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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퀄리파잉 오퍼' 수용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스포츠조선=정현석 기자] 눈 앞의 큰 돈을 선뜻 미뤄두란 결코 쉽지 않다. 게다가 그만큼의 돈을 벌수 있을지 확실치 않으면 더욱 그렇다.

미래의 불확실성, 이게 사람을 옥죈다. 내일의 100원 '가능성'을 위해 손에 쥔 50원을 포기하기 힘들다. 그래서 모험이 쉽지 않다. 대부분 굴복해 '최악의 상황'을 피하는 보수적 선택을 한다.

지난 겨울, 류현진은 남달랐다. '안전'보다 '모험'을 택했다. 퀄리파잉 오퍼를 수용해 1790만 달러(한화 약 213억7439만원) 연 계약으로 다저스에 남았다. FA권리 행사는 1년 연기됐다. 2012년부터 시행된 퀄리파잉 오퍼를 수용한 선수는 드물다. 류현진이 겨우 6번째 사례였다. 그만큼 불확실한 미래에 베팅 하는 선수는 많지 않았다. 류현진으로선 나름 후회하지 않을 '용기'가 필요했던 선택이었다.

현재의 몬스터급 활약을 감안할 때 이 당시 이 선택은 탁월했다. 현지 언론들도 입을 모은다. 미국 '팬 사이디드'는 21일(한국시각) '많은 사람들이 놀랐고 류현진이 장기계약을 시도하지 않은 것은 실수라고 생각했다. 그는 2019년을 빅시즌으로 만들겠다는 희망 속에 자신에게 베팅했다"고 설명했다.

판단은 옳았다. 적어도 현재까지 류현진은 극강의 행보다. 최근 31이닝 연속 무실점 속에 신시내티와의 원정경기에서 시즌 6승째(1패)를 거뒀다. 다승, 평균자책(1.52), WHIP(0.742)에서 리그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건강한 몸상태로 지금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올 겨울 FA 투수 최대어 등극이 유력하다.

올 겨울 류현진과 FA 투수 최대어를 다툴 톱 랭커는 좌완 매디슨 범가너(샌프란시스코·3승4패 4.21), 게릿 콜(휴스턴·4승4패 3.56), 잭 휠러(뉴욕 메츠·3승3패 4.85), 좌완 콜 해멀스(시카고 커브스·4승무패 3.13) 등이다. 현재까지 행보는 단연 류현진이 독보적이다.

미래의 대박을 위해 현재의 불확실성을 감수한 류현진의 베팅, 작은 걸 탐하다 큰 것을 놓치는 어리석음 대신 자기 자신을 굳게 믿은 그가 대어 몰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