부통령과 산림장관을 경질했다.
봉고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피에르 클라베르 마강가 무사부 부통령과 가이 베르트랑 마팡구 산림·환경부 장관을 해임했다고 AFP,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22일 보도했다.
봉고 대통령은 해임 이유를 언급하지 않은 채 총리실이 당분간 산림 업무를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가봉은 국토의 약 3분의 2가 숲으로 덮여있고 목재 산업이 국가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영국 BBC방송은 가봉 부통령과 산림장관의 해임이 목재 스캔들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올해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 가봉 수도 리브르빌과 가까운 오웬도 항구에서 '케바징고'라는 종류의 목재가 실린 컨테이너 300여개가 당국에 압류됐다가 갑자기 사라졌다.

이 컨테이너들은 중국 회사들의 창고에서 발견됐으며 불법 수출을 위해 대기 중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케바징고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서 가구와 악기를 만드는데 사용되는 고급 목재다.
그러나 지난해 가봉 정부는 산림자원의 보호를 목적으로 이 목재의 수출을 금지했다.
최근 가봉 정부는 사라진 컨테이너 가운데 200개를 항구 부지 등에서 다시 찾았다고 발표했지만, 나머지 컨테이너 100여개의 행방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봉고 대통령은 이번 사건의 관련자들을 처벌하겠다고 경고했다.
봉고 대통령은 2009년 취임한 뒤 희귀한 목재의 수출을 금지하고 환경보호구역을 확대하는 정책을 펼쳐 환경단체들의 환영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봉고 대통령이 부통령을 해임한 것을 권력유지를 위한 행보로 보는 분석도 나온다고 BBC가 전했다.
봉고 대통령이 마강가 무사부 부통령을 잠재적인 대권 경쟁자로 보고 경질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1월 초 봉고 대통령이 신병 치료차 모로코에 머물고 있을 때 가봉에서 일부 군인들이 쿠데타를 시도했다가 진압되는 등 가봉 정국을 둘러싼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
앞서 봉고 대통령은 작년 10월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던 중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nojae@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